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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ial Report - 2억4000만원짜리 우주여행 선뜻 구매

Spcial Report - 2억4000만원짜리 우주여행 선뜻 구매

부자 전용 서비스 확대 … 회원제 클럽 사교활동도 활발



야경이 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의 특등석에서 프랑스 요리를 즐긴다. 부자들의 소비라고 하면 이런 장면을 흔히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일본의 부자들은 웬만한 호사에 그치지 않는다. ‘부자 비즈니스’ 현장을 따라가 봤다.

비즈니스나 여행으로 세계를 누비는 부자들, 바쁜 대기업 임원 사이에 전세기가 인기다. 도쿄~홍콩 6인 왕복 요금은 약 600만엔(약 7200만원)으로 비싸지만 공항에서 귀찮은 수속 절차나 보안 검사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비행기에 탈 수 있다.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공항에서 대중의 눈에 노출될 걱정도 없다. ‘비서에게도 알리지 않고 갈 수 있는 프라이버시’ 확보가 가능해 기업 총수나 정치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미국의 전세기가 약 1만7000대인 것에 비해 일본의 전세기는 20대에 불과하다. 그만큼 일본에서 전세기는 특별한 서비스다. 전세기 운영사 ‘재팬 제트 차터’의 나가노 준이치 사장은 “100억엔대 이상 자산 규모의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부자 중에서도 손꼽히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것이다.

일본의 여행사는 부자를 겨냥한 상품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마츠미야 히데노리 한큐 여행사 상품개발계장은 “2001년부터 진행한 부유층 맞춤 여행 ‘로얄 컬렉션’의 이용자가 근래 해마다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홍보보다는 ‘나만 발견했다’는 느낌을 주는 홍보가 오히려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대개의 부자들은 바쁜 스케줄로 여행사를 방문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여행사에서 고객의 집을 직접 찾아 여행 계획을 짜 준다. 부자들의 기호는 매우 다양하다. 마츠미야 계장은 “파리에서 매일 다른 호텔에 숙박하거나 1박에 500만엔(약 6000만원)짜리 호텔에 묵기도 하고 해외에서 전세기로 이동하는 부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전담 사진사나 소믈리에를 동행시키는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일본의 여행사 클럽 투어리즘은 2001년 우주여행 클럽을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수백 명의 애호가 회원이 주류였다. 2005년 미국의 여행사 버진 갤럭틱과 제휴해 우주여행 참가자를 모집했다.

응모자는 기존 애호가가 아니라 부자들이었다. 비용이 약 2000만엔(약 2억4000만원)이나 나갔기 때문이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 상품은 출발 전 강의, 실기 강습, 건강 진단을 받고 비행기형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나가 4분간 머무는 상품이다.

아사가와 케이지 클럽 투어리즘 우주여행부장은 “전세계 여행을 이미 경험한 부자들이 새로운 궁극의 여행지로 우주 를 꿈꾼다”고 설명했다. 가격과 안정성에 대한 문의가 적은 게 우주여행 참가자의 특징이다. 2008년에 예정된 출발이 연기돼 아직까지 아무도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그러나 계약금을 낸 고객 중 불평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아사가와 부장은 “우주여행에 참가하는 부자들은 비용이나 위험에 대한 사고방식이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정보 업계에서도 부자 전용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그간 일본 결혼정보 업체에는 여성 회원이 많았다. 미모의 고소득 여성이 좋은 조건의 남성을 찾기 어려웠다. 결혼정보 업체 크레인은 8년 전 부자 남성을 겨냥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징은 남성 회원을 무료로 가입시키는 대신 ‘연봉 700만엔(약 8400만원) 이상’의 고소득 남성으로 가입 조건을 제한한 것이다.

현재 700명 이상의 남성이 가입했다. 연간 40만엔(약 480만원)의 회비를 지불하는 여성 회원이 이 비즈니스의 수익 모델이다. 한 달에 1만5000엔(약 18만원)인 일반 결혼정보 업체 비용에 비하면 비싸지만 이 서비스의 여성 회원 대부분이 남성의 경제력을 중요시하게 여겨 여전히 인기가 높다.

모리 빌딩이 운영하는 회원제 클럽 ‘아크힐즈 클럽’과 ‘롯폰기힐즈 클럽’에서는 부자들의 사교 활동이 활발하다. 아크힐즈의 회원이 되려면 입회비 150만엔(약 1800만원)과 등급에 따라 달라지는 예탁금, 연회비 24만엔(약 280만원), 기존 회원 2인의 추천이 필요하다.

롯폰기힐즈 가입에는 입회비 120만엔(약 1400만원)과 예탁금, 연회비 18만엔(약 210만원)이 든다. 비싼 값에도 두 클럽의 회원 수는 약 4000명에 이른다. 아크힐즈의 회원은 일본 금융사 임원이나 대기업의 총수가 주류다. 60대 이상이 많다. 롯폰기힐즈는 연령층이 아크힐즈보다 낮고 외국인 비율이 높다.



자선, 벤처 투자는 걸음마 단계회원제 클럽에서는 요리·바둑교실·연극 등의 이벤트가 매일 열린다. 강사는 프로바둑기사 등 일류만 초청한다. 이들도 회원이나 회원의 지인이다. 또한 클럽에서는 정·재계 인사들이 세미나를 열어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오오노아키히로 아크힐즈 클럽 총지배인은 “이런 활동을 통해 지위를 내려놓고 회원끼리 친해지는 일이 많아 클럽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교류의 장이 된다”며 “각 분야의 일류가 모이는 장소에서 심리적 안정감과 동시에 자극을 받는 것이 회원제 클럽의 최대 가치”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 자선행사는 매년 4월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열리는 ‘체리블로섬 채리티볼’이다. 국제부인복지협회(ILBS)가 주최하는 행사로 참가비는 4만엔(약 48만원)이다. 올해는 일왕과 왕비, 정·재계 관계자 등 약 500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이런 행사는 많지 않다. 일본에서 부자들의 자선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부유층 전문 컨설팅 회사 루트앤 파트너스의 마스부치 타츠야 사장은 “종교관 때문인지 일본인은 누군가를 돕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에도 저항감이 있어 기부 문화가 뿌리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자선 재단을 설립하는 사례도 있지만 재산이 막대하거나 뜻이 있은 일부 부자들에 한정된다. 마스부치 사장은 “향후 부자들로부터 쓰지 않는 물건을 모아 기부하는 형식의 모델이 보급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의 벤처투자도 확대 가능성도 엿보인다. 현재 일본 세제에서도 벤처 투자는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좀처럼 확산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마스부치 사장은 “우대 적용 기간을 늘리는 등 근본적인 세제 개혁이 시행되면 좀 더 많은 부자가 벤처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에서는 돈을 쓸 곳이 적다’는 불만이 많다. 이들이 써야할 곳에 돈을 쓰기 쉬운 환경과 구조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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