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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한국의 부자들] 1,000억 넘는 재력가 175명

[2007 한국의 부자들] 1,000억 넘는 재력가 175명

▶지난해 12월 28일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4대 그룹 총수.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부자에게는 불황이 없었다. 포브스코리아가 국내에서 집계한 ‘한국 400대 부자’의 재산은 평균 1,776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주가가 오르면서 재산 1,000억원이 넘는 부자의 수도 175명으로 34명 늘어났다. 이번에도 1위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켰다. 최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으로부터 7,000억원대의 주식을 증여받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최근 무려 3,500억원대의 증여세를 내 화제가 됐다.
한국 400대 부자의 주식재산은 모두 71조285억원(올해 1월 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8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들 부자의 평균 재산은 1,77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4억원가량 늘었다. 현금이나 금융자산·부동산 등을 감안하면 이들의 재산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400대 부자의 ‘커트라인’은 443억원이었다. 부자들은 지난해 주가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 재산이 1,000억원 넘는 갑부의 수가 지난해 조사 때보다 34명 많은 175명으로 늘어났다. 100대 부자의 재산도 47조1,9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포브스코리아가 개인·법인 지분 변동 데이터베이스 회사 에스엔제이(대표·이성혁)와 함께 조사한 결과다. 재산이 1조원 넘는 부자는 지난해보다 3명 늘어 9명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과장으로 카자흐스탄에서 건너가 부를 축적한 차용규 카작무스 대표를 비롯해 정용진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1조원의 고지를 넘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포브스코리아가 한국 부자를 발표한 2005년 이래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이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1,660억원 줄어든 2조5,649억원으로 평가됐다. 보유한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지난해 일부 주식을 처분해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 · 기아 자동차 회장은 2조1,011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각각 1조9,595억원과 1조8,685억원으로 3·4위를 차지하며 정 회장을 바짝 쫓았다. 이들 형제는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주가가 오르면서 재산이 지난해에 비해 5,000억원 이상씩 급증했다. 지난해 1조7,940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재산은 1조7,286억원으로 줄어들면서 5위로 떨어졌다. 이명희 회장은 한국 최고 여성 부자로 지난해와 같은 6위를 차지했다.
서경배 사장은 처음으로 보유 재산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30만원대였던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지난해 말 50만원대를 돌파했다. 고급 화장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매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선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데다 신세계 주가가 뛰었기 때문이다. 최근엔 ‘떳떳하게’ 증여세를 납부해 화제에 올랐다. 정몽준 의원의 재산 증가도 눈에 띈다.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 주가가 지난해 초 주당 8만원대에서 올해 초 20만원을 넘어서며 지분 평가액도 두 배에 달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역시 주가 상승으로 재산이 크게 불었다. 눈에 띄는 금융 부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이다. 지주회사로 변신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김 사장의 재산도 지난해에 비해 1,209억원 늘어나 5,132억원에 달했다. 박현주 회장도 지난해 초에 상장한 미래에셋의 주가 상승으로 재산이 소폭 올라 2,695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주식의 가치가 폭락하며 재산이 줄어든 부자들도 많았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보유한 글로비스의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재산도 크게 줄었다. 주류업계 부자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배중호 국순당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693억원 줄어든 443억원을 기록했다. 399위로 간신히 리스트에 턱걸이했다. 백세주 이후 후속 제품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두산과 힘겨운 ‘소주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맥주의 박문덕 회장도 지난해에 비해 807억원이 줄어든 6,103억원을 기록하며 순위도 14위에서 22위로 떨어졌다. 벤처부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재산이 3,063억원으로 1,039억원 감소했고, 순위는 30위에서 46위로 밀려났다. ‘리니지’ 이후 최근 몇 년간 히트작을 못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김정주 넥슨 사장은 재산이 지난해보다 1,686억원이나 불어난 5,494억원을 기록했다. 순위도 33위에서 26위로 껑충 뛰었다. 자동차 경주 게임인 ‘카트라이더’와 지난해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 ‘워록’ 등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3년 만에 매출이 네 배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부자들도 활짝 웃었다. 광고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보다 688억원 증가한 2,811억원,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271억원 증가한 1,33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기업 중에선 반도체겚냅?등 실적이 꾸준한 업종의 부자들이 재산을 키웠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은 1,98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552억원 불었다. 신흥 교육 부자로 떠오른 손주은 메가스터디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391억원 늘어난 1,538억원으로 당당히 100위에 올랐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에서 주식 평가는 올해 1월 2일 기준이다. 재산 집계액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은 물론 미공개회사의 지분가액도 포함돼 있다. 미공개회사의 주가는 주당 순자산에 같은 업종 상장회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곱해 산정했다. 주식 이외의 부동산과 금융자산은 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로 재산을 공개한 정몽준 의원의 경우 신고한 재산액을 그대로 반영했다. 해외 증시에 공개된 지분도 반영했다. 7위에 오른 차용규 카작무스 사장의 재산은 런던 증시에 공개된 이 회사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했고,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의 경우는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지마켓 지분을 더해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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