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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임대에 인테리어비 지원도

무상 임대에 인테리어비 지원도

▶대형 상가 분양 설명회에 몰려든 투자자들이 상가 시행사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상가시장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짧은 시간에 그 생명력이 다하는 대중음악처럼 얼마 전까지 유망투자처였던 상가상품이 위험 투자처가 되기도 하고, 갑자기 새로운 상가상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 시기의 경제 흐름이나 대외정세에 영향을 받아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상가시장의 특징을 관심 있게 살펴보면, 유망한 투자물건을 짚어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요즘 상가시장의 트렌드라면 어떤 게 있을까? 최근 경기침체를 맞아 분양가 할인상가가 등장했다. 일괄매각이 늘어나면서 한 개의 상가에 분양의 주체는 여럿인 부분일괄매각 상가도 나타나고 있으며, 임대료가 무상인 상가도 있다. 특정 업종을 개업하면 인테리어까지 무료로 해주는 업체도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상가투자에 뛰어든다면 억울한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정보수집에 노력을 기울여야 최적의 투자상품을 고를 수 있다. 요즘 상가투자자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트렌드를 알고 보다 좋은 투자처를 찾는 유형이다. 또 하나는 위험 요소를 피해 가는 유형이다. 다양한 상가시장의 트렌드를 알면 성공투자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트렌드1-분양가 할인 상가 최근 분양상가들이 분양가 하향 조정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분양 상가 중 분양가를 하향 조정한 상가는 수도권 일대에서만 8곳 354개 점포에 달한다. 고분양가 상가들이 늘면서 투자자들은 적정 투자수익을 내지 못할까 봐 투자를 기피하는 일이 늘고 있다. 여기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상가분양 시장은 이래저래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일부 상가분양 업체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팔려는 물건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분양가 할인 판매는 최근 상가투자에 관심이 부쩍 늘어난 투자자들이 분양상가보다는 경매시장으로 몰려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발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올 상반기 법원 경매시장 낙찰가 총액 구성을 살펴보면 상가가 아파트나 토지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도표참조). 이렇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매입해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는 분양가 할인 상품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보다 낮은 가격에 상가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선별적인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트렌드 2-공급업체의 다양화 입지가 우수하고 사업성이 좋은 상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상가 일괄매각이 이뤄지고 있다. 상가 일괄매각이란 분양업체가 상가 전체를 매입한 뒤 일반 분양하는 분양 형태를 뜻한다. 하지만 최근 분양되는 대규모 상가에는 층별 부분 매각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일산 엠시티의 경우에도 층별 공급자가 다르다. 지하 1층~지상 3층의 상가 중 ▶지하 1층, 지상 1층은 민주산업개발㈜ ▶지상 2층은 ㈜광명디엔씨 ▶지상 3층은 ㈜홍익인간이 각각 공급의 주체다. 이렇게 같은 상가에서도 부분별 공급 주체가 다를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의 경우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기 쉽다. 물론 한 상가의 공급 주체가 여럿으로 나뉘어 있다고 해서 상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 검증되지 않은 소규모 시행사의 개발 업체가 부분 매입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대규모 상가이기 때문에 자금력 등이 탄탄할 것이라는 무조건적 믿음으로 상가를 선택했다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다. 남대문 일대의 일부 상가는 특정 층만 활성화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재분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상가 이름만 믿고 투자할 게 아니라 공급의 주체가 어느 곳인지, 매입자금은 모두 납부됐는지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트렌드3-재건축 상가 분양
개발 규모가 크고 입지가 탁월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재건축, 재개발 상가 분양이 잠정 중단되는 일이 있다. 잠실 3단지 재건축 상가인 잠실트리지움 단지 내 상가. 2009년 잠실 재건축 단지 2만4479가구의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에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각 단지 내 상가에 비해 신천역 상권과 가까워 상권 혜택을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으로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8월 9일 분양을 시작한 지 단 하루 만인 8월 10일 분양이 중단됐다. 서울 동부지방법원이 트리지움 상가조합이 아파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상가 분양금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을 금지하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국내 주상복합 상가시설 중 가장 큰 규모와 청계천 수혜 등으로 주목 받았던 서울 황학동 롯데캐슬 주상복합 상가의 일반분양도 중지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졌다. 황학동 롯데캐슬 일반 분양 공고까지 발표된 상태로 지난 9월 3일 일반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황학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조합원 중 181명이 신청한 상가 분양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했다. 이처럼 재건축 등을 통해 도심 재개발이 이뤄진 사업지에서 분양 중단 사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재건축 사업에 연관된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서다. 구도심 상권 내에서 개발 가능한 토지들이 고갈되어 가고 있다. 상가입지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부지를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재건축 사업에 관심이 많지만 문제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트렌드4-전문상가 비용 지원 병원클리닉 전문빌딩에 병의원이 입점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들이 관행화되고 있다. 대전 대덕구 중리사거리의 대전 클리닉의 경우 개원시 3.3㎡당 120만~140만원 상당의 인테리어 시공을 지원하고 있다. 간판 무상설치 같은 특전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00만원 상당의 냉난방기 무상설치와 병원 활성화를 위한 각종 광고도 지원해주고 있다. 건물 내 KT텔레캅 경비 시스템에 드는 비용도 감면해주고, 서비스 면적으로 약품창고도 제공하고 있다. 부천 남부역 앞에 위치한 데카에셋프라자. 병의원 개원시 개원보조금과 홍보 비용, 인테리어비를 지원한다. 대략 분양가의 5%선에 해당되는 비용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특전을 누리고 있는 ‘병원 모시기 비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보통은 시행사에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른 상가(병의원 이외의 상가 물량)의 가격조정으로 조달한다. 혹은 시행사 마진의 축소를 통해 지원비용을 조달하게 된다. 하지만 상당수는 독점계약권이 주어지는 약국 분양에서 이 같은 비용을 상당부분 충당하거나, 입점을 원하는 약국 임차인이 자진해 이 같은 지원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좋은 자리에 입점하려는 약국 임차인은 높은 임대비용뿐만 아니라 병원 지원비용 같은 자릿값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는 것이다. 메디컬빌딩에서 독점 운영권을 갖는 약국은 입점하는 병원마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대에 이르는 비용 지원을 해주는 것이 관행화되고 있다. 이는 의약분업과, 병의원들의 메디컬빌딩 등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다.

◇트렌드5-임대료 없는 상가 상가가 최초 분양을 시작하고, 임차를 마쳐 상권을 활성화시키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요구된다. 특히 기존 상권에 편입되는 상가보다 신설 상권 상가라면 그 시간은 배 이상 걸리게 마련이다. 임차인들은 이 기간 동안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없어 임대료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공실이 지속되면 상권 형성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준공 후 어느 정도 상권이 형성되고 활성화될 때까지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무상임대 상가들이 경기불황을 타고 틈새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장안구청 사거리의 북수원 테마타운 상가는 지상 3층 상가를 1년간 무상 임대하는 ‘렌털 프리’개념의 상품을 선보였다. 최소한의 보증금만 내고 월세는 1년간 면제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이 상가 1층은 패션 아웃렛, 2층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4층은 CGV가 성업 중이다. 무상점포를 임대하는 3층은 병원 관련 점포로 조성하기 위한 지원책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상가의 경우 선택적인 무상임대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처럼 인구 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져 상가 활성화에 기여할 만한 업종에만 1년간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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