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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view] 나쁜 계모보다 착한 장화홍련 돼라

[김미경의 view] 나쁜 계모보다 착한 장화홍련 돼라

예일대학의 베넷 셰이위츠 박사가 이끄는 두뇌 연구팀 연구에 의하면 남성은 우뇌가, 여성은 좌뇌가 더 발달돼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남성이 수학이나 기계 등에 능숙한 반면, 여성은 어휘, 외국어 습득에 재능을 보인다. 또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은 여성이 남성보다 12% 정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이 남성보다 표현력과 연관성, 직관력에 탁월함을 보인다. 이러한 남녀의 차이는 어린 시절 놀이를 하면서부터 습득하기 시작한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놀이를 하며 다른 규칙과 불문율을 배운다. 남자아이들은 주로 전쟁놀이, 게임 등 승패와 관련된 놀이를 한다. 이때 놀이의 목적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놀이 인원을 구성할 때 당연히 힘이 세거나 놀이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아이들이 먼저 선택된다. 승리가 목적이므로 구성원 간의 친밀도는 중요하지 않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주로 소꿉놀이나 인형놀이 등 사람 관계와 관련된 놀이를 한다. 소꿉놀이에 끼려면 일단 아이들과 친해야 한다. 소꿉놀이는 전쟁놀이와 달리 승패 게임이 아니고, ‘다 함께 사이 좋게 놀기’가 목적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로 인원을 구성한다. 모르는 아이는 잘 끼지 못한다. 여성들은 어릴 적부터 관계지향적인 능력이 탁월하게 발달할 수밖에 없는 훈련을 해왔다. 이러한 관계적 성향은 어려서부터 장화홍련, 신데렐라 등의 이야기에 훈련되면서 더욱 굳어진다. 여성은 착한 것에 대한 본능적 쏠림이 있다. 80년대 낙동강 페놀사건, 만두파동, 황토사건 등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것의 진의가 나중에 어떻게 판단되었건 여성들은 즉각 윤리적인 잣대로 기업을 평가하고 또한 오랫동안 신뢰에 대한 배신감을 간직하고 소비에 반영한다. 태안의 기름유출 사건도 역시 같은 맥락으로 여성들은 받아들인다. 기름이 얼마만큼 유출되었는지보다는 그것으로 인한 먹거리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가정의 식탁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며 대비한다. 여성이 특별히 환경에 관한 기업의 활동을 주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더욱이 기업은 갈수록 여성 소비자들이 고학력으로 무장해 더 이상 이전의 가정주부가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의 불만은 단지 쏟아놓는 수다가 아니다. 근거 있는 이유를 가지고 기업을 압박한다. 똑똑한 여성 소비자들은 스스로 ‘윤리적 소비자’의 모습을 갖추고 기업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고 있으며, 대다수 인터넷을 활용하는 여성은 호감과 비호감을 적극적으로 유포하면서 기업의 흥망을 조절하고 있다. 이것이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착한 기업 활동’을 전개해야 하는 이유다. 겉만 번지르르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벌여야 한다. 과연 우리 회사는 ‘착한 이미지’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경영자라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우리 기업은 계모형인가, 착한 장화홍련형인가’. 앞으로는 기술과 경영 능력의 차이로만 승부를 보기에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이때 착한 기업은 여성 고객을 사로잡아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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