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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별장에 초대받은 손님은 누구?

매케인 별장에 초대받은 손님은 누구?

▶매케인의 러닝메이트 후보인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는 애리조나주의 황톳빛 고지대에 위치한 존 매케인 부부의 별장에서 우거진 신록을 구경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와 아내 앤은 최근 매케인의 절친한 정치 참모들(초특급 선거전략가 찰리 블랙,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극소수의 부통령 후보군(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과 “순전히 사교적인” 만남을 위해 그곳에 초대됐다. 지난주 롬니는 “흙벽돌로 만든 집과 흙먼지 나는 메마른 마당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대신 곳곳에 과수를 심고 잔디를 깐 바닥에 세운 목조 가옥이 눈에 들어왔다. 협곡 사이론 널찍한 급류가 흘렀다. “버지니아주를 이곳으로 옮겨놓은 듯했다”고 롬니는 말했다. 매케인 진영의 세계에선 이곳이 누구의 땅인지 알아야만 도움이 된다. 만일 당신이 손님으로 초대받는다면 이런 광경을 예상하면 된다. 청바지와 해군사관학교 셔츠 등 주말 복장으로 손님을 맞는 주인, 조류 감상(매케인은 자신의 별장에서 67종의 새를 관찰했다고 주장), 냉장고에서 꺼내오는 시원한 보드카, 비치보이스와 이글스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대형 카세트 라디오, 공공정책 문제에 관해 슬쩍(그러나 진지하게) 나누는 이야기, 앞으로 어떤 일을 맡기면 좋을지 한눈에 척 알아보는 우아한 여주인 등이다. 그날 주요 행사는 그릴로 닭고기를 굽는 방법과 그런 요리가 건강에 미치는 좋은 효과에 관한 매케인의 ‘강의’. 옥외 나무 데크에서 손에 포크와 나무주걱을 쥔 그가 항공모함만 한 가스 그릴을 ‘조종’했다. “그는 뼈까지 단단히 구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롬니가 전했다. 매케인의 러닝메이트가 되려면 그게 최종 ‘시험’에 포함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공화당 후보 지명만 남겨둔 매케인이 러닝메이트 선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측근들은 그가 백악관을 편안하게 공유할 인물을 찾는 데 역점을 둔다고 말한다. 선거인단 확보전략, 유권자의 특성, 이념적 균형, 경험 등은 전직 해군 조종사가 ‘부조종사’를 고를 땐 모두 부차적인 문제다. 절친한 친구들은 후보군의 자격조건을 다양하게 표현한다. “상호보완성”(워런 러드먼 전 상원의원), “호감성”(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자신과 똑같거나 극단적이어선 안 되며 서로 잘 통해야 한다”(워싱턴 로비스트 켄 두버스타인) 등이다. 체질적으로 맞는 사람 중 벌써 거론되는 후보는 마크 샌퍼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롭 포트먼 전 오하이오주 하원의원 겸 예산국장, 헤일리 바버 미시시피 주지사 겸 전 공화당 의장, 그리고 이름만 민주당 소속인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 등이다. 이들 중 재정개혁 성과가 두드러진 포트먼(52)이 가장 유력하다고 일부 측근은 주장한다.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도 거명되지만 보수파들은 새라 팔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더 높게 친다(하지만 매케인은 그녀를 잘 모른다). 매케인 자신은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에게 호감을 느끼는 듯하다. 인도계로 36세에 불과한 진달은 로즈장학생 출신으로 열렬한 자유시장 지지자다. 매케인은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차례 그를 만났다. 하지만 장담은 이르다. “모두 그를 좋아하지만 너무 어리고 경험도 부족할지 모른다”고 코언은 말했다. 그렇다면 롬니가 남는다. 지난주 그는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매케인을 띄우고 버락 오바마를 비난하며 부통령 지명을 위한 ‘오디션’에 나섰다. 얼핏 보기에 매케인-롬니 티켓은 실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둘은 성격이 너무 판이하다. ‘탑건’ 대 ‘올곧은 사람’이라고나 할까. 치열한 예비선거 과정에서도 서로 충돌했다. 그러나 매케인 측 참모들이 예리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둘은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롬니가 닭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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