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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경산업 새로운 기회의 땅

中 환경산업 새로운 기회의 땅

최악의 스모그에 대책 마련 비상 日 기업 쓰레기 처리, 에코시티 건설 적극 참여
중국 수도 베이징 시내가 10월 6일 짙은 스모그에 갇혔다. 테니스와 골프 등 국제대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항공편도 일부 결항됐다.



10월 29일 높고 청명했던 서울의 가을 하늘이 뿌옇게 변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지역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평소의 2배가 넘는 81∼120㎍/㎥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은 최고 255㎍/㎥의 미세먼지가 측정됐다. 중국발(發) 스모그가 한반도를 엄습한 때문이다.

하루 전 중국. 북으로 동북 3성에서 최남단 하이난섬에 이르기까지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스모그가 관측됐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을 비롯해 톈진·허베이성·산시성·허난성 등 20여개 성시에서 스모그가 발생해 ‘황색경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면적의 4분의 1에 이르는 17개 성, 6억 인구가 스모그의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날 베이징의 PM 2.5 농도(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5㎍/㎥)의 약 13배에 달하는 320㎍/㎥까지 치솟았다. 가시거리는 500m 이하로 뚝 떨어졌고, 마스크를 쓴 시민도 부쩍 늘었다. 출근길 차량은 헤드라이트를 켠 채 운행해야 했다.

앞서 10월 20일부터 난방 공급을 시작한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경우 난방 공급 하루 만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도시 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악성 스모그가 발생한 것이다. 11월 초에야 난방이 공급될 베이징에 벌써부터 스모그가 엄습하면서 불안감이 공포감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성장 일변도에 환경오염 극심개혁·개방 이후 30여년의 시간 동안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중국의 이면에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환경오염이 자리하고 있다. 고도성장을 이룩한 동남부 지역뿐만 아니라 내륙 중서부 지역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오염되고 있다. 특히 청정 휴양도시로 알려진 하이난섬 산야시까지 스모그가 발생하자 중국인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외신은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함께 부작용도 제기하고 나섰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 대기오염으로 인한 종말)’란 신조어까지 쓰며 환경오염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와 인재 유치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직 외국인의 탈(脫)중국 현상이 발생하면서 중국 경제발전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올 들어 베이징에 59년 만에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하자 중앙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국무원은 최근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대기오염방지행동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를 10%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역별로 구체적인 절감 수치가 부여됐다. 베이징·톈진·허베이는 25%를 줄이고, 나머지 상하이 주변 장강삼각주는 20%, 광저우 등 주강삼각주 지역은 15%를 감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과 친환경 에너지 보급 확대 계획도 발표됐다. 2017년까지 에너지소비 총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을 65%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대대적으로 장려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 보급을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매연배출 차량과 노후 차량은 일제히 정비하고, 2015년까지 전국 대기오염에 관한 사‘ 전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요식업체에서 발생하는 ‘유연(기름 또는 가스 등이 연소될 때 생기는 검은 연기)’도 관리대상에 넣었다. 환경보호를 위한 주요 조치 중 하나로 평가되는 환경세 역시 수 년 간의 진통과정 끝에 내년부터는 징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여러 매체를 통해 환경세 징수 방안이 이미 국무원에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호를 위한 법제화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오염물질 대청소’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무원은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분야를 7대 전략 신흥산업 중 첫 번째로 지정하고, 2020년까지 5조 위안(약 90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제기한 환경오염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베이징 공중환경연구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 경제발전과 환경보호는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으로 인식돼 왔다. 환경보호 강화로 자칫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보호 산업을 중국 경제를 이끌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도 여전히 가시밭길 여정이 남아 있다. 중국환경과학연구원 차이파허 부원장은 오염관리와 에너지, 산업구조조정을 위한 과감한 액션플랜 마련과 함께, 좀 더 구체적인 관련 법규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보호국 오염관리부 왕지엔 부서장 역시 핵심은 환경보호에 대한 전 국민의 인식전환과 구체적인 실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결국 정부만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류밍캉 중국은행감독위원회 전 위원장은 2020년 중국 유망업종 10개를 선정하면서 법률서비스 다음으로 ‘녹색산업’을 꼽았다. 중국 환경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외국 기업의 진출도 늘었다. 특히 발 빠른 모습을 보이는 기업은 일본 기업이다. 이들은 현재 중국의 환경시장이 20~30년 전의 일본시장과 유사하다고 보고, 과거 일본시장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수처리, 쓰레기 처리, 에코시티 건설 등을 유망 진출 분야로 선정하고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지방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친환경 에코시티 프로젝트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강력한 도시화 정책 추진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도시개발 프로젝트, 특히 에코시티 분야에 대한 지방정부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두 주자는 히타치제작소다. 히타치는 중국 지방정부에 자신이 보유한 ‘에너지 관리시스템’을 활용한 에코시티 건설 계획을 아이디어 단계부터 제안해 참여하고 있다. 텐진에 2020년까지 인구 35만명의 에코시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쓰레기 처리 분야의 거두 가와사키중공업은 중국 기업과 합작 진출해 현지화에 성공한 사례다. 13억 인구와 고도 산업화 탓에 나오는 막대한 양의 쓰레기 처리는 중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안후이성에 최신 기술의 쓰레기 소각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 시멘트 업체인 콘치그룹과 합작으로 CKK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가와사키는 소각로 건설 기술의 대부분을 CKK에 이전해 합작파트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가와사키는 기술 이전의 대가로 향후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쓰레기 소각로 설계 분야에서 자사 기술을 표준으로 이끌어내는 성과도 거뒀다.



2020년 중국 유망업종으로 녹색산업 2위일본 기업의 중국 환경시장 진출 관련해 우리가 눈 여겨 볼 부분은 콴시 구축을 위한 과감한 네트워킹이다. 공공조달이나 환경산업 비즈니스 특성상 정부 관료 등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킹 강화는 필수적이다. 콴시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일본 기업들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과감한 기술 이전을 통해 중국 환경산업에서 일본식 표준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기술 유출을 지나치게 우려해 실기하거나 사업 참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보다는 보다 전략적으로 판단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일본 기업의 전략은 되짚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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