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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새로운 전기 맞을 것”

“미국 제조업 새로운 전기 맞을 것”

백가쟁명(百家爭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가의 표정 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 경기지표는 더욱 혼란스럽다. 연초 회복되는 듯하던 경기는 5 월에 고용통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미국 경제의 현재 좌 표가 어디쯤인지 BNP파리바 투자은행의 두 이코노미스트를 만나 미국 안에선 미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짚어봤다. 줄리아 코로나도는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연방준비제도 (Fed)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바 있다. 이후 바클레이즈 캐피털을 거쳐 2009년 BNP파리바에 합류했다. 팀 비츠버거는 2001~2006년 미 재무부에서 근무했고 2006~2009년엔 모기지(주택담보대출)회 사 프레디맥에서 일했다. 둘 다 정부와 민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 아 비교적 균형된 시각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이코노미스트다.





이번 경기 침체의 특징은 뭔가.

코로나도: “과거 경기 사이클은 보면 저점을 찍은 뒤 3~4분기 후부터는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6~7분기까지 경기가 계속 가라앉았다.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집중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폈음에도 회복세는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가계나 기업의 부채조정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헷갈린다. 연초까지는 회복세를 보이다 최근엔 다시 급랭했다. 이유가 뭔가.

코로나도: “금융위기 이후 경제통계에 착시를 일으키는 두 가지 요인이 생겼다. 하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말에 시작됐다는데 있다.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지표가 갑자기 나빠졌다. 이 경우 통계학적으론 계절조정을 위해 두 시기 통계수치를 인위적으로높인다. 이와 반대로 2009년 2분기 통계는 낮춘다. 이로 인해 매해 4분기와 1분기 지표는 좋게 보이고 2분기엔 악화된 것처럼 나타나는 문제가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해 겨울이 너무 따뜻해 또 다른 교란 요인이 생겼다. 대개 겨울엔 임시직을 해고한다. 춥고 눈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다 봄이 되면 다시 고용하는데 지난 겨울엔 임시직을 해고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봄엔 고용이 늘지 않았다. 그게 5월 고용통계가 갑자기 악화된 것으로 나온 이유 중 하나다. 전체 그림을 보자면 앞으로 몇 달 더 추이를 봐야 한다.”



고용시장의 전체 흐름은 어떤가.

코로나도“실업자의 첫 실업급여 신청은 확 줄었다. 그만큼 해고가감소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고용도 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경제활동참가 인구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장기간 일터에서 떠나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 구조적인 실업으로 고착화할 수 있어 문제다.”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임금은 떨어지지 않았나.

코로나도: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30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미국 제조업에서도 30년 만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중국 등지로 떠났던 미국 기업들이 본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다 일본이 본격적인 지진 복구에 나서면서 미국 기업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요인들이 합쳐져서 미국 제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본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두 차례에 걸쳐 2조3000억 달러나 푸는 양적 완화 조치(QE)를 폈고 지난해 9월부터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 정책도 쓰고 있는데.

코로나도: “양적 완화 정책은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Fed가 양적 완화 정책을 펴는 동안 금융시장의 공포지수(VIX지수)는 현저히 안정됐다. 2008년 이후 주가가 오른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실물경기 부양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그렇다면 QE3도 효과가 없나?

코로나도: “그렇지 않다. 지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주택시장이다. 만약 Fed가 모기지채권에 집중해 양적 완화 정책을 편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우리 모기지팀의 추산에 따르면 Fed가 QE3를 단행하면 모기지금리를 50bp(1bp=0.001%)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정도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데 충분하다. 나라면 이번 유럽 정상회담 전에 QE3를 단행했을 것이다. 시장이 예상치 못할 때 전격적으로 카드를 빼 들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Fed는 언제쯤 QE3를 단행할 것으로 보나.

코로나도: “연말 대통령선거 이전에 반드시 단행할 것으로 본다. 8월 잭슨홀 미팅(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및 경제학자 학술회의)이나 9월 FOMC에서 언급할 수 있다.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정치적 입김을 더 강하게 탈 수밖에 없는 만큼 그전에할 수밖에 없다.”



렇게 보는 근거가 있나.

코로나도: “6월 FOMC 이후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서도 행간의 뜻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올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말했다. 2670억 달러라고 덧붙였지만 이는 사족이었다. 올 연말이란 시한을 먼저 말했는데 이는 과거 Fed의 어법에 비춰보면 예외적이다. Fed는 늘 조치의 규모만 말하고 시한은 못 박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연말까지라는 시한을 먼저 언급했다. 오퍼레이션트위스트 연장으로 시간을 벌면서 QE3를 단행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가 다시 차고 있는데.

비츠버그: “미국 재무부는 내년 2월이나 3월쯤 한도가 다시 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대선이 끝난 뒤여서 다행이다. 지금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극한대립을 벌이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입장이 달라진다. 게다가 새 정부 1년 동안은 야당과 밀월관계를 유지한다. 이때모든 협상을 끝내야 한다. 지난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장관은 너무 떠들썩하게 공화당을 압박했다. 언론에 대고 부채한도를 증액하지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파탄 난다고 겁을 줬다.

그러니까 공화당도 정치적 이유 때문에 더욱더 물러설 수 없었다. 내년엔 정부도 바뀌고 의회도 상당수 물갈이가 되는 만큼 막후에서 조용히 협상을 해야 한다.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이를 지켜보고 있다. 매끄럽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미국 신용등급이 한 차례 더 강등될 수 있다.”



내년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감세안이 만료되고 반대로 재정지출은 확 줄어드는 이른바 ‘재정지출 벼랑(Fiscal Cliff)’ 우려도 나오는데 공화당 내 분위기는 어떤가.

비츠버그: “공화당 내에서도 의견차가 크다. 강경 우파인 티파티(Tea Party) 진영은 이상론에 가깝다. 현실 경제보다 이념에 치우친다. 다만존 베이너 하원의장이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은 온건파다. 이들은 민주당과 타협을 추구할 것으로 본다.”



재정적자는 어떻게 줄여야 하나.

비츠버그: “부시 감세안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 길게 보면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안 된다. 결국은 복지지출을 수술해야한다. 미국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복지제도를 그대로 두고선 재정적자를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이를 한꺼번에 하면 충격이 크니까 20~30년 장기계획을 짜서 경제주체들이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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