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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빛 바랜 금값, 빛 보는 은값

Money Tech - 빛 바랜 금값, 빛 보는 은값

국제 금값 올해 24% 하락 … 온스당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도
국제 금값이 올 들어 24% 하락했다.



10월 15일 금 1돈 가격이 18만원으로 떨어졌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1돈 가격이 18만원으로 떨어진 건 2011년 5월 11일(17만9000원) 이후 처음이다. 2011년 9월(29만9000원)과 비교하면 35% 넘게 빠졌다. 지난해 말 온스당 1674.8달러였던 국제 금값이 온스당 1276.6달러(10월 14일 기준)로 하락하면서다. 올 들어 24%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의 다우존스지수가 16% 오른 것과 대비된다.

실제로 금값은 주가와 거꾸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경기가 가라앉거나 불투명할 때 투자자가 몰려 금값이 오르게 마련이다. 이른바 ‘안전자산’의 특성이다. 이와 달리 경제가 활기를 띠면 주가는 오르고 금값은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올해 금값 약세가 그렇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금값 하락으로 덩달아 금 펀드 수익률도 떨어졌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23일 금에 투자하는 금 펀드 10개(운용 펀드 기준)는 평균 27% 손실을 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골드선물 상장지수펀드(ETF)’와 KB자산운용의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은 올 들어 20% 떨어졌다. 금 관련 해외업체에 투자하는 ‘기초소재섹터형 펀드’의 수익률은 더 낮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투자신탁(UH)’ 펀드는 연초 이후 마이너스 38%의 수익률을 냈다.



금 펀드 수익률 올 들어 27% 하락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10월 7일 보고서에서 ‘이제는 금을 매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먼삭스는 앞으로 금값이 더 떨어져 내년에는 온스당 평균 131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엘그레인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2018년까지 매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값은 올 들어 평균 온스당 1453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 6월 온스당 1180.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3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에 투자하는 사람도 줄었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신규 가입자 수는 올 봄까지는 매달 2000명을 넘었지만 7월 이후에는 700∼800명에 그친다. 골드뱅킹은 금을 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예금상품이다. 윤태웅 신한은행 여의도PB센터장은 “금값 하락을 대세로 보는 견해가 늘면서 금 투자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달러화 가치와 금리가 오르면서 금의 매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귀금속 전문 컨설팅 업체인 GFMS의 CEO 폴 워커는 최근 한 강연에서 “황금 시대가 끝나고 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값이 내년 중반 온스당 100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 상장 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도 줄었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량(10월 11일 기준)은 890.98t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값 수준이라면 매도에 나설 만하다고 말한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줄어 금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금값이 1200∼135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때 차익을 실현할 만하다”고 말했다. 금값이 계속 떨어지기만 할까?

금값 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진국들이 그동안 경기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을 많이 공급한 때문이다. 달러·유로·엔 가치가 하락하면 금에 다시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또 금의 공급이 제한적인데다 아시아의 견고한 수요도 한 몫 한다.



중국은 금 사재기 분위기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자 인도에 이은 세계 2위 금 소비국이다. 중국금협회(CG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금 구매량은 706.4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CGA는 올해 중국의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000t을 돌파해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10월부터 개인이 해외에서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금의 양을 기존 50g(13돈)에서 200g(53돈)으로 완화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당분간 출렁일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국내 일반인들이 금에 투자하려면 세계 경제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래야 흐름을 읽고 매입과 매도에 알맞은 때를 찾아낼 수 있다. 강유진 연구원은 “금에 투자하려면 국제 정치 이슈, 특히 미국과 관련된 뉴스를 꼼꼼히 점검하는 등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변수는 환율이다. 국내에서 금 적립식 계좌를 개설하면 달러화 기준의 국제 금값에 맞춰 달러로 바꿔 거래하게 된다. 금값이 올라도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금 관련 투자 상품은 세금이 붙고 원금보장이 안 된다. 금 적금이나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매매 차익으로 발생한 차익은 과세소득으로 보고 해당 상품에 대해 15.4%의 이자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윤태웅 센터장은 “금은 안전자산이지만 리스크도 있는 만큼 자산 중 10~15%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초보자들은 실물 금보다는 은행의 골드뱅킹에 투자하는 것이 접근성과 안전성 면에서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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