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essay] 세 가지 낭비를 줄이자
[ceo essay] 세 가지 낭비를 줄이자
2011년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누구나 새 소망을 빈다. 여러 소망 가운데 성별, 연령,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바라는 건 부자가 되는 것 아닐까? 부자가 되는 길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쉽고 우리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세 가지 낭비 습관만 바로잡는다면 개인뿐만 아니라 나라도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우리나라는 푸짐한 상차림 문화의 영향으로 가정에서는 물론 대중음식점에서도 반찬 가짓수를 줄이지 못한다. 낭비되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고치지 못한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생기는 자원·에너지 낭비가 2012년이면 2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를 20%만 줄여도 연간 5조원의 사회·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음식물 낭비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세계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스칸디나비아 국가 가운데 하나인 덴마크의 식사문화는 매우 경제적이다. 가정이나 연회장에서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이 반드시 두 번에 나눠 가져온다. 먹는 사람도 원하는 만큼 덜어 담는다. 불필요한 음식 낭비가 거의 없다. 우리는 딴판이다.
다음으로는 에너지 문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낭비 탓에 연간 손실이 수조원에 이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세계 인구 25위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무려 2억1700만t으로 세계 10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2003년 기준). 1차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5%가 넘는 우리나라가 경제력을 더욱 굳건히 다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에너비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서울 가정의 겨울철 평균온도는 28도라고 한다. 겨울철에 중앙난방이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한겨울에도 반바지나 티셔츠를 입고 생활한다.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 너무 더운 실내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창문을 열어두는 집을 종종 볼 수 있다.
유럽 선진국은 다르다. 우리나라보다 평균 몇 도 낮은 실내온도를 유지해 에너지를 아낀다. 덴마크 기업에 20년 이상 몸담고 있는 필자는 유럽 출장이 잦다. 그럴 때마다 항상 잊지 않고 챙기는 물건이 바로 내복과 핫팩이다. 덴마크에서는 아무리 좋은 특급호텔에서도 겨울철 실내온도를 18~20도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도 내복과 핫팩이 없으면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사교육 열풍을 식혀야 한다. 사교육 때문에 연간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드는지 모른다. 2010년 교육
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의 사교육비 규모는 무려 21조6000억원에 이르렀다. 만일 학교에서 선진국처럼 모든 교과목을 충분히 가르칠 수 있고 학생들도 모자라지 않다고 여긴다면 과외공부는 필요 없을 것이다. 선진 유럽 국가나 미국에서는 (한국 사람을 빼고는) 과외공부를 하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무의식적 습관과 인식 부족으로 낭비되는 자원이 너무 많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습관처럼 낭비하는 건 없는지 주변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렇게 낭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음식물, 에너지, 사교육 비용 낭비만 줄여도 우리나라는 그리 어렵지 않게 부자 나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부자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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