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배하는 자본시장 ‘큰손’
여의도 지배하는 자본시장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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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투자하면 미래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입김’이 세다. 서울반도체(15.67%)를 비롯해 다음커뮤니케이션(14.67%), 하나로텔레콤(9.58%), 소디프신소재(9.49%), 엔빅스(6.77%) 등이 미래가 투자한 주식들이다. 미래에셋의 투자 방향에 따라 시장이 바뀐다고 할 정도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자본이 시장을 바꾸는 ‘펀드자본주의’에 대해 “펀드에 권력이 들어가면 미래에셋은 그것을 포기하겠다”며 “지분 점유로 기업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기업이 경영을 잘할 수 있도록 조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펀드 운용사로서 권력을 행사하는 대신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2월 동아제약 주주총회에서 미래에셋은 권력을 감추지 않았다. 당시 미래에셋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6.94%)보다 많은 지분(8.42%)이 있었다. 미래에셋이 어떻게 지분 행사를 하느냐에 따라 강 회장과 그 차남인 강문석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 업계에서는 “자산운용사가 투자 기업의 경영권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이 다수였지만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미래에셋이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으나 어마어마한 수탁액을 기반으로 시장 전체를 쥐락펴락할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인된 셈이다. 실제 미래에셋이 지난 3~4월에 사들인 동양제철화학, 효성의 주가는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76%, 52%씩 올랐다. 업계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1800을 돌파하는 데 미래에셋이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환매가 들어오면 미래에셋은 대형주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팔아 시장에서의 충격을 줄였다. 대신 중형주를 사서 수익률을 높였다.
지나친 독주 경계하는 시각도 최근 4년 동안의 수익률 상위 펀드를 살펴보면 최상위 10개 중 미래에셋펀드가 1~4위를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돈을 좇고 펀드는 수익이 나야 돈을 토해낸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큰손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인디펜던스 주식형을 포함해 ‘3억 만들기 솔로몬(C-A)’ ‘3억 좋은 기업주식 K-1’ 등 7개의 펀드가 각각 1조원 넘게 몰렸다. 디스커버리 주식형도 운용 규모가 9100억원가량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미래에셋 파워가 감지된다. 2004년 12월부터 시작한 부동산 펀드는 미래에셋의 새로운 개척 분야다. 서울 도심 곳곳이 이 회사의 투자 대상이다. 2004년 ‘맵스프런티어 부동산 4호’를 시작으로 최근의 ‘맵스 아시아퍼시픽 부동산공모 1호’까지 대치동, 삼성동, 역삼동, 세종로, 한남동, 을지로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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