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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파주·양주시로 가라

상계동·파주·양주시로 가라

어디로 가야 할까. 봄을 맞아 새 둥지를 찾아나서는 이사 시즌이 됐다. 하지만 서울·수도권에 사는 서민들이나 신혼부부에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새 둥지 찾기가 힘들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보유자금이 1억원 안팎이라면 과연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올 봄 내 집 마련 전략을 짜봤다.
서대문구 홍은동에 사는 결혼 2년차 K씨 부부는 최근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출산 전에 보다 넓고 깨끗한 집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했지만 보유자금이 많지 않아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K씨 부부가 보유한 자금은 전세 계약금을 포함해 1억원 정도. 가장 큰 고민은 다소 무리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하는지, 아니면 전세를 유지하다 청약통장을 활용해야 하는지다. 또 집을 장만한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도 캄캄하다. K씨는 “연말에 출산 등을 감안해 현재 살고 있는 40㎡ 빌라에서 80㎡ 정도 집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했지만 보유자금이 적어 막상 집을 구하려니 쉽지가 않다”며 “서민들이나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찾는 소형 평형의 집값이 유독 많이 올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K씨 부부의 내 집 마련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컨설턴트인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을 찾았다. 함영진 팀장은 “서울·수도권의 집값이나 전셋값이 크게 올랐지만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면 내게 꼭 맞는 새 둥지를 장만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상담을 위해 전국 주택 지도를 펼쳤다. 함 팀장은 K씨 부부처럼 올해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의 경우 가급적 서두를 것을 당부했다.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는 집값이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올해 집값은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완만한 오름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서울·수도권의 경우 대기 물량(주택)도 많지 않은 상태라 새 둥지를 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현재 조건을 감안해 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들어 잠잠했던 서울·수도권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집값은 0.3% 올랐다. 이 중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5%, 0.7% 올라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호재가 많은 강북 지역 집값 상승폭이 컸다. 강북 지역 집값은 1월 한 달 동안 무려 1.2% 상승했다. 강북 지역 중에서는 노원구가 2.1%로 가장 높았다. 올 집값 상승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82㎡ 이하(25평형 이하) 소형 주택들의 강세다. 99㎡(3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 값은 거의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데 반해 85㎡ 미만 소형 아파트 시세는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민들이나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파트 가격이 주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노원구 하계동 장미6단지 59㎡(18평형·시세 1억5250만원)의 경우 올 들어 3300만원(28.15%) 올랐고, 상계동 주공12단지 59㎡는 연초 이후 24.49%(3000만원) 상승해 평균 시세가 1억5200만원 정도다. 은평구 녹번동 현대아파트 82㎡도 같은 기간 5000만원(23.26%) 올라 평균 2억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소형 평형의 집값 상승은 전세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부동산써브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지역 전셋값은 연초 대비 이미 0.5%가량 오른 상태다. 집값이 오른 만큼 전셋값도 뛴 것이다. 함 팀장은 “소형 주택에 대한 매매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전세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본격적인 이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함 팀장은 내 집 장만을 정부 정책에 기대지 말라고 충고했다. 새 정부는 신혼부부 주택 마련 등 각종 서민 주택공급 정책을 준비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행시기가 아직 불투명한 데다 그 사이 집값은 더 오를 수 있어 내 집 장만을 미룰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는 교통과 편의성 우선
K씨 부부처럼 보유자금이 1억원 안팎일 경우 대출을 받아 82㎡ 이하 집을 사는 것과 전세에 들어가는 것 모두 가능하다고 함 팀장은 설명했다. 다만 집을 구입할 때는 미래가치를, 전세로 들어가는 경우는 교통과 편의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K씨 부부는 결혼 초기라 청약가점이 낮기 때문에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시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따라서 집을 구입할 때는 탄탄한 개발 호재 등 미래가치가 있는 일반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전세의 경우는 단지 규모가 크고 교통, 교육 등이 편리하면서 저렴한 곳을 찾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함 팀장은 대출 받아 집을 장만할 때는 미래 소득과 생활비를 염두에 둘 것을 당부했다. K씨 부부는 연말 출산을 앞두고 있어 생활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대출 비중을 집값의 50%, 보유자금의 100%를 넘지 않도록 권했다. 대출금이 부담스러울 경우 재개발·재정비 호재가 있는 다세대·다가구 주택 또는 빌라를 추천했다. 아파트에 비해 시세가 낮은 만큼 대출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또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분양권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를 선택할 경우에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는 것. 함 팀장은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경우 권리관계상 입주자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도 종종 발생한다”며 “따라서 등기부등본을 통해 근저당권, 가등기, 가압류, 가처분 등의 권리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팀장은 K씨 부부의 집 장만을 위해 노원구 상계동, 파주 신도시, 양주시 고읍지구, 남양주 진접지구 등지를 추천했다. 그는 “이들 지역은 개발 호재로 향후 시세차익이 가능한 소형 주택(아파트)이 아직 많이 있는 데다 역세권 위주의 전세 물량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알뜰 이사 요령


주말·손 없는 날 피하면 20% 절약
새 보금자리를 구하는 것만큼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이사다. 제대로 된 이사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 돈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어렵사리 장만한 가재도구 파손은 물론 예물, 귀금속 등의 분실·도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삿짐센터에 맡기면 되지”라고 무턱대고 생각했다가는 좋은 기분으로 장만한 새 보금자리가 한순간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사 피해 상담 접수는 2178건에 달했다. 이 중 2033건이 최근 일반화된 포장이사 관련 사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사 비용을 아끼면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이사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비수기 평일을 이삿날로 활용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비수기 평일을 이용할 경우 ‘손 없는 날’이나 ‘주말’보다 이사 비용을 최고 2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이 ‘손 없는 날’이나 주말을 선택하지만 이때는 수요가 몰려 비용이 비싸고 서비스 질도 떨어질 수 있다. 이사 서비스업체는 가급적 관허업체(정부에서 허가기준에 의해 자격을 준 이삿짐업체)를 이용하고, 최소한 3개 이상의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봐야 한다. 업체마다 이사 비용이나 사고 발생시 보상조건 등 부가서비스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통상 이사 비용은 평일 5t 트럭 기준으로 기본요금은 40만원 선이며, 사다리차를 이용할 경우 층에 따라 5만~15만원이 추가된다. 이사업체를 선택했다면 계약서 작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사고발생시 보상해 준다고 해도 실제는 이사업체와 인부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피해보상 처리를 해 주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가재도구, 귀중품 등 이사 물품에 대해 세부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또 사고발생시 보상 수준에 대해서도 명확히 확인하고, 실제 사고발생시에는 확인서를 받고 사진을 찍어 두는 등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연봉 2500만원 이하인 경우 연말정산시 1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영수증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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