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달아오르는 오디션 마케팅 - 구청 강사까지 오디션으로 뽑는다
[Trend] 달아오르는 오디션 마케팅 - 구청 강사까지 오디션으로 뽑는다
‘CJ 비즈니스 슈퍼스타K’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CJ그룹은 올 6월 27일 2030세대를 겨냥한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인 ‘CJ 온리원 아이디어 페어’를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국내 최초로 대국민 오디션 심사방식과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인가수를 선발하는 위대한 탄생(MBC)·K팝스타(SBS)·보이스 오브 코리아(엠넷)의 방식을 벤치마킹 한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마감 결과 2565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병철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은 “예상을 웃도는 아이디어가 들어왔다”며 “이번 공모전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점차 넓어지는 오디션 범위CJ는 아이디어를 접수한 2656개의 팀 가운데 우수 아이디어 톱 20을 먼저 선정한다. 여기서 선정된 아이디어를 CJ 계열사 전문가로 이뤄진 멘토단과 함께 가다듬어 6월 27일 ‘파이널 아이디어 페어’를 갖는다. 심사는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 이관훈 CJ 대표, 신병철 부사장,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 등이 맡는다. 일반 국민도 심사에 참여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는 CJ 온리원 아이디어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이날 탄생한 비즈니스 슈퍼스타K 최종 우승팀에게는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상금이 주어진다. 아울러 CJ그룹의 지원으로 해당 아이템이 사업화하고, CJ 계열사에 취업기회도 제공된다. 이제 아이디어까지 공개오디션으로 뽑는 시절이 왔다.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이 일고 있다. 케이블을 넘어 공중파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연속 히트를 치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학원에서도 오디션이 이뤄지고 있다. 사랑애 실용음악학원은 최근 자체적으로 오디션을 열어 선정한 수상자를 위해 싱글앨범을 제작·발매했다. 이승룡 사랑애 실용음악학원 원장은 “학원 수강생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실력 있는 강사진의 책임 있는 지도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팝 열풍을 이을 수 있는 실력파 뮤지션을 양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공개 오디션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아이디어는 물론 파워 블러거, 강사, 디자이너까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정하고 있다. 다양한 직종에서 숨은 진주를 찾기 위한 오디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는 오디션은 ‘오디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어 뷰티 파워 블로거로 선정되면 ‘화장품 평생 무료 이용권’이 제공되는 식이다.
마케팅 업체 대홍기획은 4월부터 매달 2일에 ‘대국민 디자인 오디션: 디자인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오디션에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라도 참가할 수 있다. 참여자는 매달 1000만원 규모의 상금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순위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선정된다. ‘디자인 콘테스트’에서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디자인 티셔츠로 제작·판매할 수 있다.
파워 블로거를 공개 오디션으로 뽑는 행사도 열렸다. 지난해 10월 신선화장품 제니스웰은 론칭 5주년을 맞아 이색 오디션을 개최했다. ‘파워 뷰티 블로거’를 뽑는 오디션이었다. 500명 이상의 이웃을 둔 파워 뷰티 블로거들이 자신의 컨텐트로 경합을 벌이는 방식이었다. 1차 예선에 100여명의 파워 블로거가 참가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심사방식은 공개 오디션과 비슷하다. 제니스웰과 타사 제품을 비교한 내용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 대중이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전문가 평가 20%가 합산된다. 최종 우승한 ‘Best of Best’ 블로거에게는 ‘제니스웰 평생 무료 이용권(1명)’, 오디션에 참가한 블로거들에게는 ‘제니스웰 30만원 상품권’이 제공됐다. 제니스웰 홈페이지에 댓글을 남긴 고객에게는 ‘제니스웰 5만원 상품권과 영화관람권’, 뷰티 블로거의 블로그에 댓글을 작성한 고객에게는 ‘제니스웰 5만원 상품권’이 지급됐다. 제니스웰 홈페이지에서 댓글 이벤트에 참가한 모든 회원에게는 1000원의 적립금이 지급됐다.
공개 오디션의 인기는 온라인 쇼핑몰 업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제이더블유’는 지난해 ‘포토스타J 시즌1’을 열었다. 제이더블유에서 구매한 제품의 포토 상품평을 올린 고객 중 5명이 1차 후보로 선발됐고, 공개투표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가려졌다. 최종 우승한 포토퀸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명품 지갑, 2~5등에게는 제이더블유 적립금이 차등 지급됐다. 공개 투표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추첨을 통해 제이더블유 코디 상품, 제이더블유 적립금 등이 제공됐다.
파워 블로거도 공개 오디션으로공개 오디션을 진행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등장했다. 서울 성북구청은 우수한 강사 채용을 통해 자치회관 프로그램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올해부터 매년 6월, 12월에 정기적으로 ‘강사 선발 오디션’을 실시한다. 운영 중인 프로그램 가운데 시민의 만족도가 낮거나 수강인원이 저조해 개선이 필요한 프로그램, 신규 개설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보다 실력 있는 강사를 채용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이런 공개 오디션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강사 지원자들에 대한 공정한 심사를 진행할 오디션 평가위원은 수강생, 주민자치위원, 전문가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다수의 주민으로 청중평가단을 구성해 이들의 평가점수를 일부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MBC의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벤치마킹 한 방식이다. 아울러 오디션에서 탈락한 지원자가 등록할 수 있는 강사은행제도를 구축해 이들이 다른 강의 기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자치회관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예비 강사가 오디션에 지원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윤찬 이코노미스트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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