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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오피스 여전히 노릴 만

강남 재건축·오피스 여전히 노릴 만

국공채 수익률 떨어질수록 반사이익…일본 부동산 시장 흐름 되짚어봐야



대한민국이 늙어 가고 있다. 조로(早老) 현상으로 인구는 고령화되고 경제도 활력을 잃으면서 점차 노쇠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사람의 일생에 비유하자면 성장단계상 초로(初老)의 노인 모양새 같다.

최대 위기는 자산시장에 가장 먼저 찾아왔다. 최근 들어 제1차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은퇴대란이 시작되고 저성장-저금리 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넘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하우스푸어’ ‘렌트푸어’가 양산 됐다. 집을 팔아도 채무와 전세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 ‘깡통전세’도 급증하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가 부동산이 되고 말았다.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금융상품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를 밑돌고 개인들의 운용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예금에 몰리는 등 단기 부동화 현상도 뚜렷하다. 실제로 발행금리가 3%인 30년 만기 국채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임대 수익률이 3~4%에 불과한 강남권 오피스텔에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고착화로 금융, 부동산 할 것 없이 수익률이 낮아 투자자가 갈 길을 잃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지 15년 만에 또다시 큰 어려움이 닥친 것이다. 최대 피해자는 누굴까. 요즘 경기불황으로 취업이 안 되는 20~30대가 불쌍하다고 말하지만 가장 위험한 세대는 역시 준비되지 않은 은퇴를 맞이하는 40대 중반~50대다.

은퇴를 앞둔 은퇴예비군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벌어 놓은 자산도 없는 상태에서 평균 57.4세에 은퇴하는 세대다. 별다른 소득 없이 적게는 30년에서 많게는 50년을 더 살아남아야 한다. 경제위기, 은퇴위기, 자산위기 속에 ‘소득절벽(Income Cliff)’으로 절망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효과적인 은퇴설계 계획을 다시 짜라고 권고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산관리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일반적으로 총자산에서 73.6%를 차지하는 주택은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다. 부동산을 제외하고 남은 4000만~5000만원 정도의 현금을 굴릴 데가 영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물리적 특성상 토지와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적, 장소적 위치를 가진 독특한 재화이고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저위험, 중수익 상품에 해당되며 금융자산에 비해 비교적 안전자산에 속한다.



주택시장 장기 침체 가능성 크지 않아은퇴예비군들은 묻는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불확실성이 증폭된 부동산 시장에서 저성장시대를 맞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는 없을까? 은퇴 후 주거는 과연 어떤 지역, 어떤 주택으로 갈아타야 할까? 가장 효과적인 자산관리 방법은 무엇일까?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현재의 부동산 현실을 살펴보자.

먼저 12월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인구·가계 구조변화에 따른 주택시장변화’ 보고서를 보자.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는 2035년까지 증가세가 유지되지만 증가속도는 1990~2000년대 30만 가구, 2010년대 25만 가구, 2020년대 19만 가구로 느려지고 있다. 주택형태도 소유에서 임대로, 대형에서 소형으로,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각각 빠르게 재편될 거란 예측이다.

