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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양식해 블루오션으로 간다”

“참치 양식해 블루오션으로 간다”

▎금영수산 선단이 고등어 잡이에 한창이다.

▎금영수산 선단이 고등어 잡이에 한창이다.

요즘 금영수산 박상호(56) 대표이사의 얼굴은 활짝 개어 있다. 통상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부터 잡히던 고등어가 올해는 여름철에도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올여름에는 지난해에 비해 20억원 이상 매출이 늘었다. 어선의 고장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 8월 한 달 동안 44억원의 누적매출을 올렸다.

박 대표는 “비성수기에 고등어가 많이 잡혀 서민들의 밥상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어황도 좋고 어가도 좋아 올해 170억~180억원가량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영수산은 1996년부터 조업을 시작했다. 1통의 선단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대형선망업계에서 톱 클래스에 속한다. 대형선망어업은 보통 100~150t의 본선 1척과 2척의 어탐선, 그리고 운반선 3척 등 6척의 배로 1통의 선단을 이뤄 70여 명의 선원이 승선, 조업에 나서고 있다.



제주 바다에 참치 양식장 설치조업실적은 해마다 다르지만 지난해는 창업 이래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금영수산의 성공 DNA는 뭘까? 이 회사의 힘은 먼저 현장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수산업의 특성상 CEO의 현장경영은 필수다.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는 빠른 대응 능력은 현장경영의 하이라이트다.

그간 5척의 노후된 배를 적시에 과감히 교체한 것 등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가족적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대형선망업의 특성상 매달 25일가량은 바다에 선원들이 나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원들의 가족사는 사장이 앞장서 세밀하게 챙겨야 한다. 그래서일까? 박 대표는 2005년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로부터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노사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모범경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요즘 금영수산의 관심사는 ‘참다랑어(참치)’다. 올 초 참다랑어 양식과 가공을 전담할 금영제주참치를 설립했다. 그동안 가공 등 기술 부족으로 제값을 받지 못했던 연근해 참다랑어의 몸값을 높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최초 시도여서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참다랑어 양식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닌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업 현장에서 잡은 참다랑어 중 치어는 해상가두리로 옮겨 키우고 대형 참다랑어는 즉시 가공해 수출할 계획이다. 지름 30m, 지름 25m짜리 각 1개씩 이동식 원형가두리를 선박으로 끌고 나가 잡은 참치 치어를 담아 오는 방식이다.

현재 제주도 인근 해상에 외해가두리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로 활어 운반선 1척도 상시 대기 중이다. 정부에 가두리 지원사업도 요청할 계획이다. 양식을 통해 자란 참다랑어의 성어는 치어보다 최고 100배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참다랑어는 2년에 50㎏ 이상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빨라 수익성이 크며 마리당 최소 15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고급 어종이다.

제주 앞바다는 연중 수온이 섭씨 14~28도로 참다랑어 양식에 적합하고, 적조나 냉수대 피해가 없으며, 참다랑어가 회유하는 길목에 자리 잡아 치어 수급도 용이하다. 특히 세계 참치 생산량의 75%를 소비하는 일본 시장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있어 참다랑어 양식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참다랑어는 국내에서는 거의 유통되지 않지만 일본으로 수출할 경우 최고급 횟감으로 인기를 끄는 고급 어종”이라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고유가와 수산 자원 감소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형선망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곧 대형선망업이 살길”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공동어시장 시설 현대화 시급”

▎박상호 금영수산 대표

▎박상호 금영수산 대표

여름철 수산업계는 비성수기지만 부산공동어시장은 오히려 활기가 가득하다. 든든한 캐시카우인 ‘고등어’가 활기를 띠면서 부산공동어시장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되는 수산물 중 고등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90%에 이른다. 고등어의 제철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최성수기인 12~1월이 되면 고등어의 위판 비중이 90%를 넘어선다.

시설 현대화와 자동화는 부산공동어시장이 안고 있는 오랜 과제 중 하나다. “국내 수산물의 메카인 부산공동어시장은 설립된 지 46년이 지났지만 바다에서 잡아온 고등어를 시멘트 바닥에 던져놓고 위판하고 하역시스템도 재래식으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상장수협으로 불리는 대형선망수협과 대형기선저인망수협, 비상장수협으로 불리는 경남정치망수협, 부산시수협, 서남구수협 등 5개 수협이 2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부산공동어시장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상장과 비상장 수협의 끊임없는 갈등 등 현 지배구조로는 주인의식이 없어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부산공동어시장의 소유구조 개선과 아울러 대형선망 전용위판장과 저온경매장 등 현대화 방안을 제시했다. “수산물도 이제 농산물처럼 수산‘식품’이란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야 구시대적인 위판시스템 개선과 청정위생에 대한 마인드가 도입될 수 있습니다.”

최근 금영수산은 소비자와의 직거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대형선망업의 발전을 위해 선원의 노령화와 어선 노후, 면세유의 비과세 지원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우선 1990년 이후 신조된 어선이 없을 만큼 노후어선의 신조대체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또 “최근 본궤도에 오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따른 정부 지원정책인 면세유 혜택도 하루빨리 ‘원양선망’ 개념을 도입해 비과세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업의 대표주자인 대형선망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그는 현재 1통당 외국인 선원 15명 채용 기준도 완화해 어선원들의 고령화에 따른 젊은 피 수혈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끝으로 “연근해 수산업은 한번 무너지면 백약이 무효”라고 강조했다. 경남 사천 태생으로 자수성가한 박 대표는 ‘3전4기’ 끝에 대형선망업과 인연을 맺었다.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수산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대형선망수협 수석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평소의 지론인 나눔 경영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부경대 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1000만원을 선뜻 기탁하는 등 매년 부경대 수산경영학과 후배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성큼 다가온 가을, 금영수산이 창업 이래 최고 매출을 다시 한번 경신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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