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알아야 10년 후도 생존”
“디자인 알아야 10년 후도 생존”
▶후쿠다 다미오 교수가 3월 2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창간 24주년을 기념해 강연을 하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 윤영달 해태제과 회장,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왼쪽부터)이 강연을 듣고 있다. |
할리우드 영화 제작 방식에서 배워라 그렇다면 도요타가 20년 전부터 공부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경험가치다. 경험가치는 나 같은 경우엔 워크맨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워크맨이 신기술을 도입한 획기적인 제품은 아니다. 내가 처음 워크맨을 샀을 때, 줄을 서서 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나는 당시 유행하던 카펜터스의 음악을 들었다. 지하철에서 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첫 워크맨을 산 지 30여 년이 됐지만 나는 그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경험가치이며 감성가치다. 도요타 디자이너들은 ‘감성가치’나 ‘경험가치’를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렉서스 개발스토리를 들어보면 경험가치가 강조돼 있다. 고급차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상류층의 문화를 몰라서야 되겠는가. 도요타는 디자이너를 미국의 고급 리조트에 보내 일 없이 놀다 오는 생활체험을 하게 했다. 감성가치를 제품에 담기 위해 전통공예나 꽃꽂이 등 당장 제품과는 관계없는 활동도 디자이너에게 하게 했다. 이런 경험과 감성을 렉서스에 녹이는 것, 이것이 도요타의 목적이었다. 앞으로 한국 기업은 한국보다 먼저 디자인 경영을 도입한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면 최고경영자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경영의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 조직을 바꿔보자. 현재 조직에선 내년 목표는 세울 수 있어도 5년 후 경영목표는 세우기 어렵다. 도요타와 닛산의 사례에서 보듯이 먼저 준비한 사람이 승리한다. 최고경영자는 내년 모델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5년 후 브랜드 컨셉트를 잡아야 하고 5년 후 상품까지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전략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 ‘네트워크’ 조직이다. 지금까지는 기능별 조직이었다. 기능별 조직에서는 디자인과 기술을 연결해 줄 고리가 없다. 소니도 지금까지 기능별 조직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 삼성이나 LG에 추격을 당했다. 이에 반해 네트워크 조직이란 마켓의 흐름을 읽고 회사의 조직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기능별 조직은 이미 갖추어진 틀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라고 압박해야 하는 형태라면 네트워크 조직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컨셉트에 맞춰 조직 형태도 유연하게 바꾸는 것이다. 흔히 말하듯 ‘프로젝트’형 조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할리우드다. 조지 루카스는 영화 기획을 할 때 인재를 영화에 맞춰 모은다. 최고의 배우, 최고의 음악전문가 등 한 영화를 위한 인재를 뽑는다. 이렇게 되면 짜인 조직이 아닌 네트워크 조직으로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조직이 움직이게 된다. 1975년 영화 ‘스타워즈’도 그렇게 만들었다. 할리우드에서 30년 전에 한 일을 한국 기업이 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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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다미오가 남긴 말 ■ 21세기 경쟁력의 키워드는 경험가치다. ■ 디자인은 내년 출시 모델의 모양과 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5년 후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 디자이너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경영자다. ■ 훌륭한 경영자는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맡긴다. ■ 5년 앞을 내다보지 않았다면 이미 늦었다. ■ 도요타 렉서스는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렉서스는 83년부터 계획됐다. ■ 지금까지의 조직론은 버리고 마켓에서 원하는 조직을 만들어라. ■ 김치를 먹는 디자이너가 파스타를 먹고 있는 국가의 냉장고를 디자인할 수 없다. ■ 디자인 인력을 뽑을 때 어떤 회사도 단순히 그림 잘 그리는 학생을 뽑지 않는다. ■ 과학과 예술 그 가운데 있는 것이 디자인이다. ■ 디자이너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으로 만들어진다. |
주요 참석자 명단(가나다 순) 경제계 야마자키 신야 고세코리아코스메틱스 사장, 강문석 LG텔레콤 부사장, 곽태선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대표이사,권순철 KT 본부장,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 김기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김명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행장, 김문걸 전자랜드 부사장, 김미성 W 인사이트 부사장, 김양 현대성우리조트 부사장, 김주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장,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재실 성신양회주식회사 사장, 김흥수 STOC 대표이사, 민복기 EXR코리아 대표, 박병재 영창악기 부회장, 박오규 삼성토탈 부사장,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박흥석 대명리조트 대표이사, 서강호 한솔CSN 대표이사, 석강 신세계 대표이사, 세이지 바바 일본대사관 경제참사관, 송주영 KTFT 사장, 신영도 크루즈얼라이언스 대표, 신용호 금강제화 대표이사, 신희호 아모제 사장, 안성식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양재열 한국전기안전공사 대표이사, 양정무 랭스필드 회장, 염용운 동양매직 대표이사, 오치훈 대한제강 부사장, 원대연 SADI 학장, 원효성 국민은행 부행장, 윤병석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수영 키움증권 전무, 윤영달 해태제과 회장,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이사, 이영두 그린화재해상보험 회장, 이재호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이종서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이해선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이호규 KAA 대표이사,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이사, 전용준 태진인터내셔날 대표이사, 정준명 LEE인터내셔널 고문,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주장건 세종그룹 회장, 지동훈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부소장, 채수삼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회장, 최병인 노틸러스효성 대표이사,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황선 SWAROVSKI 대표이사,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 학계·연구소·기타 강신장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고석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 김영철 건국대학교 법과대학장, 구용훈 롯데경제연구소 소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시장, 이광철 홍익대학교경영대학원장,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 이상정 경희대학교 법과대학장, 이원모 KMI지식경영원 원장, 장재옥 중앙대학교 법과대학장, 조동성 한국학술단체연합회 회장, 박원경 한국저작권연구소 소장, 최진만 한국경영시스템연구원 원장, 하경효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장, 호문혁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장, 홍복기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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