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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olumn] 계절의 변화 두려워 말자

[CEO Column] 계절의 변화 두려워 말자

올 초부터 고름이 터지기 시작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문제가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년까지의 깊은 하락을 경고하고 있는 ‘닥터둠’이라는 별명이 붙은 세계적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 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면 지금은 빨리 열매를 따서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하루에 80포인트가 빠지는 급락 장에서도 6600억원을 쏟아 붓는 개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게 되면 과거의 추억이 떠오르며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데 더욱 확신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진 수급 상황과 인구구조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불안한 상황은 봄을 지나 잠깐 찾아오는 꽃샘추위일 뿐이다. 두꺼운 인구 층을 이루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와 386세대가 상당히 오랜 기간 우리 투자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각종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고성장 시대를 지나 안정적인 5%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던 시기에 10년여에 걸쳐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미국과 일본의 사례는 우리 시장이 이제 겨우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오전에 30포인트가 올라 기분 좋게 점심을 먹고 왔더니 오후에 40포인트가 빠져버리는 변화무쌍한 시장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일단 모든 위험자산을 팔고 기다려야 할까? 장기 상승은 거부할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에 조정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더 투자금액을 늘려야 할까? 이런 때일수록 자신의 재무목표에서 벗어나 상품과 수익률만 쳐다보기가 쉽다.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외부로 향한 관점을 다시 자기 자신에게로 돌려보자. 가령 내년을 목표로 부모님의 칠순 기념 여행을 위해 투자하는 펀드라면 추가적인 수익률에 욕심내기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춰 투자금액의 일부를 안전자산(예금·적금)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반면 노후자금이나 자녀교육자금 등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가입한 펀드라면 섣부른 전망으로 환매하거나 시작을 미룰 것이 아니라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해 나가며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경영자라고 해서 다를까? 당장 급하게 필요한 자금 때문에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예민해지기 쉽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기업의 목표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위험을 감수하고 지금 투자해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혹은 팔아야 할지는 기업의 목표에 달려 있다. 이렇듯 투자 목적이라는 꼬리표를 달며 투자하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정해진 재무목표에 따라 단기자금은 수익률보다는 손실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장기자금은 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된다. 기업의 살림살이를 챙기며 비전까지 제시해야 하는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섣부르게 시장을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대부분의 전문가나 언론은 시장이 급속도로 오르면 3000포인트를 서둘러 얘기하다가 갑작스러운 폭락이 있으면 주식시장이 한없이 주저앉을 것처럼 떠들면서 이제 주식시장은 침체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말을 끊임없이 내뱉는다. 관심의 대상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 분명한 목표와 실천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면 계절의 변화가 두려울 리 없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봄날의 따뜻한 햇살도, 겨울의 낭만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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