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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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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6월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4를 공개했다. 그는 선명도를 높인 레티나 디스플레이, 수신율 높은 안테나, 얇은 두께에 튼튼한 강화유리로 처리한 디자인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잡스는 “우리가 만든 제품중 가장 아름답다. 마치 옛날 독일의 라이카 카메라 같다”고 자찬했다.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6월 말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매된 이후 사흘 만에 170만 대가 팔렸다.

잡스가 아이폰4를 소개하는 날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S의 국내 출시 행사를 열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장착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문장)은 “20년에 걸친 삼성의 휴대전화 제조기술을 집대성한 걸작”이라며 “세계의 어떤 스마트폰과 경쟁해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나서 힘을 보탰다. 갤럭시S는 국내에 출시된 후 19일 만에 30만 대가 팔렸다. 애플의 본진인 미국에서도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폰4, 안테나에 발목 잡히나초반에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던 아이폰4는 수신율 저하 문제가 불거졌다. IT 전문 인터넷 매체인 기즈모도·인가젯이 “단말기 왼쪽 아래를 잡을 경우 전화 수신율이 떨어진다”며 설계 결함 가능성을 제기한 것. 실제로 전화가 끊기거나 무선인터넷이

접속되지 않는다는 사용자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잡스는 안테나 결함을 수정할 생각이 없느냐는 한 사용자의 메일에 “그렇게

잡지 말라(Just avoid holding it in that way)”고 답장을 보냈다.

IT업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잡스다운 대응이었지만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급기야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까지 “아이폰4는 대부분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았지만 수신 결함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추천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잡스는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쿠퍼티노 본

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고객에게 29달러짜리 범퍼 케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수

신 불량은 아이폰4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사실 모든 휴대전화는 안테나를 손으로 감싸면 수신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손이 잘 닿지 않는 단말기 아래 부분에 안테나를

넣고, 사용설명서에도 그 부분을 잡지 말라고 명시한다. 아이폰4의 문제는 왼손으로 잡을 경우 엄지손가락 아래 부분, 오른손

으로 잡으면 새끼손가락이 닿기 쉬운 곳에 안테나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 산케이 등이 실험한 결과 안테나에 손이 닿으면 수신

감도가 20dB 가까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의 세기가 거의 100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서효중 가톨릭대 교수(전자공학)는 “휴대전화를 만든 경험이 많지 않은 애플이 디자인 우선으로 아이폰4를 설계하다 보니 실

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미국에서만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표현명 KT 개인고객

부문 사장은 “미국에서 아이폰4를 공급하는 AT&T의 네트워크품질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국내는 전파 환경이 월등히 우

수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은 갤럭시S, 가독성은 아이폰4갤럭시S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비교우위가 4인치 크기의 수퍼AMOLED다.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액정(LCD)보다 색상이 정확하고 잔상이 남는 등의 문제도 없다. 갤럭시S는 PC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 파일 대부분을 돌릴 수 있다. DMB 기능도 갖추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강점을 최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에 비해 아이폰4는 레티나(망막) 디스플레이를 강조한다. 화면 크기는 3.5인치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해상도는 더 높다. 눈으로 화소를 구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해서 ‘망막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잡스는 LG디스플레이에서 만든 이 디스플레이를 소개하며 여러 차례 ‘굉장하다(awesome)’ 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자료 : 삼성전자,애플

▎자료 : 삼성전자,애플

기술적으로는 LCD의 차세대로 자타가 공인하는 AMOLED가 낫다. 단, 지금 갤럭시S와 아이폰4를 비교한다면 무승부라고 하고 싶다. 레티나LCD는 기존 기술의 가장 발전한 모델이고 수퍼AMOLED는 아직도 발전하는 신기술이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보기에는 화사한 갤럭시S가 낫지만 웹페이지나 전자책을 볼 때는 해상도가 높은 아이폰4가 좀 더 깔끔하다.

하드웨어 성능은 비슷한 편이다. 아이폰4는 여전히 배터리가 내장형이라 교환할 수 없다는 점 정도가 다르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는 플래시가 달려있는 아이폰4가 낫다는 의견이 많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소프트웨어다. 특히 응용프로그램(앱)에서 차이가 제법 벌어진다.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 있는 아이폰용 앱은 20만 개를 넘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앱이 10만 개를 넘었다지만 버전별·기기별로 나누면 다양성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차이는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파워유저들에게나 큰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경우라면 SK텔레콤이 기존 휴대전화에서 낯익은 앱들을 잔뜩 깔아놓은 갤럭시S가 편할 수도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SW인 ‘T맵’은 만족도가 높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애플용 콘텐트 관리 프로그램인 아이튠즈다. 아이폰으로 MP3를 듣거나 동영상을 보려면 아이튠즈를 통해 파일을 넣어줘야 한다. PC에 연결한 뒤 마우스로 폴더 채 긁어 넣는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당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튠즈는 기존 매킨토시 컴퓨터나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사용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하지만 스마트폰 초보의 발목을 잡는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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