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맞는 암 치료제 ‘동반진단’으로 찾는다
루닛,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분야 협력
약물 투약 전 동반진단으로 치료 효과 검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동반진단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반진단은 암 치료제를 비롯한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규제기관이 기업들이 특정 신약을 개발할 때 동반진단을 함께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추세다. 환자도 이를 통해 개발된 신약을 투여하기 전 동반진단 검사를 받기 때문에, 신약 시장이 확대될수록 동반진단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투약할 수 있는 환자를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한다. 루닛은 AI 기술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기술로 타그리소를 처방할 만한 환자를 선별할 방법을 찾아낸다는 구상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를 처방할 환자를 골라내는 이유는 타그리소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라서다. 이런 환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도 절반가량이라, 나머지 환자들은 타그리소를 투여해도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타그리소 외에도 환자가 특정 암 치료제를 쓰고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동반진단을 활용한다. 최근 암 치료제는 특정 표적(타겟)을 찾아내는 약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치료 효과는 높이고, 치료 비용은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동반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실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를 비롯한 암 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은 해당 약물을 치료제로 쓸 수 있을지 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암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각국의 규제기관도 기업에 동반진단 개발을 장려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동반진단 지침을 마련해 기업들이 신약을 개발하며 동반진단 방법을 함께 준비하도록 조치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업의 치료제와 동반진단의 동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 2016년, 2020년 발표한 동반진단 지침이 대표적이다.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협력을 맺은 만큼, 자사 약물을 개발하며 동반진단 방법을 확보하려는 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기대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차세대 유전체 분석(NGS) 검사를 통해 동반진단 방법을 마련했는데,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는 병리 진단 과정에 루닛의 AI 기술을 적용해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데 썼던 분자진단 방법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며 “타그리소를 쓸 환자는 기존에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이나 NGS를 동반진단의 방법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AI 바이오마커 경쟁 입찰 공모에서 단독 협력 기업으로 선정된 점도 의미 있다”며 “항암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의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기술의 우위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임상 단계에서부터 동반진단을 개발해야 하는 의무가 없고, 국내 시장 자체도 작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해 동반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이 서비스를 소개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NGS 기술로 환자가 특정 치료제를 썼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가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력 제품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원인인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브라카아큐테스트 플러스다. 35개의 암종과 관련한 300여 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온코아큐패널은 FDA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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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투약할 수 있는 환자를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한다. 루닛은 AI 기술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기술로 타그리소를 처방할 만한 환자를 선별할 방법을 찾아낸다는 구상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를 처방할 환자를 골라내는 이유는 타그리소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라서다. 이런 환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도 절반가량이라, 나머지 환자들은 타그리소를 투여해도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타그리소 외에도 환자가 특정 암 치료제를 쓰고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동반진단을 활용한다. 최근 암 치료제는 특정 표적(타겟)을 찾아내는 약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치료 효과는 높이고, 치료 비용은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동반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실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를 비롯한 암 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은 해당 약물을 치료제로 쓸 수 있을지 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암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각국의 규제기관도 기업에 동반진단 개발을 장려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동반진단 지침을 마련해 기업들이 신약을 개발하며 동반진단 방법을 함께 준비하도록 조치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업의 치료제와 동반진단의 동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 2016년, 2020년 발표한 동반진단 지침이 대표적이다.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협력을 맺은 만큼, 자사 약물을 개발하며 동반진단 방법을 확보하려는 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기대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차세대 유전체 분석(NGS) 검사를 통해 동반진단 방법을 마련했는데,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는 병리 진단 과정에 루닛의 AI 기술을 적용해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데 썼던 분자진단 방법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며 “타그리소를 쓸 환자는 기존에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이나 NGS를 동반진단의 방법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AI 바이오마커 경쟁 입찰 공모에서 단독 협력 기업으로 선정된 점도 의미 있다”며 “항암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의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기술의 우위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임상 단계에서부터 동반진단을 개발해야 하는 의무가 없고, 국내 시장 자체도 작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해 동반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이 서비스를 소개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NGS 기술로 환자가 특정 치료제를 썼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가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력 제품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원인인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브라카아큐테스트 플러스다. 35개의 암종과 관련한 300여 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온코아큐패널은 FDA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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