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쓰니 한 달 수도료 1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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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 정원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에서 빗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
어느 기업에나 비용을 줄이는 것은 영원한 숙제다. 현재 대부분 기업이 고유가 시대에 따라 에어컨 온도를 낮추는 등 에너지 절감에 애쓰는 분위기다. 그러나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물 절약으로 짭짤한 이득을 보고 있다. 한 번 사용한 수돗물을 생활·공업용수 등으로 재활용하는 중수도 처리 시스템은 1980년대부터 도입됐다. 잠실 롯데월드는 1983년 하루 처리용량 1850t 규모의 중수도 시설을 설치했다. 처리된 중수를 호텔, 백화점, 어드벤처의 변기 세척, 청소용 등으로 이용해 연간 4억8000만원의 운영비를 아끼고 있다. 수도요금이 오를수록 운영비 절감폭도 커진다. 롯데월드 외에도 신라호텔, 삼성전자(기흥), 포스코빌딩 등에도 중수도 처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이라면 절수기 사용이 보편적인 물 절약 방법이다. 얼마 전 제주도 내 목욕탕 150여 곳 전체가 수도꼭지 및 샤워기에 새 절수기를 달았다. 제주도는 지난 97년 관내 목욕탕 156곳의 전체 수도꼭지 및 샤워기 5182개를 절수형으로 교체한 바 있다. 당시 투자비용만 7억2500만원이었으나 업소당 1360만원의 운영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이는 업소당 연간 1만9683t의 지하수를 절약한 것이며 48%의 절수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제주도가 가장 처음 개인 사업장에 절수기를 설치했으며 그 효과를 인정받아 환경부 수도법 개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2001년 개정된 수도법에는 숙박시설·목욕탕의 세면용 수도꼭지에 ‘절수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단순히 물을 아껴서 얻는 비용절감 차원을 넘어 또 다른 혜택을 누리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광진구 스타시티를 지으면서 서울시 친환경건축 방침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다. 서울시 ‘친환경건축 기준’에 따르면 신축 건물이 건축면적의 5%(또는 대지면적의 2%) 이상 용량의 빗물탱크를 만드는 경우 기준용적률의 4% 이내에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스타시티는 중앙공원의 조경 용수, 분수 및 실개천과 공용화장실 용수로 수돗물 대신 빗물을 쓰고 있다. 1년간 재활용한 빗물은 4만t으로 3200만원의 수돗물을 절약한 셈이다. 덕분에 주민들의 공용수도 요금은 많이 나와야 월 150원에 불과하다. 빗물 재활용으로 기업과 고객 모두가 이득을 본 셈이다. 물을 절약하려는 기업과 가정이 늘수록 돈 버는 기업도 있다. 양변기용 절수부속품을 생산하는 와토스코리아는 수도법 등에 절수 용품과 부품 사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은 ‘친환경상품 구매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친환경 상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되어 있다. 와토스코리아는 양변기 절수부속과 절수세척밸브 등 2종이 환경마크인증을 받아 학교, 대형 쇼핑몰 등에 납품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친환경 상품 구매실적만 해도 2006년 8616억원, 2007년에는 1조3437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원가 차이는 5%에 불과하지만 양변기 절수부품을 적용했을 때 절수 효과는 30%나 발생해 연간 국내에서 4000억~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양변기 중 절수형 부속을 쓰는 양변기는 7~8%로 추산된다. 와토스코리아는 향후 절수형 제품 판매가 늘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물 아끼기
잠실 롯데월드 중수도 처리 시스템으로 연 4억8000만원 절약
제주도 목욕탕 150여 곳 절수용 수도꼭지로 업소당 연 1360만원 절약
포스코건설 빗물탱크 설치로 용적률 인센티브 적용 받아
와토스코리아 양변기용 절수품 생산으로 매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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