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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혁명에 날개를 달다

스마트폰 혁명에 날개를 달다

11월 현재 가입자 1400만명 넘어…모바일 동영상 시대로 접어들어



지난해 7월 본격 시작된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의 기세가 대단하다. 약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1000만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며 무선통신 시장을 이끌고 있다. 11월 현재 약 1400만명의 가입자가 LT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미 2G 가입자수를 돌파했고 내년에는 3G 가입자수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TE 서비스의 무서운 상승세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처음 LTE를 도입할 당시만 해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이미 대부분의 서비스를 3G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인터넷 속도가 조금 더 빠르다는 것만으로 비싼 통신료를 지불하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통신 3사가 LTE 서비스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근거가 됐다. LTE로 넘어오면서 인터넷 속도는 빨라졌는데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지면 사용을 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정적 전망에도 통신사 간의 LTE가입자 유치 전쟁은 치열했다. 지난해 말 SKT와 KT가 LTE 통신에 가장 적합한 1.8㎓ 대역에 주파수를 놓고 경매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 주파수의 최종 승자는 SKT가 됐고, 낙찰금액은 9950억원이었다. 경매 시초가가 4450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인 셈이다.

이에 “SKT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투자로 승자의 저주”를 맞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이후에는 LGU+와 SKT가 LTE 고객 유치전을 벌였다. KT는 주파수 경매에 패배한 탓에 적당한 주파수가 없어 한참이나 늦은 2011년 11월에나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LTE 서비스 제공을 위해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과정에서 잡음도 많았다.



출혈 컸던 LTE 선점 경쟁우여곡절 끝에 통신3사 모두가 LTE 서비스를 시작했고, 경쟁적으로 전국망도 갖췄다. 통신사들의 무모해 보였던 투자는 LTE 가입자가 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LTE 이용자들은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3G 이용자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LTE 가입자가 느는 것은 통신사들에겐 반갑다. 최근에는 통신사별로 LTE에 특화된 서비스와 콘텐트를 제공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산술적으로 LTE는 3G 통신 속도보다 최소 5배 이상 빠르다. 최상의 조건을 갖췄을때는 14배까지 빠르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LTE를 접했던 이용자들에게선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텍스트 위주의 인터넷 웹서핑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다. 초창기 LTE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져 확실한 서비스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동영상 콘텐트를 마음껏 활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제는 다르다. 전국망이 확실히 갖춰진 지금 많은 사람이 LTE의 놀라운 속도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LTE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조금 빠른’속도에 있다. IT 전문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는 “조금 빠른 인터넷 속도의 차이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며 “본격적인 스마트 생활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고 말했다.

로아컨설팅은 올 8월 ‘LTE 가입자 1000만명 돌파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LTE 가입자가 늘면서 데이터 사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LTE 서비스가 막 시작된 2011년 10월과 2012년 6월을 비교해 볼 때, VOD 동영상 다운로드 건수가 132%, SNS 데이터가 1만3504%, 포털사이트 검색이 8673%, 앱 마켓 이용이 3188%로 늘어났다.

김 대표는 “3G 환경에서 스마트폰의 활용은 느린 속도 탓에 생활을 보조하는 수단 정도였다”며 “LTE로 접어들면서는 스마트 환경에 대한 체험이 완전히 생활이 됐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LTE 보급의 증가가 인터넷 환경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장재현 연구원은 “우선 대용량 동영상 중심의 서비스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TV나 PC 중심이었던 동영상 서비스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예상이다. 곳곳에서 관련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열렸던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볼 수 있는 CJ헬로비전의 ‘티빙’에는 평소 대비 접속자 수가 5배로 늘었다. 반면 지상파 방송 3사의 개막식 시청률은 14%, 최고 시청률 경기(리듬체조 결승전)은 43.3%로,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전(40.3%)과 최고 시청률 경기(61.7%)에 미치지 못했다. 영국 런던과 중국 베이징의 시차를 고려하더라도 큰 차이다. ‘POOQ’나 ‘다음 TV팟’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보급도 점점 더 늘고 있다.

장 연구원이 또 하나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M2M(기기간의 결합) 서비스다. LTE라는 고속 인터넷 망을 갖추면서 기기들이 정보교류를 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과 자동차, PC, TV, 냉장고 등이 결합되는 형태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상태를 점검하고, 스마트폰으로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식물을 살피고 유통기한을 알려주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수 있다.

장 연구원은 “LTE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은 LTE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지 않다”며 “다만 관련 기술과 LTE 전용 콘텐트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신비 부담 커질 우려전국망을 갖춘 통신사들은 LTE 2.0 시대를 선언하고 전용 콘텐트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망 전쟁이 서서히 끝나고 콘텐트 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SKT가 올 7월에 선보인 T베이스볼은 약 3개월만에 77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LTE 콘텐트 성공 사례가 됐다. T베이스볼은 프로야구 중계를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특정 팀이 점수를 냈을 때나 홈런을 쳤을 때 등 조건을 입력하면 해당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알려주기도 한다.

이후 곧바로 접속해 해당 장면을 돌려 보기도 가능하다. 과거 한번 스마트폰 야구 중계에 접속하면 중요한 상황에서 화면이 끊길까 전전긍긍하며 야구를 보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나머지 통신사들도 고화질 VOD 영화나 드라마 콘텐트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월 5000원만 내면 2만4000여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팩을 출시했고, LGU+는 동영상을 마음껏 볼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또 보다 안정적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LTE망 구축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통신사만큼 빠르게 LTE 시장을 노리는 곳이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다. 그 중에서도 게임 개발업체는 LTE 가입자수의 증가가 최고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LTE의 속도면 여러 유저들이 동시에 접속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플레이가 되도록 할 수 있어서다. 모바일 게임 제작 업체도 ‘LTE 전담반’을 구성해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미 온라인 대전게임인 포트리스와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가 등장했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게임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빠른 통신 속도가 요구되는 게임들이다. 이들 게임은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들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LTE의 빠른 통신 속도가 생활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란 예측은 현실이 돼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그만큼 빠르게 늘어나는 통신비가 문제다. 특히 최상의 LTE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선 그만큼 고가 사양의 기기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 허술한 망과 콘텐트 부족에도 LTE 가입자가 늘었던 것은 통신사들의 마케팅이 큰 몫을 차지했다”며 “통신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한 만큼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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