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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좋은 곳은 권리금 4억 넘어

목 좋은 곳은 권리금 4억 넘어

▶건대입구역 상권에 롯데백화점과 더#스타시티가 개점을 앞두고 있어 이 지역 상가 매매가는 더 오를 전망이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른바 ‘건대 상권’은 여느 대학가와 마찬가지로 젊은 고객들이 수요층을 이루는 상가시장이다. 하지만 다른 대학 상권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 상권의 경우 방학 때면 수요 감소로 주변 상가들이 매출 부진에 고심하게 마련이지만 건대 상권만은 불황을 모른다. 경기 침체와 여름방학이라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상가 매출은 꾸준하고 임대료와 권리금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상가 이용 고객이 많고 수요층도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는 얘기다.
◇두터운 수요층… 불황 몰라=
건대 상권의 주요 고객은 20대다. 유동인구의 60~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인근 건국대·세종대·한양대 등 대학생뿐 아니라 건대병원(옛 민중병원) 내방객, 인근 뚝섬·성수동 일대에서 유입되는 직장인, 자양동 아파트 단지 상주 인구, 동부여성플라자(옛 동부여성발전센터)를 찾는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건대 상권이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이유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형성되는 시간대는 학생들의 하교와 직장인들의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 이후다. 특히 여성 고객과 커플 고객 비율이 월등히 높으며 남성 고객이 홀로 매장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평일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소비층이 주를 이루고, 주말에는 인근 어린이대공원을 찾는 가족단위 고객도 적지 않다. 유동인구가 10대에서부터 50~60대까지 고루 분포돼 있는 만큼 상가 업종도 다양하다. 건대 상권은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일대와 반대편 5번 출구 주변으로 크게 양분된다. 2번 출구 일대는 ‘대로변 상권’과 ‘먹자골목 상권’으로 나눌 수 있다. 건대역 5번 출구 이면에 위치한 로데오거리도 건대 상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결국 건대 상권은 판매 업소가 몰린 대로변, 유흥업소 중심의 먹자골목, 패션업종이 밀집된 로데오거리 등 다양한 성격의 점포들을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상권 따라 업종도 따로=
건대 상권 중에서도 이른바 ‘A급지’는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어린이대공원 방면으로 500m가량 이어지는 대로변이다. 건대병원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 지상 3~5층 정도의 낮은 건물들로, 1층에는 30㎡ 안팎의 점포 40여 곳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화장품·잡화·속옷·패션 액세서리 가게와 패스트푸드점·안경점·커피 전문점·퓨전 음식점 등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업종이 주를 이룬다. 지하에는 주점과 노래방이 주로 영업 중이다. 2~5층에는 PC방·비디오방·호프집 등이 한 층 전체 규모로 들어서 있는 경우가 많다. 매물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접근성이 좋은 1층의 경우 매물이 나오면 즉시 거래로 이어진다. 인근 서영공인 임형선 사장은 “상권 발달로 유동인구는 넘쳐나는데 점포 수가 부족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물론 2~3층 이상에서는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비어 있는 점포도 가끔 눈에 띄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지역 상권에 비해 매물도 적고 장사도 잘되는 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이곳 1층 33㎡짜리 점포는 권리금 2억~3억5000만원, 보증금 3000만~7000만원, 월세 180만~33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목 좋은 곳은 보증금도 1억원대에 달하고 월세도 350만~400만원은 내야 한다. 자양동 스타빌공인 관계자는 “저녁 시간에는 유동인구가 급격히 불어나 인도를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라며 “대로변에서 괜찮은 1층 가게를 구하려면 권리금 4억원 이상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리금 수준은 높지만 서울의 다른 상권에 비해 월세가 적은 것은 상인들로서는 매력이다. 대로변 1층 점포라면 으레 월세 300만~500만원 선(50㎡ 기준)이지만 여기는 250만~400만원이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자금력만 뒷받침된다면 대로변에서 10~20대 대상의 캐주얼 의류나 잡화 가게를 여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건대역 2번 출구에서 한 블록 지나 왼쪽으로 들어서면 끝이 보이지 않는 먹거리 상권이 펼쳐진다. 대부분 지상 2~3층 규모로 건물 하나가 하나의 점포인 경우가 적지 않다. 먹자골목 초입에는 주로 고기 전문점과 닭갈비 집이 많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점이나 레스토랑·호프점 등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먹자골목은 젊은 층을 겨냥한 퓨전 음식·피자·호프집과 중·장년층을 겨냥한 해물·아구찜·닭갈비·감자탕·숯불구이·보쌈 전문점 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권리금은 업종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1억5000만~3억원(100㎡ 기준)이다. 보증금은 8000만~1억원, 월세는 270만~370만원 선이다. SG뱅크 상가경제연구소 유영상 소장은 “지난해 3월 입주한 주상복합 단지 스타시티 옆으로 주상복합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면 뚝섬 방향으로 상권이 확장될 것”이라며 “주거 수요를 겨냥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편의점 등이 유망 업종”이라고 말했다. 건대입구역에서 한강 쪽 가로 방향 골목길. 능동로와 동2로 사이에 있는 이른바 ‘건대 로데오’다. 길 양쪽에 중저가 브랜드 옷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젊은 여성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브랜드가 즐비하다. 신촌 이화여대 앞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로데오거리에는 미용점·액세서리점·음식점 등은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 옷가게라는 점이 특징이다. 취급하는 옷은 가벼운 정장부터 청바지·셔츠·속옷 등 다양하다. 가게마다 ‘10∼30% 할인가격’이라는 푯말로 손님을 끌고 있다. ‘70∼80% 파격세일’ ‘균일 한정 판매 19000원’이라고 쓴 옷가게도 눈에 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건대 먹자골목 상권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20~30대 직장인이 많이 찾아 경기는 괜찮은 편”이라고 전했다. 66㎡짜리 점포 기준으로 권리금이 7000만~1억5000만원, 보증금은 8000만~2억원, 월세는 200만~350만원 정도다.
◇상가 시장 전망은=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건대 상권은 향후 전망도 장밋빛이다. 지하철 환승 유동인구와 인근 대학생 등 고정 고객층을 보유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상권으로 평가 받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그 명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분석이다. 건대입구역 주변에 최고 58층짜리 ‘더#스타시티’와 이마트·영화관 등이 들어선 데다 롯데백화점도 올 연말 입점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팀장은 “인근 왕십리뉴타운 개발이 가시화하고 서울숲 개발과 함께 성수동 주변 공장지대가 주거지역으로 변모하면서 장기적으로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대 상권에도 약점이 있다. 지난해 개원한 건대병원을 제외하면 건대입구역 인근에 마땅한 업무시설이 없어 낮에는 점심시간에도 텅텅 비어 있는 가게가 적지 않다. 또 나날이 세를 불리고 있는 상권에 비해 상권이 확장할 공간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건대 상권의 경우 남쪽으로는 지하철 2호선 고가철로, 동쪽으로는 건대와 건대병원이 자리 잡고 있어 판매업소가 한쪽 도로변에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새 대로변 안쪽 주택을 식당·주점 등 상업시설로 개조해 사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인근 구의동 L공인 관계자는 “상권의 세력에 비해 면적이 터무니없이 적어 서울 대표 상권으로 이름을 날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권을 관통하는 지하철 2호선 고가 철로 때문에 분위기가 다소 어둡고, 주변에 교육시설이 많지 않아 고정 인구 유입이 더디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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