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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THE WORLD IN FOCUS - 이스라엘의 몽니 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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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제네바 임시합의는 이란의 핵시설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역사적 실수”
11월 24일 제네바에서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11월 24일 아침 제네바에서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지연시키는 내용의 합의가 발표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맹비난을 퍼부었다. 네타냐후는 그 합의를 “역사적인 실수”라고 불렀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그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중국·러시아·프랑스에 독일이 추가된 협상단) 사이의 6개월 임시합의에 따라 이란은 유엔이 부과한 제재 중 일부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핵프로그램의 일부를 중단하기로 동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반발을 볼 때 그 합의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대치를 더 위태롭게 만들지도 모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월 24일 예루살렘의 집무실에서 주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측근인 유발 스테이니츠 이스라엘 전략장관은 정부가 이번 합의와 관련한 향후 행동을 검토할 것이라며 제네바 임시합의를 두고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도록 허용할 뿐 아니라 이번에는 아예 국제적인 정당성을 갖고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터무니없는 거래”라고 논평했다.

스테이니츠는 이란이 현재 받는 국제적 압력을 감안하면 “이란의 핵 기반시설을 동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완전히 해체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더 나은 거래가 얼마든지 충분히 가능했지만 이제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집권 연정의 최대 세력인 중도노선 정당 예시아티드를 이끄는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은 “이제 세계가 우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네타냐후의 강경 노선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한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그 역시 제네바 임시합의를 “나쁜 거래”라고 말했다. 그런 견해가 이스라엘의 군부와 정계에 널리 퍼져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원자력기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일한 적이 있는 에프라임 아스쿨라이는 이번 합의가 6개월 시한이 만료되면 6개월 더 연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개월이면 상당히 긴 시간”이라고 아스쿨라이가 말했다. “지금도 이란은 마음만 먹으면 현재 알려진 기술만으로 4개월 또는 6개월 안에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

아스쿨라이는 또 이번 제네바 합의에는 신고하지 않은 이란의 핵시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의 전문가 여러 명이 이란에 그런 시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숨겨둔 소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이번 제네바 합의가 이란 핵프로그램의 군사적 측면과 관련된 시설의 사찰 문제에 관해서는 너무도 모호하다고 아스쿨라이는 덧붙였다. IAEA가 오랫동안 사찰하려 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한 테헤란 동남부의 파르친 기지가 그 대표적인 시설이다.

이스라엘이 이번 제네바 합의에 그토록 발끈하는 이유가 뭘까? 우선 자신들의 우려가 무시되고 자신들의 등 뒤에서 은밀하게 합의가 이뤄졌다는 느낌이 주원인인 듯하다. 11월 24일 제네바에서 합의문 조인식이 끝난 뒤 미국 관리들은 웹사이트 알-모니터, AP통신과 익명으로 인터뷰를 갖고 윌리엄 번스미 국무부 부장관이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차관 등의 이란 관리들과 오만에서 여러차례 은밀히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BuzzFeed)는 실반 샬롬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자체적인 정보 소식통을 통해 미국과 이란의 비밀협상에 관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협상 통로의 존재는 그 얼마 전 이스라엘의 채널 10에 처음 보도됐다.

그러나 그 보도는 미국측 교섭자를 밸러리 재릿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지목했지만 틀린 이야기였다. 이스라엘의 정보가 확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들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 비밀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낌새를 채긴 했지만(사우디아라비아의 정보기관이 제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교섭자가 누구인지 같은 세부 사항은 몰랐던 듯하다.

이스라엘이 분노하는 다른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가 경솔하게 행동했다는 이스라엘인들의 믿음이다. 그들은 이란이 끊임없이 이스라엘의 말살을 획책하고 있는데도 오바마 행정부가 하산 로하니 이란 신임 대통령을 ‘온건파’로 잘못 알고 그와 성급하게 합의에 도달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11월 20일 이란 대표단과 P5+1의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제네바로 향했을 때도 이란 핵정책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이스라엘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리라고 예언하며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중동의 사악하고 불결한 미친 개”이며 “이스라엘인들은 인간으로 불릴 수 없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TV에서 여러 차례 이란의 그런 언급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협상을 위해 제네바에 도착한 어느 ‘고위 미국 관리’는 하메네이의 발언이 “듣기에 불편하지만” 그런 감정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수십 년에 걸친 불신”에서 비롯된 듯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이란과 이란인들에 관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다.”

유대인의 연례 축제인 하누카(봉헌절)가 11월 28일부터 시작됐다. 기원전 160년 유대인들을 말살하려던 안티오쿠스 4세에 의해 더럽혀진 예루살렘 성전을 마카베오 혁명으로 이스라엘의 신 야훼에게 다시 봉헌한 역사에서 유래한 축제다. 이스라엘인들은 적들이 자신들의 인간성을 파괴하고 존재마저 없애려 했던 오랜 역사를 절대로 잊지 않는다.

그 역사에서 가장 최근의 연결고리가 이란 정권이다. 그 때문에 이스라엘인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는 상황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고 싶다는 하메네이의 소원이 핵무장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타냐후가 오래 전부터 이야기했듯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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