1~2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2015년까지 연 평균 신규주택수요는 소형주택(9~19평)은 15만4000호로서 중형(19~29평 14만9000호, 29~39평 6만4000호)이나 대형(39~49평 2만3000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만 임대인의 보증금반환 부담으로 월세로의 전환은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가구증가세가 둔화되고 1인 가구 비중 확대 등 인구·가구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가 되는 2020년부터 이들의 자산매각이 이뤄지겠지만 주택시장이 장기적으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음으로 주택시장에 나타난 인구·가구이동의 방향과 미래의 주거트렌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20년 정도 앞선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은퇴(준비) 계층의 인구이동의 흐름과 도시주택가격의 향방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지난 10년간 도쿄의 인구이동은 젊은층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직주근접, 도심회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도시부동산의 가격 측면에서도 도시재생지구와 복합타운, 자족기능을 갖춘 지역의 집값과 임대료 수준은 주변지역이나 신도시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롯폰기, 미드타운, 신마루노우찌 지구 등과 같은 도시재생지구 내 고밀복합개발타운 그리고 우리나라 명동과 강남에 해당되는 신주큐, 아카사까 지역 등과 같은 도심 역세권의 주거임대료는 매우 비싼 편이다. 주거, 업무, 상업, 문화, 교육, 박물관, 미술관, 컨벤션, 호텔 등의 복합타운, 자족기능을 보유한 도심권의 집값과 땅값, 월세는 높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향후 국내 부동산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국내 부동산 시장도 이런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터이다. 저성장-저금리시대를 맞아 투자환경과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는 만큼 투자자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고성장시대 투자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역발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저성장 시대에 유망한 부동산은 뭘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오피스텔은 여전히 매력적일까. 지난 2~3년간은 오피스텔 전성시대였다. 도시형생활주택과 더불어 오피스텔은 최고의 틈새상품으로 인식돼 인기상한가를 달렸다.

주택경기의 장기 침체, 1~2인 가구 급증, 실질소득 감소, 저금리 기조에다 준주거형제도 도입으로 정부가 오피스텔을 정책적으로 장려하는 바람에 소액투자자들이 몰렸다. 이 때문에 수도권 아파트는 5년 넘게 하락을 지속했지만 오피스텔은 불황기 구원투수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공행진 하던 오피스텔도 고분양가와 공급과잉,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분위기가 예전만큼 못하다. 체력이 바닥나면서 몸값 조정 모드로 반전했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왜 그럴까. 젊은 직장인, 독신자 층을 중심으로 오피스텔은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도심권 주된 주거형태이자 젊은층의 새로운 주거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바닥면적 85㎡까지 난방허용, 5㎡까지 욕실공간 확보가 가능해진 준주택제도가 도입된 이후엔 정책적 수혜로 임대주택사업자의 주된 표적이 된 점도 수요확대 요인이다.

저금리 기조도 오피스텔 인기에 한 몫 하고 있다. 예금금리가 3%대로 인하되면서 금융상품의 대체재로 급부상해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예컨대 1억원을 은행에 맡길 경우 이자는 월 25만원이 채 안 된다. 하지만 오피스텔 임대료는 월 40~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재건축 바닥 탈출론 힘 얻어오피스텔 투자유망지역은 어디일까? 2012년도 이후 오피스텔은 공급과잉우려가 커졌으므로 투자지역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업무 밀집지구를 비롯해 행정관청, 문화인프라, 편의 및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역세권이 최적지다. 광화문, 강남 등 소위 3대 업무중심지구가 대표적이다. 신촌, 관악, 홍대 등 대학가와 용산 등 고급주거단지인근과 여의도, 잠실, 마포, 영등포, 동대문, 구로, 왕십리 그리고 판교, 광교, 분당, 제2동탄, 송도 신도시, 제주도도 관심대상이다.

한때 ‘부동산 로또’라고 불리던 재건축은 바닥 찍고 부활할 수 있을까? 9·10 정부 대책 이후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은 취득세, 양도세 감면시행일인 9월 20일 이후 잠실주공5단지가 채당 5000만~6000만원, 개포주공이 2000만~3000만원이 각각 뛰는 등 반등세가 큰 폭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2년간 유예되고 서울시 소형주택 30% 건립의무비율 쇼크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재건축시장의 악재가 수그러진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장의 바로미터 기능을 하는 재건축이 바닥을 찍고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닌가 하는 ‘바닥 탈출론’이 힘을 얻고 있다.

재건축이란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 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말한다. 반면 재개발은 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시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재건축은 정부정책과 경기변동에 유달리 민감하게 움직이며 얼마간의 투자수요가 잠재하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2008년 이후 재건축은 등락을 거치면서 거품이 상당부분 제거되는 과정을 충분히 경험했다. 한편 재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재건축단지의 빼어난 입지, 희소가치로 인해 개발이익이 크고 투자수익률도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경기 회복 및 규제완화 때 최대 수혜주다. 만약 분양가상한제 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등이 폐지될 경우 재건축은 날개를 달 게 분명하다. 입지조건이 뛰어나고 기존용적률이 낮은(대지지분이 넓은) 대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향후 투자가 유망한 재건축단지는 어디일까?

