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개발력으로 세계 시장 공략
검증된 개발력으로 세계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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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전문기업 컴투스는 젊다. 35세의 사장(박지영)이 회사를 이끌고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이다. 젊은 남녀들이 직원 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사내 연애행위 금지’라는 독특한 사칙(?)마저 생겨났다.
사장이 직원들과 어울려 밤새 온라인게임을 하기도 하고 온종일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보며 게임만 하는 부서도 있다.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회사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컴투스는 무시 못할 ‘내공’을 지닌 기업이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고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용 자바게임을 개발하는 등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의 개척자로 불린다.
2003년 모바일 게임업체 최초로 100억원 매출을 깬 이래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매출 규모에서 업계 2위 그룹과 1.5배 가까이 격차를벌렸다.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시장 점유율 1위를 줄곧 지켜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매출 규모로 세계 5위, 연간 이익으로 3위권을 유지한다. 네트워크, 아케이드, 스포츠,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밀리언셀러(유료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넘은 게임을 말한다)를 13개나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탄탄한 자산을 바탕으로 2007년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했다.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했던 컴투스가 올해엔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분위기다. 기자가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본사를 찾아간 날도 컴투스의 주가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그 이유가 궁금했다. 무엇보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컴투스의 1분기 매출은 71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넘게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80% 넘게 급락했다. 2분기에는 하락세가 누그러졌지만 그래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왔다. 최백용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게임업계의 분기별 매출은 게임 출시 라인업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 지난해 1분기엔 많은 게임이 출시돼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 1분기는 새 게임을 한 개밖에 내놓지 못했다.
2분기에도 분기 실적을 견인해줄 걸로 믿었던 ‘미니게임천국4’가 부진을 보이자 회사는 일부 새로운 게임의 출시를 지연하기도 했다. 최 이사는 “2005년 처음 출시한 ‘미니게임천국’ 시리즈의 3년 동안 누적 다운로드 수가 8만 건을 넘고 유사 게임이 너무 많이 나와 신선도가 떨어진 측면이 작용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이 과정을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앞으로 모바일 게임 선두업체로서의 노하우를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해 종합게임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다 보니 상반기 영업이익의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2년 전에 150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250명. 이 중 65%가 개발 인력이라고 한다. “모바일 게임 개발이 보통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번 인력 충원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1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최 이사가 말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컴투스에 악재만 몰린 건 아니다.
국내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해외에선 깜짝 실적을 거뒀다. 주 무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 앱스토어(App Store)다. 이미 게임성을 인정 받은 기존의 모바일 게임 7개를 아이폰·아이팟 터치용 게임으로 재출시했다. 그중 네트워크 홈런 대결 게임 ‘베이스볼 슬러거’가 최근 앱스토어 유료게임 인기 순위 5위, 스포츠 장르게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 호조로 올 상반기 컴투스의 해외 매출은 연결매출 기준 12%에 해당하는 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매출보다 118% 늘어난 수치다. “애플 앱스토어 같은 오픈 마켓이 등장하면서 해외 진출이 훨씬 용이해졌다”고 박지영 사장이 말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는 60여 개 나라에서 이용되지만 앞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같은 다른 스마트폰의 오픈 마켓도 열릴 전망이다. 컴투스는 베이스볼 슬러거 같은 인기 게임과 함께 올해 10여 개의 신규 라인업도 차근차근 선보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잠시 움츠러들었던 컴투스가 하반기엔 회복의 기지개를 켜리라고 예상한다.
대우증권의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컴투스의 “검증된 개발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모바일 게임시장 자체가 성장세를 타기 때문에 상반기에 출시를 미뤘던 신규 게임들을 출시하면 그간의 부진을 일정 부분 만회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오픈 마켓이 하반기에 큰 호재가 되리라는 분석도 했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쌓아온 컴투스의 개발 능력이 이제 제대로 된 무대를 만난 격입니다. 연평균 성장률이 30%에 이르는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11.4%)에 비해 파급력이 훨씬 크거든요.” 컴투스 하반기 라인업의 첫 번째 주자는 7월 셋째 주 출시된 야심작 ‘이노티아 연대기2’다.
컴투스가 차기 대표작으로 기대를 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RPG 게임이다. 개발 기간이 1년 8개월이나 걸렸고 방대한 시나리오, 채팅 기능 등 향상된 네트워크 기능은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과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노티아 대륙을 잠식하고 있는 암흑신과 그를 막기 위해 모험에 나선 주인공의 천 년에 걸친 대결이 큰 줄거리다. 인재 풀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민 컴투스의 모험도 그들의 게임만큼이나 흥미진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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