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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유치 발판 삼아 ‘경제 제1도’로 거듭난다

외자유치 발판 삼아 ‘경제 제1도’로 거듭난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발로 뛰는 도지사로 유명하다. 2006년 취임 이후 외자유치를 목표로 지구 6바퀴 거리를 누볐다. 이처럼 집요한 노력은 그동안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

충남발전연구소에 따르면 3년 전 민선4기 출범 이후 충남은 현재까지 총 33건 51억6700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충남 도내에만 9조1546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조5546억원의 부가가치효과를 얻었다(고용유발효과 5만1112명). 전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이보다 훨씬 더 크다.

부가가치효과를 포함하면 총 생산유발효과가 약 24조원에 이른다. “전국 최고의 (외자유치)실적으로 ‘경제 제1도’로서의 위상 정립에 큰 도움을 줬다”고 이 지사는 말했다.

그러나 외자유치 과정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일본의 소니는 LCD 패널 신규 생산라인을 ‘외국투자 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네덜란드의 한 반도체 부품회사는 테크노파크 단지 내 건물을 20년간 무상으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적절한 대안을 상대에게 제시해 설득하고 투자를 유치했다.

“최소 2~3년간의 지속적인 관리가 성공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이 지사는 말했다. 이와 함께 외자유치에 최적의 조직을 구축하려고 ‘투자통상실’을 신설해 투자유치 창구를 일원화하고, 전국 최초로 ‘프로젝트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세계로 나가기보다 먼저 세계를 끌어들이는 그에게 뉴스위크 한국판의 강태욱 기자가 충남 경제의 성장비결과 향후 비전 등을 물었다.



충청남도의 경제성장이 놀랍다. 무엇보다 외자유치 실적이 괄목할 만하다. 2006년 민선4기 출범 이후 충남도는 외자유치 50억 달러, 국내기업 1000개 유치를 목표로 전략적인 외자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10월 말 현재 전체 외자 유치액은 목표를 초과해 약 52억 달러에 이른다. 이미 13개 사가 정상 영업 중이고, 14개 사가 공사 중이다(6개 사는 설립 절차 진행 중).

여기에 국내기업까지 합치면 총 투자유치 금액이 약 46조2000억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이뤄낸 성과여서 큰 의의가 있다.



외자 유치 과정에서 힘들었던 순간은? 일본 소니가 2006년 7월 도내 공장설립에 9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생산 8라인 구역도 외자투자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새로운 ‘외투지역’으로 지정할 경우 신규 라인의 회계처리를 별도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소니 측이 애로를 호소했다.

따라서 기존 7라인의 외투지역을 8라인으로 확대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지식경제부를 설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추가로 9억 달러 유치가 성사됐다.



그런 사례가 많은가? 네덜란드의 반도체 부품회사인 ASM은 충남테크노파크 건물을 20년간 무상 임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도 조례상 산업단지 내 토지는 임대료 보조가 가능해도 건물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건물 임대료를 10년간 지원하는 조건을 먼저 제시하고 건물에도 임대료 보조가 가능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덕분에 2006년 9월 2000만 달러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차례에 걸쳐 추가로 3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외자유치가 지역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하나?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외자유치 1억 달러당 약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며 국내투자도 덩달아 8300만 달러 늘어난다. 외자유치는 선진국 기업을 통한 신기술 이전과 투명한 경영기법 도입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침체 속에선 단 1달러의 외자유치도 국가 경제에 큰 효자 역할을 한다.



국내외 투자자를 발굴해 MOU까지 체결하려면 최소 2~3년간의 꾸준한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MOU 체결 이후에도 투자자의 법인 설립, 공장 설립 등에 따른 행정지원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힘든 길을 걸어왔지만 앞으로도 외자유치를 위해서라면 세계 어디라도 찾아갈 생각이다.



외자유치를 위해 행정조직도 손질했는데. 우리는 도청 내 경제통상국을 투자통상실과 경제산업국으로 분리해 해외투자 유치 업무는 투자통상실에 일임했다. 기존의 정무 부지사직에도 경제전문가를 영입하고, 투자유치 담당관의 직급도 5급(사무관)에서 4급(서기관)으로 격상시켰다.

게다가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은 공무원에겐 번잡한 승인 절차 없이 곧바로 출국 가능하도록 ‘오픈 티켓제도’를 실시한다. 이미 2006년 이후 투자유치 사절단을 수십 차례 해외로 파견했으며 국내에서도 해외 투자유치 설명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



충남도가 다른 시·도에선 찾아보기 힘든 ‘프로젝트 매니저’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들었다. 우리는 국내외 투자유치를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 매니저’제를 운영해왔다. 지역별 매니저를 중심으로 매주 1회 프로젝트 회의를 열어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정보를 공유하면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제도다.

또 투자기업들이 도내 산업단지 입주를 원할 경우 길게는 3년 이상 소요되는 번잡한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해 6개월 안에 입주 가능하도록 규정을 손질했다(지난해 6월 ‘산업단지 인허가절차 간소화 특례법’ 제정). 그 외에도 관련 부서의 문화재 지표조사 과정을 혁신해 인허가 처리 기간을 140일에서 40일로 대폭 줄였다.



향후 투자유치 계획과 전망은?그동안 우리는 주로 자동차·디스플레이·철강·석유화학 등 4대 핵심산업과 연계한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천안·아산·당진·서산을 축으로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유치에 힘쓸 계획이다.

동시에 안면도 관광지 개발과도 연계해(안면도를 동북아 관광중심지로 개발하려는 컨소시엄을 이미 선정) 관광·레저산업을 집중 육성해 고부가가치의 안정적인 고용 창출을 실현할 작정이다.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청사진을 설명해 달라. 대산석유화학단지에 100억 달러의 대규모 외자를 추가로 유치한다는 목표로 인프라를 대폭 개선하고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를 대산단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궁극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 아람코(40억 달러), 아랍에미리트의 정유회사 IPIC(20억 달러), 프랑스의 토탈(5억 달러) 등으로부터 총 100억 달러 유치를 겨냥한 사전 정지작업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모든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려면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요즘 신재생 에너지 분야가 국내외적으로 크게 인기다. 기존의 자원확보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도 태양광, 2차 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분야 투자도 중점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중국 자본을 유치하고자 어떤 노력을 하나? 충남 상하이사무소나 쓰촨(四川) 분소를 활성화시켜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우리의 코트라에 해당)와 유기적인 협력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생각이다.



경주 등 신라문화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백제 문화를 되살리는 노력도 한창이라고 들었다. 70년대 국가 차원의 종합개발이 이뤄진 신라문화권과 동북공정을 계기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고구려 문화에 비해 백제문화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따라서 충남도는 한·중·일 백제문화 유적 탐사와 백제역사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통해 국내외 유적과 유물의 탐사·기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초·중·고·대학생과 외국인 자녀를 중심으로 백제 문화유적 순례단도 운영한다. 아울러 2010년 ‘세계대백제전’ 행사와 연계해 일본 나라현에서 한·일 백제문화 심포지엄을 열어 백제문화 세계화의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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