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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보험료 5~8% 오를 수도

내년 보험료 5~8% 오를 수도

금융당국 보험사 표준이율 계산식 개편 추진…보험사 역마진 방지책



보험료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표준이율 구조가 바뀔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표준이율 계산식 개편을 추진한다. 되도록 연말까지 결론을 내되, 적용 시기는 보험회사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내년 4월 이후가 유력하다. 표준이율을 낮추는 쪽으로 개편돼 보험료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표준이율이란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주려고 확보한 돈(책임준비금)에 붙는 이율이다.

보험사가 책임준비금을 운용해 얻을 것으로 금융당국이 예상하는 수익률이다. 금융당국은 표준이율이 현재의 연 3.5%보다는 낮아지도록 계산식 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이율 산출에 쓰이는 ‘표준이율 기준금리’와 시장금리(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의 적용 방식을 조정하거나 계산식 자체를 새로 만드는 등의 방식이 거론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표준이율은 저금리 기조와 괴리가 크다”며 “이대로 두면 머지않아 보험사가 심각한 역마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자산을 주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는데,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더 낮아지면 ‘이차(利差·수익률 차이) 역마진’이 커져 자칫 보험금으로 줄 돈이 모자랄 수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 보험사가 자산운용으로 얻는 실제 수익률은 떨어질 공산이 크다. 11월 들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2.78%, 5년물은 2.84%에 불과하다. 3.5%의 표준이율을 적용 받는 보험회사는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가 20~30년 이상 이어지면 보험회사는 실제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때 과도한 역마진 부담을 떠안게 된다. 중소형 보험사는 도산할 수도 있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위험 기준 자기자본(RBC) 비율이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에 걸쳐 있는 보험사가 여럿 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롯데손보가 148.5%로 기준선에 미달했다. 에르고다음(159.6), 흥국화재(167.1%)는 기준선을 간신히 넘겼다. 생명보험사는 카디프생명(162.5%)이 기준선을 소폭 초과했다.

금융당국은 2005년 표준이율 기준금리를 4.0%에서 3.5%로 낮추고 계산식도 바꿨다. 2010년에는 표준이율에 반영하는 시장금리를 회사채 3년물에서 좀 더 안정적인 국고채 10년물로 부분 개편했다. 이번에는 표준이율 기준금리를 3.5%보다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표준이율이 하락하면 보험사는 준비금을 늘려야 한다. 보험사는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하는 만큼 보험료 책정에 쓰이는 예정이율도 내릴 개연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표준이율 하락은 예정이율 하락과 보험료 인상으로 연쇄 작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표준이율 하락으로 무조건 보험료가 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보험사는 준비금 부족분을 메우려고 보험료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표준이율 1%포인트 하락이 그대로 예정이율에 반영되면 보험료는 10~15% 오른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 따라서 현재 예상되는 이차 역마진 0.5%포인트를 보험사가 모두 예정이율 인하로 메우면 보험료는 5~8%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표준이율 손질 배경에 보험사의 경영난을 고객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료가 오르면 단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보험금을 받아야 하는 20~30년 뒤 보험사가 도산해버리면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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