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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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재편 등에 대비 ‘신한Way’ 리더십 또 필요”
지난달 26일 열린 신한금융 이사회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라 회장을 상근이사로 재추천했다. 사실상 네 번째 회장 연임을 확정한 것이다. 이사회는 무엇보다 신한의 경영 안정을 위해 그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라 회장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4연속 CEO 선임’이란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게다가 2013년 3월까지 3년 임기를 더 채우면 한 금융 그룹에서 총 20년간 CEO를 맡게 된다. 남들은 3년 임기도 채우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그의 승승장구는 정말 놀랍다. 이번엔 후계 승계 차원에서 1년 또는 2년 연임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레임덕이나 내부 혼란 등을 우려해 연임 기간을 일단 유지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 금융계 판도 변화 주도하겠다 = 금융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내 리딩 뱅크의 하나인 신한의 라 회장 4연임에 대해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결정이 나오자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다. 특히 신한과 더불어 국내 4대 금융지주로 불리며 치열하게 경쟁해 온 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등에서 신한의 ‘4기 라 회장 체제’가 어떻게 굴러갈지에 관심이 많다.
신한이 창립 28년 만에 국내 1, 2위를 다투는 금융회사로 급성장한 데는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보기 때문에 4연임에 이목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금융계와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라 회장이 ‘장기 집권’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4연임에 성공한 것은 몇 가지 피치 못할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첫째로 인수합병(M&A)을 통한 금융권 재편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동요하지 않고 영업에 매진하기 위해서는 그의 경륜과 리더십이 더 필요했다는 점을 꼽는다. 현재 금융계 초미의 관심사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외환은행 M&A 문제다. 정부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을 올해 안에 매각할 방침이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도 외환은행을 조만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은행 간 합종연횡에 따라 신한이 규모 면에서 경쟁사들에 한참 뒤질 수도 있는 상황. 신한금융의 시가총액(2월 25일 종가 기준)은 KB금융(18조7000억원)이나 우리금융(10조4000억원), 하나금융(7조원)보다 많은 19조8000억원 상당으로 업계 1위다. 경쟁하는 시중은행들이 무척 신경 쓰는 대목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자산 규모 면에서 KB금융과 하나금융의 향후 움직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2003년)과 LG카드(2007년)라는 큰 매물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던 라 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승부사 기질’이 다시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큰 변화로 인한 금융계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순항하려면 그가 또다시 선장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은 신한의 내부 분위기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 회장은 신한의 조직문화상 직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정신적 지주이자 구심점”이라고 밝혔다. 라 회장에 대한 대주주들의 두터운 신임도 그의 4연임에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 창립 당시부터 인연을 맺은 200여 명의 재일교포 주주의 높은 신임이 이번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7% 내외(추정)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신한을 이만큼 키워낸 라 회장에게 두터운 신망을 보내고 있다.
■ CEO 20년 대기록 세운다 = 라 회장은 한국 금융계에서 원로이자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그는 대인관계의 폭이 넓고 판단과 결정이 빠르며, 일단 결정한 일은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경북 상주 출생으로 선린상고를 졸업한 후 1959년 농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1975년 대구은행 창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고, 1977년 재일교포들이 세운 제일투자금융 이사로 영입됐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상무)로 합류한 다음 1991년 은행장에 선출돼 8년간 행장을 3연임했다. 부회장 2년을 거쳐 2001년 초대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아 9년간 3연임하며 신한을 이끌었다.
28년간 ‘신한맨’으로 지내면서 은행장 8년, 금융지주 회장 9년 등 CEO만 17년을 역임한 데 이어 이번에 4연임에 성공한 것. 그는 학벌, 지역보다 실력과 근성,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중시하는 신한의 기업문화 정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업현장 중심의 경영, 파벌 없는 일사불란한 조직력 등도 그가 만들어낸 ‘신한 문화’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의 장수 비결은 무엇보다 뛰어난 경영성과. 설립 당시 신한은행은 자본금 250억원에 점포 3개, 직원 280명에 불과했다. 그 같은 은행을 2009년 말 기준 자산 304조원, 직원 1만8000명, 시가총액 19조8000억원(2월 25일 기준)에 이르는 초대형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신한은 국내 은행권에서 보기 드물게 후계자를 공개적으로 육성해 온 은행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후보군을 경쟁하게 한 결과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으로 이어지는 후계 구도가 일단 갖춰졌다. 하지만 ‘포스트 라응찬’의 1순위인 신 사장이 사장직을 맡은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안정적 승계를 위해 그의 수업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계는 이 점도 라 회장의 4연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4연임 기간 3년 중 안정적인 후계 승계의 기틀을 마련하는 일도 그에게 주어진 큰 숙제다. 앞으로 라 회장이 ‘신한Way로 새롭게 도약하자’는 경영전략을 얼마나 실현해낼지 주목된다.
인&아웃
■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기아차 美 조지아공장 준공
■ 이상철 LGT 부회장, 입학한 임직원 자녀 590명에게 선물이상철(62) LG텔레콤 부회장은 올해 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임직원 자녀 590명에게 최근 깜짝 선물을 보냈다.
나이, 성별에 맞춰 학용품과 가방을 직접 고른 뒤 자녀 이름이 적힌 편지에 축하 메시지를 담았다. 또 자녀를 출산한 직원이나 배우자들에게 직접 작성한 편지와 미역을 보내는 등 가족친화 경영에 힘쓰고 있다.
취임 2개월 동안 임직원 53명에게 출산 선물을 보냈다. 둘째, 셋째 자녀 출산 시 유아 내복과 놀이용품을 추가로 선물할 계획도 세웠다.
■ 안철수 교수, 포스코 이사회 의장 맡아안철수(48) KAIST 석좌교수 겸 포스코 사외이사가 지난달 26일 포스코 주주총회·이사회에서 포스코 이사회 의장으로 뽑혔다. 그는 2005년 2월부터 포스코 사외이사로 활동해 사외이사 중 가장 오래 이사직을 맡아왔다.
안 의장은 “민영화된 공기업으로서 모범적인 기업지배구조를 만들어 가고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페이스
■ 민영진 KT&G 사장
■ 김용철 한국인삼공사 사장한국인삼공사는 지난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김용철(55) 상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임 김 사장은 전북대 기계과를 졸업한 인삼산업 전문가다. 그동안 한국담배인삼공사 영업국장, 한국인삼공사 홍콩법인 사장, 고려인삼창장, 경영관리본부장(상무)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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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희문(46)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최 사장은 4월 1일 합병해 출범하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을 이끌게 된다. 지난해 10월 메리츠증권에 영입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MBA 출신으로 뱅커스트러스트 부사장, CSFB 이사, 골드먼삭스 상무,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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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 전북은행장 후보전북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김한(56) 유클릭 대표이사를 임기 3년의 차기 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 김 후보는 서울대와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석사)을 나와 대신증권 상무, 메리츠증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전북은행 최대 주주인 김연수 삼양사 창업주의 차남인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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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백 새마을금고연합회장새마을금고연합회는 지난달 26일 신종백(61) 새마을금고연합회 강원도지부 회장을 임기 4년의 제15대 연합회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신 회장은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와 농림부 재직 경력이 있으며, 연합회 이사와 춘천 시의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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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행 IT비즈니스진흥협회장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종전 한국전자거래협회)는 지난달 25일 신임 회장으로 조기행(51) SK텔레콤 GMS 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경기 포천 출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SK E&C 대표이사, SK네트웍스 경영서비스컴퍼니 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말 SKT GMS 사장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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