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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2008년에는 유난히 개인정보 유출, 식품 이물질, 한국인 납치 등 큰 사건이 자주 발생해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문제는 이런 사건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으며 기업에 두고두고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허장길 AIG손해보험 부사장

AIG손해보험에서 기업보험부를 총괄하는 허장길 부사장은 2008년 12월 6일에 일어난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화재 뉴스를 보면서 착잡했다. 일 년도 지나지 않은 같은 해 1월 7일에도 거의 똑같은 화재 사고가 비슷한 장소에서 일어났었기 때문이다. 당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란 막대한 수업료를 내고도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 어이가 없었다.

미국 뉴욕주립대 출신인 허 부사장은 트래블러스 시티그룹과 삼성화재 등을 거친 손해보험 전문가다. 허 부사장이 혀를 찼던 사건은 이뿐만 아니다. 어느 해라고 조용하게 넘어간 적이 없었지만 2008년에는 유난히 개인정보 유출, 음식물 이물질, 한국인 납치 등 3대 사건이 자주 발생해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건이 기업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허 부사장은 “기업과 관련된 사건이 터지면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까지 훼손되는 이중의 피해를 입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예상되는 위험 요소를 파악해 미리 적절한 보험상품에 가입해 놓으면 타격을 줄일 수 있는데 ‘설마 우리 회사가…’라는 식의 사고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 끊이지 않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 한국에서는 2008년 한 해에만 세계 10위 안에 꼽힐 만한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옥션,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네이버, 다음 등에 이어 GS칼텍스에서도 사고가 터졌다. 특히 GS칼텍스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100만여 명의 고객 정보가 한번에 새어 나갔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국내에서 4~5명 중 1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2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정보가 폭넓게 유통되면서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는 스팸 전화나 e메일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를 막을 대책 가운데 하나로 개인정보 유출 배상책임보험을 들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2005년부터 개인정보 유출 배상책임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기업보험 상품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 고객 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업이 가입 대상이다.

내부 직원이나 유통업자가 고의로 정부를 빼돌리거나 허술한 관리 탓에 개인 신상 정보가 인터넷 등에 공개됐을 때, 그리고 해킹을 당하거나 폐기한 PC에 저장된 정보가 새어 나갔을 때 생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특히 ‘AIG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위기관리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다.

허 부사장은 “사고 초기에 AIG와 제휴한 전문 홍보컨설팅회사가 재빨리 대응해 사고를 처리하며, 초년도 보험개시일 이전에 사고가 생긴 경우에도 보상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 먹을거리 사고 불감증 팽배 = 농심의 ‘쥐머리 새우깡’ 등 이물질이 들어 있는 음식물 사건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정부에서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식품 관리 대책을 지시했고 해당 기업은 손실을 감수하고 관련 제품을 전량 리콜 조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음식물 사건이 끊이지 않아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기업은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AIG손해보험이 2007년에 내놓은 국내 유일의 ‘생산물품질보험’은 이런 사건이 생겼을 때 유용한 상품이다. 기업이 제조겿퓔탭?생산물이 우연히 또는 인위적으로 오염돼 타인의 신체에 장해를 발생시키거나 발생시킬 위험성이 있는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제반 비용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등의 제조 회사와 도겮恬탑汰?등이 가입 대상이다. 허 부사장은 “일단 사고가 나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생산물품질보험은 리콜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포함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기업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는 컨설팅 비용까지 함께 보상하는 상품이라 기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 해마다 반복되는 해외 납치사건 = 세계적으로 납치 범죄가 꾸준히 늘어 개인은 물론 기업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해마다 세계적으로 1만5000건이 넘는 납치 사고가 보고되고 있는데, 특히 남미 지역에서 전체 사고의 50%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역시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2008년에는 소말리아 해적의 납치 사건이 여러 번 발생해 세계 각국에서 군함을 파견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기업도 이런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해외 주재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납치보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AIG손해보험의 ‘주재원 납치보험’은 기업의 재정적 손실을 보전해줄 뿐 아니라, AIG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적인 위기관리 컨설팅회사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납치, 협박, 불법구금 등에 따른 사고를 모두 보장한다. 특히 협박금, 치료비, 컨설턴트 비용, 소송비용, 사고 중 일어난 사망 위로금 등의 손실도 보상해주기 때문에 남미와 아프리카 등 위험 지역에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는 기업이 눈여겨볼 만하다.

AIG손해보험은?
2009년에 한국 진출 55주년을 맞는 AIG손해보험은 1954년에 AIU코리아란 이름으로 한국에 첫발을 디뎠다. 미군 관련 보험 서비스 제공이 목적이었다. 규제 탓에 77년까지 내국인 대상의 영업은 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이름을 AIG로 바꾸면서 기업보험, 상해보험, 여행보험 등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종합 손해보험사와 달리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상품은 다루지 않고 있다. 대신 50여 가지의 상품이 있는 기업보험이 전공이며 여행보험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008년 11월에 AIG손해보험을 새로 맡은 브래드 베넷 사장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진출하지 않았던 장기보험과 실손보상 의료보험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기업 대상 출장여행자보험 상품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더불어 “매출 100억~1000억 미만의 중소기업을 위한 기업 보험을 활성화하고 위험 관리 서비스와 임원배상책임보험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넷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 “AIG그룹의 손해보험 부문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며 “AIG손보 한국지점도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150%대이고, 비교적 적정한 자본수준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AIG손해보험의 2008년 9월까지 현재 총 거수보험료는 2011억5100만 원으로 2007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두 기간을 비교하면 보유계약건수는 약 115만 건에서 약 144만 건으로 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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