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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FOOD - 루바브 르네상스

culture FOOD - 루바브 르네상스

새콤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인 루바브, 미국인들 식탁에 맛바람 일으켜



올 봄 미국인들의 식탁에 ‘루바브(rhubarb)’ 바람이 분다(루바브는 한국에선 대황, 또는 장군풀이라고 불리는 다년생 식물이다). 새콤하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루바브의 맛이 일품인 딸기-루바브 파이는 요즘 미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끈다. 루바브를 이용한 요리는 디저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5월 프랑스 칸영화제 개막식 축하 파티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유명인사들이 루바브를 곁들인 농어 요리를 먹었다. 미슐랭 스타 셰프 앤-소피 픽의 작품이다. 음식보다는 술로 루바브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겐 유명 요리사 장-조르주 봉게리히텐이 최근 뉴욕에 문을 연 ‘ABC 코치나’를 추천한다.

그곳에 가면 루바브-바나나 다이키리(럼에 과일 주스를 섞은 칵테일)와 스파클링 로제 와인에 루바브를 곁들인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또 빙수와 아이스바로 인기몰이 중인 ‘피플스 팝스’(최근 뉴욕에 다섯 번째 매장을 열었다)는 깔끔한 맛의 딸기-루바브 아이스바를 출시했다.

루바브는 최근의 큰 인기[요즘은 채소계의 라이언 시크레스트(미국의 국민 MC로 통한다)로 불러도 좋을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한눈에 알아보지 못 한다. 심지어 루바브를 재배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20년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루바브 농사를 짓기 시작한 데니스 던컨은 “처음엔 여러 채소 중에 루바브가 어떤 것인지 골라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던컨은 콜로라도주 블랙포리스트에 유기농장 ‘하이 앨티튜드 루바브’를 세웠다. 종류에 따라 줄기가 붉은 색을 띠기도 하고 초록색을 띠기도 하는 루바브는 채소인지 과일인지 분간이 잘 안 가는 희한한 식물이다. 원예학적으로는 채소로 정의되지만 요리업계에서는 과일처럼 취급된다.

5000년 전 중국인들이 말린 루바브 뿌리를 장청소에 도움이 되는 약재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건 1800년대 초에 와서였다. 영국의 진취적인 농부 조지프 마이어트가 루바브의 한 종류에 빅토리아(당시 새로 즉위한 영국 여왕의 이름을 땄다)라는 이름을 붙여 시장과 버킹햄궁에 납품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도 곧 루바브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전국적으로 수백만 t씩 팔려나갔다. 하지만 전쟁 중에 설탕이 부족해 배급제로 공급되기 시작하자 루바브의 수요가 급감했다. 루바브 고유의 시큼한 맛을 감하려면 설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후 최근까지 루바브 시장은 활기를 되찾지 못 했다.

‘하이 앨티듀드 루바브’에서는 올해 생산될 루바브와 루바브 뿌리 전량의 판매가 이미 끝났다. 그리고 벌써 내년치 생산량에 대한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던컨은 루바브가 로커보어(locavore,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재배된 먹거리를 즐기는 사람들과 그 운동을 말한다)와 유기농 운동의 연결점에 있다는 사실을 매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았다. 물론 모든 게 한 세기(또는 50세기) 정도 지나면 다시 새로워지는 것이 세상 이치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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