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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with Bike - 서울서 배로 떠나 서해서 자전거 탄다

Travel with Bike - 서울서 배로 떠나 서해서 자전거 탄다

아라뱃길 따라 한강에서 서해로…덕적도 일주 3시간이면 충분



한강 하류에 자리한 서울의 마포, 용산, 양화진 등은 조선시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번잡한 항구였다. 서해안과 한강을 통해 전국에서 조운선을 비롯한 온갖 배가 들락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한강 하구가 휴전선과 겹치면서 뱃길은 끊어지고 서울은 바다와 단절된 내륙 도시가 되고 말았다.

지난해 10월 인천 앞바다와 서울 서단의 한강을 잇는 아라뱃길이 열리면서 서울에 60년 만에 다시 바다길이 열렸다. 물론 현재 바다와 서울을 오가는 배는 주말에만 반짝 운항하는 작은 여객선(여의도~덕적도) 한 척뿐이다. 큰 배가 지날 수 있도록 한강 교량(양화대교)의 교각을 넓히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큰 배를 댈 수 있는 부두도 없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출발여의나루역 근처 한강공원에 설치된 ‘하이서울’ 부두를 출발해 덕적도(인천시 옹진군)를 왕복하는 현대아일랜드호(www.scruise.com)는 토·일 이틀만 운항한다(아침 7시 여의도 출발). 여객선이라지만 70명 정원의 37t급 작은 배여서 얼핏 보면 조금 큰 요트 같다.

배는 최대 시속 25노트(약 45㎞)의 쾌속선이지만 뒤편의 개방 갑판에 자전거 20대 정도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자전거 적재요금은 따로 받지 않는 대신 요금은 다소 비싸다(승객 요금은 왕복 5만7400원). 여객선은 한강유람선은 가지 않는 양화대교 서쪽의 서울 강변 풍경을 볼 수 있고, 아라뱃길을 거쳐 서해로 나가 영종대교, 인천대교, 팔미도를 지난다. 날씨가 좋으면 배 위에서 한강 다리 위로 뜨는 일출을 볼 수 있다.

행주대교를 지나면 바로 아라뱃길이 나타난다. 물길이 이어진 것이 아니라 아라뱃길 입구는 갑문으로 굳게 닫혀 있다. 인천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 9m에 달해서 갑문이 없으면 바닷물이 역류하거나 수위를 조절할 수 없어 배가 다니기 어렵다. 아라뱃길은 길이 18㎞로 폭 80m, 깊이 6.3m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한강과 아라뱃길 수위도 차이가 나서 갑문을 거쳐야 한다.

한강은 강우량에 따라 수위가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아라뱃길과 바로 연결하지 않은 것이다. 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서해갑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익히 아는 갑문이지만 실제 거대한 수문이 열리고 수위가 바뀌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여의도에서 33㎞떨어진 인천터미널까지 거의 2시간이 걸린다.

서해갑문을 벗어나면 먼저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영종대교가 보인다. 길이 4.4㎞, 주탑높이 107m, 상하 2층 교량은 토목공학 기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자동차로 훌쩍 지나면 다리는 도로의 한 부분으로만 느껴지지만 바다에서 보면 새롭다.

인천대교의 위용은 영종대교를 뛰어넘는다. 바다 위로 드러난 해상교량만 18.4㎞에 달해 세계 6위다. 주탑은 높이가 230.5m로 63빌딩(249m)과 맞먹는다. 도로의 가장 높은 곳은 수면에서 90m나 된다.

인천대교를 지나면 배는 오른쪽으로 무의도를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작은 팔미도를 지난다. 팔미도 등대는 1903년 국내최초로 세워진 등대로,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 때 우리 특공대원들이 장악해 상륙작전의 신호를 올린 곳이다. 팔미도를 벗어나면 본격적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멀리 덕적군도의 섬들도 한층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섬 일주도로 27㎞덕적도에는 11시20분 쯤 도착한다. 여의도에서 4시간 이상 걸린 먼 거리다(여의도에서 뱃길로 약 90㎞). 하지만 오후 4시에 다시 출항하기 때문에 섬에서 근 5시간의 여유가 있다. 섬을 여유롭게 일주하고도 충분한 시간이다.

덕적도는 면적 20.87㎢로 대도시의 구(區) 정도 크기다. 국수봉(314m), 비조봉(292m) 등 산이 많고 평지는 극히 드물다.

등산코스로 인기가 높아 배를 타는 사람 대부분은 등산객이다. 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한데, 섬 일주도로를 기본으로 27㎞ 정도의 자전거 코스가 나 있고 표지판도 잘 되어 있다.

가파르고 높은 벗개고개와 성황당고개를 비롯해 크고 작은 고개가 많아 로드바이크보다는 MTB가 적당하고, 체력적 부담이 작지 않다. 거리에 비해 일주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만 휴식과 구경 포함해서 3시간 정도면 초보자도 넉넉하다.

고즈넉한 신비감이 감도는 밧지름해변, 둔덕진 백사장이 아름다운 서포리해변, 온통 자갈로 이뤄진 능동자갈마당이 볼만하다. 인구 1000명 남짓한 작은 섬이지만 선착장 주변에는 식당과 가게 등이 모여 있다. 서포리해변에도 식당과 가게가 있어 큰 불편이 없다.

여유롭게 섬을 돌아보고 싶다면 1박을 하고 일요일 배를 타고 나와도 된다. 덕적도를 한 바퀴 돌고 서울로 돌아오는 배. 항로는 아침에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는다. 아라뱃길을 지나면서 천천히 어둠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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