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내장한 미러리스가 대세
와이파이 내장한 미러리스가 대세
“주말이면 야외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페이스북에 전송합니다. 실시간으로 지인들이 올린 댓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자타가 공인하는 사진 마니아인 직장인 김인범(34)씨. 그는 요즘 삼성 스마트 미러리스카메라에 푹 빠져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부터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스토리 계정이 있는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바로 업로드 할 수 있는 점을 스마트카메라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일반 디지털카메라(디카)를 쓸 땐 수백장을 찍고 나면 메모리카드 용량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집에 가서 하드디스크로 옮긴 다음 온라인에 업로드 하는 데도 꽤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거든요. 직장인에게 주말은 1분 1초가 소중한 재충전의 시간인데 스마트카메라는 그걸 지켜줍니다.”
고화질 카메라면서도 무게는 겨우 222g 무엇이든 ‘똑똑한(Smart) 것이 대세’인 전자제품 시장. 그중 카메라 시장에서도 스마트열풍이 거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러리스카메라 시장규모(금액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커졌다.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미러리스 시장규모가 21만대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4만대 이상 늘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엔 29만대,2014년엔 36만대로 각각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이런 약진은 기존 콤팩트카메라 시장의 축소 추세와 대비돼 한층 도드라진다.
올 상반기 국내 콤팩트 시장규모는 금액으로는 약 40% 감소했고, 판매량도 35% 줄었다. 수준급의 카메라성능과 함께 뛰어난 편의성을 갖춘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9년부터 해마다 약 5%씩 감소를 거듭해왔다.
최근엔 이보다 더 소형·경량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4월 출시한 ‘NX1000’은 ‘보급형 미러리스’라는 모토에 걸맞게 ‘114×63×38㎜’ 크기에 222g 무게로 휴대성을 강조했다. 웬만한 콤팩트카메라만큼 작다. 그런가하면 캐논이 미러리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7월 23일 처음 공개한 신제품 ‘EOS M’은 DSLR에 사용되는 대형 이미지센서를 탑재, DSLR 수준의 고화질을 제공한다. 감도는 ISO100~1만2800까지 지원하며 최대 2만5600까지 확장 가능하다.
초고성능 DSLR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취미생활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고성능이다.최근 미러리스카메라는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와이파이(Wi-Fi)를 내장, 별도 장비나 까다로운 절차 없이도 무선으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마디로‘똑똑한 게 더 똑똑’해졌다. 미러리스의 장점에 스마트 기능까지 결합한 것. 이전에도 와이파이가 내장된 콤팩트카메라가 출시된 적이 있지만 와이파이가 내장된 미러리스카메라는 삼성 스마트카메라가 처음이다.
이스마트카메라는 디지털 기술력 융합의 정점에 있다. 하지만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주변의 가족·지인·친구들과 자신이 찍은 사진을 실시간 공유하면서 함께 볼 때 최대한 편리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감동을 찍고 감동을 나눈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삼성전자의 30초짜리 스마트카메라(NX1000·NX20) CF는 이런 사실을 강조한다. 인기 연예인 한효주와 이제훈이 등장,카메라의 와이파이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서울은 비가 와. 홍콩은?”“홍콩은 날아갈 듯한 아침!” “찍고 또 바로 보냈네?” 서울과 홍콩에서 마치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실시간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시장에서 필름카메라로 대변되던 아날로그 기술은 사장(死藏)된 지 오래지만, 거꾸로 예나 지금이나 카메라를 지배하는 건 아날로그 정서”라며“SNS가 발달한 것도 물질문명 시대에 서로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거세졌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스마트폰보다 우수한 사진 촬영 기능과 스마트폰 수준의 SNS 전송 기능을 동시에 갖춘 스마트카메라는 ‘정밀한 사진으로 현재의 느낌을 나누려는 현대적 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한 집약물이다.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미러리스 시장은 소니와 삼성이 각각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기간 오프라인 시장점유율 1위는 소니로 30%대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삼성으로 26%를 점유하고 있다. 3위는 니콘(15.9%), 4위는 올림푸스(15.5%), 5위가 파나소닉(10.8%)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니콘의 상승세가 단연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시장 점유율 소니, 삼성 순시장조사 전문기관인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러리스 시장은 소니(36.7%)와 삼성(31.3%), 올림푸스(25.4%)의 3강 체제가 확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니콘이 미러리스시장에 본격 진출해 한 자릿수 점유율에서 순식간에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GFK는“올해 3월 한 달간 니콘1 J1 모델이 점유율 19%대를 기록, 국내 출시된 미러리스 단일품목 가운데 최다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카메라 선두 브랜드도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들 테세다. 니콘과 치열한 라이벌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DSLR 업계 1위캐논이 미러리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그간 미러리스를 애써 외면했지만 DSLR과 콤팩트의 장점이 융합된 미러리스의 ‘대세’를 인정한 것이다.
강동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사장은“오는 9월 출시를 앞둔 EOS M이 ‘콤팩트-미러리스-DSLR’로 이어지는 디지털카메라풀 라인업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캐논의 진출로 국내와 전세계 미러리스 시장은 기존 5파전에서 6파전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러리스 시장 유일의 국내기업인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러리스 와이파이 내장은 삼성이 먼저 도입한 고유기능”이라고 강조하면서 “SNS가 널리 활성화된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해 개발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5월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건희회장이 “삼성 카메라를 세계1위로 만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이후,삼성전자는 전사적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다. 8월 독일 베를린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한 미러리스카메라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전용 마켓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은 다음, 카메라로 찍은 고화질의 사진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 회장이 주문한‘세계 최고의 카메라’를 향한 첫 걸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중장년층에 인기가 높은 소니 카메라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안드로이드OS가 적용된 신제품을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아직 광학기술 면에서 소니나 니콘, 캐논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진다. 대신 큰 폭으로 앞선 스마트 모바일 기술력으로 미러리스카메라 시장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스마트카메라로 향후 국내외 카메라 시장의 대세가 될 미러리스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관계자는 “소니는 광학기술에서 타사보다 발전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며 “DSLR 부문에 축적된 기술을 장점으로 업계 선도적역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세한 시기나 사양을 아직 공개할 순 없지만, 9월 이후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기존 제품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형태로,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적합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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