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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고객사랑브랜드대상 >> 재무성과만 좋다고 최고 은행 아니다

2011고객사랑브랜드대상 >> 재무성과만 좋다고 최고 은행 아니다

대구은행은 현재 230개 점포에서 지역 밀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하춘수 행장.

대구은행은 이름 그대로 대구·경북지역 대표 은행이다. 계좌 수 기준으로 대구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은 현재 360만 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대구·경북지역 인구 10명 중 7명이 대구은행 통장을 갖고 있다.

360만 명의 고객은 230개 지점과 2400개의 ATM(자동화기기)에서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

지방은행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부산은행의 지점 수 239개와 비교해 밀리지 않는 네트워크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이 수익성 때문에 점포를 내지 않는 곳에도 진출해 지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밀착 서비스로 대구지역에서 수신은 41%, 여신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비올 때 우산 씌워주겠다”대구은행은 서울에 근거지를 둔 시중은행 못지않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2010년 순이익 2274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1705억원보다 33% 늘었다. 영업이익도 25% 늘어났다.

2005년 이후 6년 중 5년 동안 2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2009년에는 구조조정을 위한 충당금으로 1580억원을 쌓아 순이익이 1705억원으로 줄었다.

꾸준히 성장하는 대구은행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성과의 비결은 ‘지역밀착 경영과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다. 대구은행을 대표하는 슬로건인 ‘가가호호(家加戶好)’는 한 집 한 집 더해 찾아감으로써 지역과 지역민 모두가 좋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하춘수 행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구호로 고객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져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대구은행 진병용 수석 부행장은 “지역 내 고객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많이 갖고 있다”며 “대표적 영업 브랜드인 가가호호 영업을 체계화함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우량 고객에 대해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하 행장은 점퍼를 걸쳐 입고 거래업체를 직접 방문한다. 2009년 행장으로 취임한 후 자동차가 달린 거리만 6만9700㎞에 달할 정도다.

지역 구석구석 다니면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음을 알게 됐다. 특히 지난해 경기불황으로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이들에게는 정말 기댈 곳이 없었다. 대구은행은 기업들이 어려울 때 우산이 되어줬다. 지난해 말 5000억원을 지원했다.

진 부행장은 중소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구은행의 기업 대출 중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라며 “이들은 경기불황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히 어려울 때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제15회 중소기업 금융지원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대구은행은 지역의 믿음직한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동반자로 오래가기 위해서는 격식보다 편안함을 줘야 한다. 그래서 대구은행엔 행장실이 없다. 행장실이라는 명패 대신 ‘HI-CS’라고 적혀 있다. 하 행장의 이름 이니셜(HCS)을 따 ‘하이-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로 행장실 이름을 바꿨다.

‘고객감동드림팀’을 신설해 창구 고객이 많은 지방은행의 성격에 맞는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CS(고객만족)를 강화했다.

영업점에서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 현장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고객불만 현장처리제’를 시행했다. 고객도 인정했다. 대구은행은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2010년도 금융회사 민원발생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이다.

진 부행장은 “직원에게 항상 은행에 찾아오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모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만의 고객감동이 없다면 우리가 지역은행으로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첫 DJSI 아시아퍼시픽 편입지방은행은 지역민과 함께 성장해온 만큼 해당 지역에서는 사랑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도 환영 받기는 어렵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인정받기란 더욱 그렇다.

대구은행은 이러한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지방은행으로는 최초로 미국 다우존스 지속경영가능지수(DJSI) 아시아퍼시픽에 편입되는 성과를 거뒀다.

대구은행은 정부 정책인 ‘녹색’과 본업인 ‘금융’의 결합에 초점을 맞춘 녹색금융 지원으로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지난해 환경 분야 특화 점포인 ‘DGB사이버그린지점’을 개점했다.

이 점포는 수익 일부를 ‘낙동강 생명의 숲 조성’ ‘몽골 사막화 방지 숲 조성’ 사업 등에 기부한다. 진 부행장은 “태양광, 그린IT, 바이오에너지 등 녹색산업은 대구뿐 아니라 국내에서 지원이 필요한 사업 분야 중 하나”라며 “2006년부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녹색산업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상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향토은행에 머물지 않고 최고의 지방은행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31조원인 은행 자산도 35조원 규모로 키우고 2000억원대 순익을 올해에는 32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서울과 경남권을 더 공략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한때 서울에서 10여 개 점포를 운영했다. 외환위기를 맞아 축소해 현재는 소공동과 삼성동, 여의도 세 곳만 운영한다.

진 부행장은 “서울에서는 기업 금융 위주로 영업을 확대하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기업과 함께 개인고객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17일 ‘DGB금융지주’ 전환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구은행과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등 3개 자회사를 갖는다. 앞으로 저축은행과 자산운용사, 캐피털사 등을 인수해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진 부행장은 “재무성과가 우수하다고 반드시 최고의 지역은행이 되지 않는다”며 “재무적 성과를 뛰어넘어 윤리경영, 사회공헌, 환경경영을 모두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을 성실히 수행할 때 진정한 초일류 지역은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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