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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플레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화폐경제학』

저자 밀턴 프리드먼 역자 김병주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 02-3604-556 값 1만8000원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은 정부며, 오직 정부뿐이다.”

경제학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통화학파의 수장 밀턴 프리드먼이 강조에 강조를 거듭한 말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은 많다. 석유값이 오를 수도 있고 기업이 담합을 통해 상품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로 상품값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이 같은 요인은 일시적이고 그 영향도 크지 않다고 본다. 충격적인 인플레이션은 오직 정부만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그는 그 이유를 현대 화폐제도에서 찾는다.

금이나 은 등 귀금속과 아무 관련 없는 돈을 새로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은, 말 그대로 ‘오직’ 정부에만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현대 정부가 화폐발행에 대한 강렬한 유혹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화폐를 찍어내는 것일까?

“화폐증발로 정부지출의 재원을 충당하는 것은 마술처럼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정부가 도로를 건설하고 그 비용을 새로 찍은 연방준비은행권으로 지불한다고 생각해 보자. 근로자는 월급을 받고 근사한 도로가 새로 난다. 모두가 이익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 ‘마술’처럼 보인다.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돈을 벌고 없던 길이 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프리드먼은 의문을 제기한다. “도대체 누가 건설비용을 댔는가?” 그는 답도 낸다. “모든 화폐보유자”란다. 하지만 정부가 돈을 찍어내고 싶은 유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은 표면적으로 모든 사람의 소득을 올려준다. 물가가 20% 오르고, 임금이 10% 올랐다 치자. 실질적으로는 임금이 준 것이지만 외관상 임금은 오른 셈이 된다. 당연히 세수도 오른다. “재정이 탄탄하다”는 정치가, 정부의 말이 설득력을 얻게 되고 세금을 조금 내려 인기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돈을 찍어 정부 부채를 줄일 수도 있다. 돈을 찍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면 빚 부담도 준다. 실제로 빌린 돈의 가치가 확실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 정부는 돈을 빌리다 안 되면 돈을 찍어내 다리도 놓고, 인기도 얻고, 빚도 줄인다는 얘기다. 미국이나 일본의 국가부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는 상황에서 왜 전문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지 알게 된다.

이재광 경제전문기자·지역연구센터소장·imi@joongang.co.kr



한 사진기자가 기록한 故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인간 노무현』

저자 박상문 출판사 평민사 / 02-375-8571 값 2만4000원
시간은 너무나 잔인해, 사람들의 기억을 갉아 먹는다. 불평할 일은 아니다. 그것이 인간이고 그렇게 사는 게 우리 삶인 걸. 그러다 문득 사진을 본다. 내 어릴 적, 내 어버이의 청춘, 내 아이의 돌잔치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젊은 나를 본다.

그럴 땐 시간이 역행한다. 해마는 맹렬히 작동한다. ‘아! 그때 그랬지?’ 사진이 갖는 힘이다. 어느 날, 이라크 아르빌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 번 안아보고 싶습니다”며 대열에서 뛰어나온 병사를 움켜 안았다.

충치를 치료한 입 속이 훤히 드러날 만큼 웃으며 안았다. 한 사진기자는 그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독하게도, 그날 대통령이 부대 순방을 마치고 올라선 지프에서 눈물을 닦는 모습까지 담아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를 출입했던 박상문 기자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담은 사진을 모아 책을 펴냈다.

전속 사진사가 아니라 현장 기자가 누른 셔터의 흔적이라 의미가 있는 화보다. 화보 속 고인은 참 많이 웃고 있다. 저자는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그를 이제 역사 속에 묻어두고자 한다”고 했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듯, 이 나라 역사의 한 조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태윤 기자·pin21@joongang.co.kr


모래속의 타조 불황 속에 호황의 싹이 튼다

책 제목의 타조는 천적에 쫓기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는 숨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말한다. 좋은 시절은 끝났다며 숨어버리는 타조가 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현 미주 한국일보 논설위원인 저자는 “호황이 가져오는 헤픔 속에 불황의 씨앗이 있고, 불황 속 허리띠 졸라매기가 호황의 발판이 된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가 25년간 밖에서 본 한국 경제를 담았다.

■ 민경훈 지음

■ 이콘 031-955-7979 / 1만2800원



사장은 오늘도 사람에 목마르다 CEO에겐 오른팔이 필요하다직원 다섯 명으로 시작해 일본 주택 리모델링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모리시타앳리폼이라는 회사의 얘기다. 책의 부제는 ‘실력과 충성으로 무장한 이상적인 오른팔을 얻는 법’이다. 모리시타 사장은 말한다. “회사 성장의 성패는 오른팔에 달렸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빌 게이츠 옆 스티브 발머, 이건희 옆 이학수…. CEO에게 훌륭한 오른팔은 비장의 무기이자 보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 모리시타 요시노부 지음, 이수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031-936-4032 / 1만2000원



지하철과 코코넛 코코넛이 머리에 떨어져 죽는다면?정말 현명하고 정직한 투자 컨설턴트라면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구분하시라”고 돈을 맡긴 고객에게 말할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컨설턴트 자신도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구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불확실성에 대한 얘기를 담고 있다. 결론은 “운에 맡겨라”다. 코코넛 나무 아래서 쉬고 있는데 열매가 머리에 떨어졌다면 그것은 리스크인가, 불확실성인가?

■ 스피로스 마크리다키스 외 지음, 김정수 옮김

■ 비즈니스맵 02-728-0270 / 1만3000원



출퇴근 30분 재테크 직장인을 위한 알짜 재테크 상식

따로 시간을 내서 책을 읽을 여유가 없는 직장인을 위한 재테크 서적이다. 종자돈 마련법, 펀드 투자법, 보험 선택 요령, 내 집 마련 노하우 및 부동산 투자상식을 알차게 담았다. 펀드편에서는 펀드투자의 기본인 펀드 리포트 보는 법부터 주식시황에 따른 펀드 운용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기본기가 탄탄한 책이다. 재테크를 하면서 관련 책 한 권 안 읽는 것은 투자를 돈 놓고 돈 먹기 정도로 생각하는 도박 행위다.

■ 조혜경 외 지음

■ 경향미디어 1644-5613 / 1만1500원



내가 못 본 지리산 지리산을 사는 포토그래퍼사람을 가르는 수천 가지 기준이 있다. 지리산을 가본 사람과 안 가본 사람도 그중 하나다. 하물며 10여 년간 지리산에서 산 포토그래퍼의 삶과 작품이라면….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일요일자 신문 중앙선데이에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이라는 포토 에세이를 기고했던 이창수 사진작가의 산마을 10년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책 절반이 지리산 사진인데, 같은 분량 소설보다 책장 넘기는 시간이 더딜 것이다.

■ 이창수 지음

■ 학고재 745-1722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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