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초보라면… - 경매 현장에 꾸준히 다녀라
아트테크 초보라면… - 경매 현장에 꾸준히 다녀라
보통 사람이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할 때 또는 초보 컬렉터로 첫걸음을 뗄 때 작가의 이력과 작품을 볼 줄 아는 식견과 정보가 필요하다. 먼저 전문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나 미술관의 아카데미, 주요 전시의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미술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는 화랑 전시와 주요 미술품 경매를 꾸준히 지켜보길 권한다. 전시 설명을 돕는 스페셜리스트를 통해 출품된 작품의 히스토리나 가격의 흐름을 알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미술투자 경험이 없다면 경매회사의 온라인 경매를 통해 출품작의 리뷰를 보고 경매 현장에 직접 가보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 7개 경매회사에서 나오는 출품작의 70%가 1000만원 미만이다. 10만원에서부터 몇 백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온라인 경매의 경우 중저가의 미술품이 대부분이다.
온라인 미술 정보도 다양자신의 취향과 예산에 맞는 작품을 고르기 쉽고 경매회사가 제공하는 경매 레코드(낙찰결과 기록)를 통해 작품 가격의 추이도 살펴볼 수 있다. 1년에 4~5회 정도 열리는 크고 작은 아트페어를 다니며 전시공간의 작품을 직접 보면서 실제 매물을 접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미술 관련 매거진이나 미술전문서적을 통해 작가나 미술평론가, 교수 등 전문가의 관점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은 미술품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고, 미술정보 관련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많아 유용하다.
한국미술정보개발원 사이트(www.koreanart21.com)나 헤럴드 미디어의 아트데이(www.artday.co.kr) 등은 미술시장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좋은 전시를 많이 보고 전문기관의 정보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안목을 갖출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나름의 판단 기준이 가진 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미술품을 살 때는 경매나 미술시장 전문가의 컬렉션 컨설팅 등 어느 정도 객관성이 있는 경로가 구매 때 절차나 작품의 보관, 관리 면에서도 안전하다.
개인이 직접 경매에 참여해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일단 회원가입(보통 10만원의 연회비를 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의 절차를 거쳐 경매 시작 전 응찰자의 자격으로 경매 도록이나 홈페이지, 전시장을 찾아 전시 프리뷰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한다. 경매 당일에는 직접 나서는 공개 응찰과 소정의 양식에 따른 서면 응찰, 전화 응찰을 통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최고 가격을 제시한 응찰자가 낙찰을 받는다. 낙찰 확인을 거쳐 수수료를 포함한 작품 구매대금을 일주일 안에 입금하면 작품을 받을 수 있다.
펀드를 비롯한 간접 투자방법도 있다. 미술품을 사들여 일정 기간 보유 후 되팔아 수익을 창출하고, 펀드 투자자에게 직접 대여해주기도 하는 ‘아트펀드’가 있다. 미술품 펀드 투자 때는 구매와 관련한 자문가 등이 어떤 사람이고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이어진 미술시장 활황기 이후 국내에서도 유수의 화랑과 금융권이 손잡고 간접 투자상품을 잇따라 내놨지만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유력한 투자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영국 ‘파인아트펀드’는 45%의 수익률까지 거둔 전례가 있다. 다만 투자 기간을 비교적 길게 봐야 하며 자본시장 흐름도 살펴야 한다. 또 자산의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
최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가격지수를 연구 개발해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경매시스템이 등장한 1998년을 기점으로, 역대 10년을 결산했다. 기준 첫 해와 이듬해의 낙찰총액은 약 12배 증가했다. 최근 경기가 둔화된 걸 감안하더라도 2010년 기준 488배로 급성장 했다. 낙찰 총액 기준으로 작가 100명과 작품 가격도 공개했다.
경기 회복보다 앞서 호전이런 가격지수는 기관이나 미술시장의 현장에서 미술품 애호가나 투자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또 미술품에 등급을 매기거나, 아트펀드를 운용하거나 미술품을 맡기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회계기준 또는 과세표준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품의 시세는 한두 번 높게 평가된 경매 결과나 전시가격 만으로 평균해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꾸준히 1년 넘게 일정 선에서 거래될 때 비로소 시세(경매회사의 추정가)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미술시장은 호황기를 지난 상태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기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의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시황을 말해주는 지표인 낙찰총액이 2010년 대비 많게는 30% 넘게 올랐다. 낙찰률도 소폭이지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나아지는 것보다 예술품 시장 회복세가 앞서는 양상이다.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위축되긴 했지만 국내 근·현대 작가의 작품은 여전히 주요 작가·작품 군으로 약진을 보였다. 해외 미술시장에서도 폭넓은 소장가를 보유한 스타 작가 군들은 상당수 최고가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술시장의 큰 흐름이 궁극적으로는 경제의 호·불황 시기와 반드시 맞물려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미술시장의 잠재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것이다.
미술품 투자는 트렌드에 민감해 계절별로 변화를 예측하는 건축이나 인테리어, 패션 등의 분야와 달리 적어도 1년 넘게 진득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안목을 길러 자기만의 컬렉션 시각을 가지고 즐기며 향유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단기적인 투기의 유혹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투자가 된다. 더불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산의 가치를 검증할 수 있는 기호와 습관을 갖출 수 있다.
나에게 맞는 컬렉션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다양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장에 나서는 게 실패 확률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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