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 지갑 적극 공략하라
50대 중년 지갑 적극 공략하라
현재 45세에서 63세에 속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미국에서 권력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백악관을 지키는 대통령이 베이비붐 세대일뿐더러 재계·군대·법원·미디어 등 각계의 내로라하는 요직은 죄다 베이비붐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다른 나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독 젊음을 숭배하는 광고업계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찬밥 취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광고 마케팅 업계는 77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그들이 편애하는 소비자 집단은 18~49세 연령군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베이비붐 세대가 젊었을 때 스스로 가장 강력한 소비군으로 만들었던 연령군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베이비붐 세대를 제대로 공략하지 않는 기업들은 향후 10~20년간의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우선 50세 이상 미국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2015년에 이르면 모든 베이비붐 세대가 50세를 넘기게 되고 50~75세 연령군이 전체 성인 소비자의 40%를 차지한다.
현재는 36.8%다. 또 그들은 가장 여유 있는 자금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광고 마케팅 업계는 여전히 전체 마케팅 역량의 90%를 18~49세 소비층에 투자하고 50세 이상에게는 10%만 분배하는 양상이다. “대다수의 마케터와 기업 임원들에게 50세 이상의 소비자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온라인 마케팅 조사업체 부머 프로젝트(www.boomerproject.com)의 CEO 존 W 마틴이 말했다.
미국 인기 토크쇼 진행자 제이 리노가 NBC 방송국에서 새로 시작한 토크쇼를 예로 들어보자. NBC 간부진이 리노의 신설 토크쇼의 성공 여부를 18~49세 시청자의 반응만으로 판단하는 게 옳을까? 이 방송의 광고주 중에는 BMW 같은 고급자동차 기업이 있다.
고급차 매출은 이번 불황기에 크게 줄었다.
그들이 반전을 노린다면 누구보다 베이비붐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고급차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52세다. 베이비붐 세대는 가장 오래 일했고 그만큼 재산을 축적했다. 이제 스스로를 위해 쓸 돈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상품에 지갑을 열지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
우선 노년기에 대비해 영양제 같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상조 서비스, 장기적인 건강보험 상품 등이 인기가 높으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훨씬 다양하다. 실제로 50세 이상 인구는 이미 총 미국 소비자 지출의 45%를 차지한다. 인구학자 프랜시스는 이 수치가 2015년에는 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동안 50세 이상 노-장년층의 소비 패턴은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았다. 우선 노-장년층 미국인들은 자녀들이 독립하면서 가구를 새로 장만하기보다는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새 집 인테리어나 가구 장만에 쓰이는 지출 중 40%가 노-장년층 소비자의 몫이다.
새 가구 사는 게 신혼부부뿐이던가?가장 큰 이유는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의 3분의 2가 최소 50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별장에 필요한 새 소파나 테이블, 주방용품을 구입하게 된다. 또한 평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가장이 50세 이상인 6가구 중 1가구가 18세 이하의 자녀를 두고 있다.
문제는 이번 경기 불황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20~40대 독신이나 ‘싱글맘’ ‘싱글대디’들이 다시 부모 곁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광고업계는 아직 이런 정황에 둔감하다. 베이비붐 세대 전문가인 마틴은 광고나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이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연령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50대 이상 소비자를 위한 광고를 만들라고 한다면 곧장 백발의 노인이 골든 리트리버견을 이끌고 해변을 산책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앞에서 얘기했듯 베이비붐 세대 스스로 젊은 소비자층에 집착하는 광고업계의 관행에 일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말해 베이비붐 세대가 18~49세 연령군에 속할 때까지만 해도 이 연령군은 엄청난 수적 규모를 자랑했다.
베이비붐 세대 중 최연장자가 18세가 된 1965년과 그들이 49세가 된 1995년 사이를 비교해 보자. 30년의 세월 동안 18~49세에 속하는 미국인은 7860만 명에서 1억2590만 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50~75세 인구는 훨씬 느린 속도로 증가했다. 하지만 1995년 베이비붐 세대가 50세가 되기 시작하면서 모든 상황은 바뀐다.
예측 가능한 변화였지만 크게 간과된 부분이다. 즉 베이비붐 세대가 노-장년층으로 넘어가면서 18~75세 인구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36.8%(2009년)라는 기록을 세웠다. 1995년 기준 30.4%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미 인구통계국은 상승세가 지속돼 2015년께는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성인 소비자의 4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25년에는 41%에 이른다. 같은 기간 18~49세 인구 증가는 소폭에 그친다는 것이 인구통계국의 전망이다. 게다가 경기 불황이 닥치면서 평균적으로 18~49세 인구가 50세 이상 소비군보다 자금력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지난 9월 전체 실업률은 9.8%였지만 18~49세의 실업률은 10.6%였다.
50세 이상은 7.3%를 기록했다. 공식 실업률 통계가 올라가면서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하지만 지난 1년간 경제활동 중단 인구는 대부분 50세 이하 근로자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경기 불황에 따른 피해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이른바 ‘X세대’(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태어난 인구)에게 더욱 클 것이라고 인구학자 셰릴 러셀은 주장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대부분 부동산 가격이 치솟기 전에 주택을 구입한 반면 X세대는 폭등한 부동산 가격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예전에 비해 크게 오른 주식시장 또한 X세대에게 부담이 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다우지수가 ‘1만 선’을 넘어서기 한참 전에 이미 충분한 주식 투자를 해뒀다.
생균제·미용제품 투자가치 높아그렇다면 어떤 분야가 ‘베이비붐 파워’의 수혜주가 될까? 우선 ‘생균제(probiotics)’ 시장이 유망하다. 생균제는 장내 미생물 균형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이나 물질로 이미 선진국에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노화해가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수명 연장과 건강을 약속하는 제약이나 건강 관련 제품만큼 매력적인 소비처는 없을 것이다.
미용제품 또한 주가가 오를 듯하다. 프록터 & 갬블(P&G)이나 로레알, 존슨 & 존슨은 이미 베이비붐 세대 여성을 위한 미용제품을 출시했다. 항공사와 크루즈업체 같은 여행·오락업체도 50세 이상 소비군의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인구학자 프랜시스는 ‘조부모’로서 베이비붐 세대의 구매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2010년이 되면 전체 조부모의 절반을 베이비붐 세대가 차지한다. 이들은 손자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여행하고 손자를 데리고 테마파크 같은 곳으로 며칠 휴가를 떠나기도 한다. 물론 선물도 아끼지 않는다. 또 다른 수혜주는 금융서비스 산업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를 위해 수입을 증대하고 투자나 저축 등 그들의 자산을 보존 확대하는 데 관심이 많다.
닌텐도 DS 게임처럼 두뇌를 자극하고 훈련하는 게임도 수백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의 환영을 받을 듯하다. 치매 등 정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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