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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경제도 전쟁도, '트럼프 입'에 달렸다

[2025 경제大전망]③
두 전쟁 개입해 물가 안정 노려
AI가 바꿀 노동·소비시장..."대응책 마련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 47대 대통령 당선자.[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재선됨에 따라 전 세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져올 국가전략과 대외정책,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제질서의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것이 곧 세계 경제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어서다. 또한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의 두 전쟁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위험요소로 작용 중이다. 2025년 글로벌 경제를 좌우할 변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기 트럼프 '자국 우선주의' 강화, 여파는?

트럼프가 돌아왔다. 그는 그동안의 미국 대통령들과는 확연히 색깔이 다른 지도자다. 강력한 관세 정책 및 보호무역주의를 바탕으로 언제나 자국에 최우선한 정책을 강조한다. 그의 이런 기조는 이번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선거 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는 경제적 내셔널리즘의 특징을 보인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어떤 자국 보호주의 제도를 도입할 지 전 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선 미국 내 제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제주의 질서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라며 "이는 지금의 중국이 국제주의 질서 속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한 반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이 약화했다는 분석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였던 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위스콘신 등의 블루컬러 저소득 계층을 겨냥한 정책들을 구체화했다. 또 우선적으로 그의 정책은 미국의 제조업 기반 확충을 목표로 하며, 미국의 국경보호, 그리고 중동에서의 전쟁 종식을 선거 동안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정 부교수는 "제조업 기반 확충 정책은 미국으로의 온쇼어링, 해외 에너지 의존도 축소, 해외 투자 기업 보조금 철폐, 인공지능 등 신흥기술 관련 탈규제를 통한 미국의 경쟁력 확보 등의 정책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전쟁 역시 올해 글로벌 경제를 좌우할 핵심 요소 중 하나다. 2022년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곧 3년이 된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1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시설을 공격하며 중동전쟁을 일으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제2차 대전 이후 세계경제에 가장 위험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병사가 헬기 앞에서 대기 중이다.[사진 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오른쪽).[사진 로이터/연합뉴스]
2022년 러·우 전쟁이 발생하자 국제 곡물·에너지 시장이 들썩거리는 등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줬다. 러시아는 서방국들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맞대응하기 위해 유럽에 가스 수출을 중단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에너지 공급난이 발생했고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에너지 수입원을 러시아에서 중동 지역으로 바꾸는 작업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러·우 전쟁은 세계 물가를 상승시키는 데 일조했다. 중동전쟁 역시 유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두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푸틴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다. 그는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엄태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전략·정보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지 않고 러시아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종전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세계패권 국가인 미국의 지원 없이 전쟁을 수행하기가 어렵다"며 "푸틴도 트럼프와 대화할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므로 향후 러·우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종료된다면 에너지난, 곡물 가격 인상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전쟁도 화해 국면으로 돌입한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내가 당선되면 대통령 취임 전까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 달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미국의 제안으로 이란과 휴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3개월만의 휴전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완전한 이해 속에 레바논에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트럼프는 현재 진행되는 두 개의 전쟁을 종식하는 데 여러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전쟁이 끝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돼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시대 전환’ 공식화...어떤 변화 올까

2025년 글로벌 경제를 움직일 변수로는 실물 경기, 지정학적 분쟁, 글로벌 공급망 변화, 미국 대선 후 정책, 디지털 기술혁신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AI와 로봇 기술은 꼭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요소다. 

2024년 노벨 과학상 주역도 AI였다. 노벨 과학상 3개 분야 중 물리학, 화학 등 2개 분야를 석권했다. 노벨위원회가 AI 연구에 상을 몰아준 것은 ‘AI 시대 전환’의 공식화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연구 부경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겸임교수는 올해 AI·로봇 기술 가속화가 크게 ▲생산성 향상 ▲노동시장 재편과 일자리 지형 변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장과 산업 구조 변화 ▲소비 패턴과 트렌드 변화 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2025년에는 AI·로봇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긍정적, 부정적 영향 및 부작용이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 산업 구조 개편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노동시장 재편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계별 대응책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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