재건축의 3인방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압구정 현대, 잠실주공5단지를 추천하고 싶다. 개포주공, 고덕주공, 가락시영 등의 저층 단지도 낮은 용적률, 높은 개발예상이익으로 투자매력도가 높으며 여의도시범, 반포한신, 용산 한강맨션, 둔촌주공, 성남신흥주공 등도 유망하다.



오피스는 2015년 이후 공급 과잉 가능성오피스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올해 들어 잘 나가던 수도권 오피스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악화와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늘어나고 투자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도심권과 강남권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증가와 임대수익률이 다소 하락했다.

그렇다고 해서 오피스시장의 수요 감소로 투자매력을 상실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왜냐하면 거액자산가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국공채와 오피스, 상업용 건물 이외에 다른 투자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심권 오피스빌딩의 경우 일정한 임대수익에다 자본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데다 장기투자와 증여, 상속용 투자대상으로 그만한 자산가치를 겸비한 상품은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오피스시장은 글로벌 자금의 주된 투자처로서 국공채와 경쟁하는 특징을 지녀서 대체상품인 국공채수익률(2~3%)선이 하락할수록 오피스 수요는 증가하게 마련이다. 주택은 인구, 가구수, 소득변화 등에 의존하지만 오피스는 업무 관련 산업의 발달정도(LQ지수)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 업무, 금융, 무역, IT, 관광, 서비스분야종사자수가 많아지면 오피스의 투자가치도 상승한다. 다만 오피스도 2015년 이후엔 공급 과잉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박병희 대원에셋 대표는 최근의 오피스 동향에 대해 “경기 불황에도 교대, 신사, 잠실지역일대에 50억~100억사이 중소형 오피스건물을 찾는 매수자는 꾸준하며 매물이 귀한편”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오피스의 유망 투자처는 어디일까? 서울지역은 삼성그룹 등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강남권업무지구(KBD)와 9호선 및 제 2롯데월드 개발이 진행 중인 잠실지역과 KTX복합개발추진계획이 수립된 수서역 일대를 비롯하여 강동, 영등포, 왕십리, 뚝섬, 청량리 역세권 일대를 주목해야 한다.

개발호재가 풍부한 토지도 주목대상이다. 토지는 국지성, 영속성, 개별성의 특징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 경제, 행정적 위치의 가변성과 입지, 수익, 잠재가치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지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인구증감, 소득증대, 기반시설, 토지용도전환, 토지거래허가제, 세제 등이다. 토지는 가치보전기능과 하방경직성이 뛰어난 안전자산이다. 계획, 착공, 준공단계마다 3배씩 상승한다는 3승 법칙도 존재한다.

따라서 토지투자는 장기개발방향을 정한 국토종합계획과 수도권정비계획, 도시계획, 지역개발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등기부등본, 토지(임야)대장, 지적(임야)도,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 토지4대문서의 검증도 필요하다. 다만 토지는 현금흐름이 제한적이어서 실생활에 이용가능하고 수익성, 환금성이 높은 지역에 한정해야 한다.

토지 투자유망지역은 어디일까? 고속도로 및 철도, KTX, GTX 개통예정지를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 착공예정인 제2경부고속도로의 나들목(IC)부근인 하남, 광주와 용인의 원삼면, 양지면, 모현면 일대가 최대 승부처라 할 수 있다. 최문영 레이크랜드 부동산 대표는 “용인 원삼면, 백암면 일대는 땅값도 낮을 뿐 아니라 제2경부도로 개통 때 최대 수혜가 예상돼 물류, 전원주택, 연수원부지 등을 찾는 실수요자들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2자유로의 고양, 파주 일대와 복선화가 완료된 경춘선의 남양주, 양평, 춘천지역과 제주도도 주목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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