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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기교파에서 정통파로 변신

Car - 기교파에서 정통파로 변신

아시아 시장 노린 플래그십 모델… 넓은 실내와 주행감 돋보여



1. 눈에 띄게 간결해진 센터페시아 2. 독립된 공간을 중시하는 좌석 3. 깊고 넓어진 트렁크
‘아기자기한 멋과 풍부한 감성, 사소한 불편함은 여전’. 푸조나 시트로엥 같은 프랑스차를 대할 때 어김없이 드는 생각이다. 하지만 푸조의 프리미엄 디젤 세단 뉴 508을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 차는 푸조가 아시아 시장을 노려 특별히 제작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실용성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넓은 실내와 간결한 센터페시아, 충실한 주행감을 무기로 독일 디젤 세단에 도전장을 냈다. 곳곳에 푸조 고유의 감성은 남겼다.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푸조 508(2.0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가평을 왕복했다.



귀여운 프리미엄 세단?‘예쁘고 귀엽다’. 푸조 브랜드의 차와 마찬가지로 508 역시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졌다. 푸조를 상징하는 로고가 큼직하게 박힌 뒷태, 앞으로 떨어지는 듯 하면서 살짝 볼륨이 들어간 보닛 등이 포인트다. 최대한 절제하면서 멋을 더한 그릴과 옆 라인도 늘씬하게 잘 빠졌다. 첫인상은 귀엽다는 느낌이 강했다.

문제는 이 차가 BMW 520d와 경쟁하는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점이다. 차의 세그먼트나 가격을 고려해, 중후함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으로는 푸조 고유의 디자인 DNA를 지키다 보니 나온 딜레마라는 생각도 든다.



예전의 푸조는 잊어라가장 놀란 건 탄탄한 주행 성능이다. 4기통 1997cc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출력은 163마력, 최대토크는 34.6kg.m이다. 달려보니 이들 수치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인기인 독일 세단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최대토크는 3400rpm(분당 엔진 회전 수)에서 걸리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앞으로 치고 나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국산차에 비해 적당히 묵직하면서 신속하게 반응하는 스티어링휠(핸들)의 느낌도 좋다. 무엇보다 변속이 부드럽다. 이전의 푸조 차들은 급작스럽게 변속을 할 때 무언가 덜컥 걸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508은 6단 자동변속기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연비 또한 만족스럽다. 제원상에는 L당 14.8km으로 찍혀 있는데 실제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 250km 정도 달린 결과 L당 14km가 나왔다.



실용적인 실내차의 길이는 약 4.8m다. BMW 520d보다 약간 작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바퀴 앞부분의 튀어나온 부분을 줄인 만큼 휠베이스와 뒷부분에 공간을 할애했다. 휠베이스가 현대자동차의 소나타보다 크다. 덕분에 4~5인 가족이 패밀리카로 쓰기에 적당한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 트렁크 공간도 충분하다. 프로필 상에는 골프백 4개를 넣을 수 있다는데, 실제 해 보니 3개는 충분히 들어가지만 4개째는 억지로 밀어 넣어야 할 것 같다.

간결한 센터페시아도 눈에 띈다. 다른 프랑스 자동차를 시승할 때면 대개 필요한 버튼을 찾느라 고생을 했다. 508을 타면서 시동 버튼과 파킹 브레이크를 찾는데 조금 헤맸을 뿐 조작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버튼 숫자가 줄었고 직관적으로 버튼을 배치했다. 시동을 켜면 속도가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나온다. 차의 앞 유리에 비치거나 투명한 유리에 숫자가 표시되지 않고, 검정 바탕의 조그만 모니터에 속도가 찍힌다. 야간 운전이나 빗속 운전에서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 안전하고 편리하다.



푸조의 미래는?새로운 508은 여러면에서 준수하다. 디자인·성능·실용성 등 다양한 요소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대신 고유의 개성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 시승이 끝나고 든 생각이다. 이전의 푸조는 호불호가 강한 차였다. 불편한 요소가 있었지만 매력적인 부분도 많았다. 뉴 508은 차를 평가하는 여러 요소가 평균에 수렴한 느낌이다. 가격은 4750만원이다. ‘1000만원 싼 가격에 BMW 520d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디젤 세단을 몬다’. 508의 도전이 앞으로 푸조의 컨셉트를 결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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