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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얻기 위한 합법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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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변호사 아산, 무샤라프에게 쫓겨난 대법원장 복직시켜 파키스탄 변호사 아이트자즈 아산(62)은 지난 7월 자신이 ‘생애 최고의 승리’라고 부른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3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부당하게 직무정지를 당한 이프티카르 무하마드 초드리 대법원장을 변호해 그를 복직시켰기 때문이다. 베나지르 부토 총리 시절 내무장관을 지냈으며 부토가 이끄는 파키스탄 국민당(PPP)의 충직한 당원이기도 한 아산은 또 초드리를 지지하는 대중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초드리를 태운 차를 직접 운전해 전국을 돌면서 시위에 참여했다. 초드리 사건 이전에는 사건 변론을 거부했지만 이번 주 대법원이 무샤라프 재선 출마의 합법성을 의문시하는 탄원서 처리에 착수하게 되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아산의 사무실에서 론 모로 뉴스위크 기자가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국외추방(7년째 영국에 망명 중이던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주 귀국 직후 강제 출국 당했다) 사건과 앞으로 있을 법정 소송, 부토와 무샤라프의 권력공유 협상 등을 물었다.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국외추방을 어떻게 보나? 무샤라프 장군에게 정치적인 해결책이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는 한 사람을 납치해 어떤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강제로 이동시킴으로써 파키스탄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질렀다. 무샤라프의 행동은 단순히 (샤리프의 귀국을 허용한)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한 정도(6개월 징역감)가 아니다. 중노동 10년 형을 받을 만한 범죄행위다. 무샤라프를 그렇게 심각한 범죄 혐의로 고발하는 일이 정말로 가능한가? 샤리프의 정당은 곧 한 지방 경찰서에 무샤라프를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샤리프의 국외추방 사건이 법정까지 가게 되면 무샤라프가 기소되리라고 확신하다. 이 추방 사건은 무샤라프가 연루되지 않고는 일어나지 못할 일이다. [지난 3월] 무샤라프의 명령이 없었더라면 초드리 대법원장이 체포될 까닭이 없었던 일과 마찬가지다. 이 사건은 무샤라프가 파키스탄을 떠나 망명 생활을 한다 해도 그의 뒤를 쫓게 된다. 미국 정부도 그 사실을 알아둬야 좋을 듯하다. 어떻게 무샤라프가 ‘쫓기게 된다’는 말인가? 권력을 잃을 경우에 말이다. 얼마 버티지 못한다. 그동안 9년 가까이 대통령 자리를 지켰고 이제 임기가 다해 간다. 예전처럼 유능하지도, 권력이 막강하지도 않다. 파키스탄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요르단, 시리아, 모로코, 리비아, 이집트 같은 나라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파키스탄은 정당한 법 절차와 선거를 통한 권한 위임이 정부의 정통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남아의 이슬람교국이다. 이번 주 대법원이 무샤라프의 재선 출마 문제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리라고 보나? 이 시점에 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을 두고 언론에 내 의견을 피력하는 일은 옳지 않다. 하지만 법원에 내 의견을 제시한 다음에는 말할 수 있다. 다만 무샤라프가 상대할 대법원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독립성을 회복한 대법원이라는 사실만 말해 두겠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대통령 재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면 어떻게 되나? 만약 국회와 주의회들이 무샤라프를 다시 선출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선거가 아니다. 결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아니다. 그런 선거로 정통성을 부여 받지는 못한다. 국회와 주의회의 임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사람에게 5년 동안 대통령직을 위임할 권리가 있는가? 만약 무샤라프가 재선되고 나서 2~3개월 후 총선에서 그의 정당이 완패한다면 그가 국민의 신임을 받겠는가? 이건 반칙이다. 헌법을 어기는 사기행위다. 국민의 반응을 기대하나? 무샤라프 장군이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는 날부터 소요가 시작된다. 그리고 초드리 대법원장을 지지했던 운동과 유사하게 반무샤라프 운동의 초기 단계가 시작된다. 서방에서 지지해야 할 운동이다. 하지만 서방은 끊임없이 잘못을 저지르는 무샤라프를 너무 감싸고 도는 듯하다. 파키스탄 정치인들은 대법원에 너무 큰 기대를 거는 듯한데.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이 파키스탄의 미래를 결정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이 문제는 이제 공적 영역으로 넘어갔다. 국민이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만약 샤리프 전 총리의 부인이 파키스탄행 비행기에 오른다면 정부가 어떻게 하겠는가? 또 그 다음주에는 그의 아들과 딸이 귀국한다면? 그래도 정부가 같은 일(국외추방)을 되풀이 하겠는가? 샤리프의 국외추방 사건이 베나지르 부토와 무샤라프의 대화에 영향을 주겠는가? PPP는 무샤라프와의 대화에 분명한 조건을 내세웠다. 부토 여사는 그 점을 누차 강조했다. 나와즈 샤리프를 포함한 망명 정치인들의 귀국을 허용한 가운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는 일이 그 조건 중 하나였다. 그녀는 이 조건을 수도 없이 강조했다. 무샤라프가 샤리프의 귀국을 허용할 준비가 안 됐다면 그녀가 내건 주요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지 못한 셈이다. 그러면 협상은 어떻게 될까? 무샤라프는 파키스탄에서 혐오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와의 협상에는 큰 대가가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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