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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ift for the Gothic 괴기스러운 고딕 스타일의 대가

A Gift for the Gothic 괴기스러운 고딕 스타일의 대가



팀 버튼 감독의 베드신은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새 영화‘다크 섀도(Dark Shadows)’는 내켜하지 않는(reluctant) 뱀파이어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와 복수심에 불타는(vengeful) 마녀 안젤리크 부차르(에바 그린)의 몽환적인 섹스신을 보여준다. 너무도 격렬해 벽이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너져 내릴 듯하다.

두 사람은 천장에서 소파로, 벽으로 튕겨져 나가며 서로의 등을 할퀴고 주변의 모든 기물을 박살낸다. 버튼의 첫 베드신치고는 나쁘지 않다.사실 버튼의 영화는 늘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듯하다. 버튼의 길들여지지 않은 상상력을 노골적인 상업화와 혼합한 작품이 ‘유령수업’과 ‘배트맨’이었다면, 1960년대의 드라마를 영화화한 ‘다크 섀도’는 또 다른 도전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진짜 실험작처럼 느껴졌다”고 버튼이 말했다. “촬영장에서는 코미디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웃긴다고 해서 놀랐다. 뱀파이어 영화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기괴한 영역을 건드리는 영화다.”조니 뎁이 주연하는 팀 버튼 감독의 새 영화 ‘다크 섀도’괴기스러운 고딕 스타일의 대가옛 TV 드라마 ‘다크 섀도’는 완전 멜로물이었다.

1966년부터 71년까지 방영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조니 뎁은 어린 시절 켄터키주에서 자라면서 바나바스 콜린스를 우상으로 생각했다. 5년 전 뎁은 버튼이 감독을 맡는 조건으로 그 드라마의 영화 판권을 사들였다. “처음엔 제작사가 그 영화의 분위기를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다크 섀도’ 프로듀서 리처드 재넉이 말했다. “하지만 팀버튼과 조니 뎁이라면 그들이 대본이 아닌 전화번호부를 들고 와도 제작사는 촬영을 승인하게 마련이다.”

장르가 모호한 베스트셀러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그리고 새 소설 ‘뱀파이어 헌터’의 저자인 세스 그레이엄-스미스가 대본을썼기 때문에 이 영화는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고딕 로맨스이자, 공포 풍자물이자, 적응하지못하는 아웃사이더가 되는 섬뜩한 영화다.

이야기는 170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람둥이 귀족 바나바스가 하녀에서 마녀가 된 안젤리크 부차르의 애정공세를 매몰차게 거절한다. 그녀는 실연의 앙갚음으로 그의 가족을 몰락시키고, 그가 진실로 사랑하는 애인을 죽이고, 그를 뱀파이어로 만든다. 군중이 뱀파이어가 된 그를 관에 넣어 매장한다. 약 200년이 지난 1972년 바나바스는 건설 현장의 인부 실수로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옛 저택으로 돌아가 콜린스가문의 명예를 되찾으려 한다.

드라마 ‘다크 섀도’의 팬들은 그 소중한 멜로드라마를 버튼이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린다고 불평했다. 버튼으로서는 그런 반발에 부닥친 적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 ‘배트맨’을 찍을 때 마이클 키튼을 주인공으로 선정하자 사람들은 저급한 코미디(a cheesy comedy)가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버튼이 말했다. “골수팬들은 내가 ‘다크 섀도’를 갖고 장난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사랑과 애정으로 만들었다.”영화 ‘다크 섀도’는 뎁과 버튼이 손잡고 만든 여덟 번째 영화다.

그동안 그들은 영화감독 전기영화 ‘에드 우드’, 문학 작품을 영화로 옮긴 ‘슬리피 할로우’, 어린이용 판타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다양한 영화를 함께 만들었다. 뎁을 처음 스타덤에 올려준 작품도 버튼의 ‘가위손’이었다. 팬케이크 화장,가발, 지나치게 격식을 차린 행동으로 ‘가위손’ 캐릭터는 미남 배우가 극중에서 추한 모습을 보이며 흥행 몰이를 하는 새로운 영화 모델을 탄생시켰다.

“뎁은 무성영화 시대의 론 체이니(‘오페라의 유령’)나 보리스 칼로프(‘프랑켄슈타인’)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버튼이 말했다.

“그래서 그와 일하기를 좋아한다. 그는 스스로 기괴한 옷을 차려 입기 좋아한다. 허영이나 압력이 없다(There’s no vanity or pressure there). 자유롭고 자발적인 연기다(Just freedom and spontaneity).”그런 마술 같은 사고의 결과가 ‘다크 섀도’다. 지난 5년 동안 버튼이 만든 작품 중 가장 성인 취향적이다. 그러나 버튼 자신도 블록버스터는 아니라고 인정했다. 버튼은 꼬불거리는 머리칼을 손으로 빗어 넘기며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했다. “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어떤 영화인지 설명을 못하겠다(I made the movie and I can’t describe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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