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국판 구글 글라스 등장
올 상반기 중국판 구글 글라스 등장
입고, 차고, 쓰는 웨어러블(wearable) 스마트 기기 열풍이 거세다. 전 세계 150개국 3200여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박람회) 2014에서 가장 주목을 끈 제품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였다.
지난해 손목시계나 안경 등으로 포문을 연 웨어러블 시장은 CES를 기점으로 옷·신발·가방 등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됐다.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는 이제 식상할 정도다. 올해 CES는 사람들에게 웨어러블 기기가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며, 무궁무진한 시장잠재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
중국 시장 2015년 2조원대 규모 전망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도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한다. 지난해 스마트워치 ‘톡(Toq)’을 선보인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CEO 내정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퀄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덴 에릭슨의 한스베스트베리 회장 역시 “가장 눈에 띈 것은 웨어러블 기기다. 웨어러블 기기 확산과 함께 센서 간의 통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성장 속도는 가히 빛의 속도라고 불릴 만하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는 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8억 달러에서 올해 15억 달러, 2018년에는 190억 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기업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핫 아이템’을 놓칠 리 없다. 올해 중국 IT업계의 최대 화두 역시 웨어러블 스마트기기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의 주광(朱光) 부총재는 “웨어러블 기기는 IT 전자제품 소비시장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술과 플랫폼, 자원을 총동원해 사용하기 편리한 소비자 친화형 스마트 기기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CES에서 110인치 UHD TV를 선보인 TCL의 리둥성(李東生) 회장도 “모바일 인터넷 발전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가전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시장은 2012년 230만대, 6억 위안 시장 규모에서 2015년 4000만대, 115억 위안(약 2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3년 만에 20배나 몸집이 커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주력 상품은 스마트 워치였다. 최근에는 안경·밴드·신발에 이르기까지 제품 라인업이 다양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새롭게 뛰어든 기업만 10여개다. 이들 중국 기업의 발 빠른 행보를 보면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가 아닌 개척자가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은 벌써부터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의 치열한 각축장이 됐다. 물론 해당 제품을 찬찬히 뜯어보면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흠이다. 두드러질 것 없는 디스플레이는 그렇다 치고, 스마트 기기로서 이렇다 할 혁신 기능이 부족하고 디자인도 신통치 않다.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기기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IT기업의 트렌드에 대한 반응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할 것 같다.
품목별로는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가 주를 이룬다. iiMedia Research가 조사한 웨어러블 소비자의 제품 선호도 및 구매의사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기능은 스포츠(59.5%)와 오락·게임(57.1%)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스마트 스위치(42.9%), 의료 및 건강(33.3%), 원격 제어(31%) 등으로 조사됐다.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의료·건강 관련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의 핵심 상품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2012년 중국의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4억2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2016년까지 23억7000만 위안에 달해 연 평균 56%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삼성이나 구글처럼 시장을 선도하는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 위주로 웨어러블기기가 출시되고 있지만, 대형 시장지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앞으로 시장질서가 급격히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등 기존 스마트폰 업계 강자들이 잇따라 웨어러블 기기 시장 참여를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대형 IT기업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규모를 앞세운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터넷 업계와 가전업계의 짝짓기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바이두는 TCL과 손잡고 ‘붐밴드(BOOM BAND) 팔찌’를 선보였다. 붐밴드는 바이두 산하의 헬스케어 관련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인 두라이프(dulife)와 TCL이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붐밴드의 강점은 바이두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행거리, 소비 칼로리, 수면 상태 등 각종 건강 관련 정보 제공은 물론, 전화와 문자, 알람 등 휴대폰 기능에 생활방수 기능까지 아우른다.
온라인 게임 업계의 거두 성다(盛大) 역시 신세대를 중심으로 쌓아온 막강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용자 편의성을 강조한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프로젝터 업계 1위 업체인 선전야투 그룹은 올 상반기 ‘중국판 구글 글라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 역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13년 모바일 인터넷 및 4G산업화 프로젝트 시행 통지’를 발표해 웨어러블 기기의 R&D 투자 및 산업화 관련 지원책을 마련했다.
위원회는 저전력 웨어러블 시스템, 맨머신 시스템(컴퓨터가 제공하는 제반 정보와 사용자의 판단 간 상호작용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 및 신형 센서,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휴대폰 간 연결 및 공유, 웨어러블 기기의 응용 프로그램 및 시스템 유지 등의 기술을 중점 개발토록 할 방침이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와 4G(TDLTE) 서비스 시행은 웨어러블 기기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수명-디자인 개선 급선무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긴 배터리 수명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스마트 워치의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이 구매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배터리 용량 확대와 함께, 새로운 배터리 충전방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가변성 박막태양광 충전, 체온 충전기술 관련 연구가 그것이다.
자연스럽게 하드웨어(칩, 블루투스, Wi-Fi)의 저가격화와 저전력 소모기술은 웨어러블 기기의 2대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 컴퓨팅 플랫폼과 클라우드 컴퓨팅 연계 소프트웨어 기술도 중요하다. 또한 디지털 전자제품이라기보다 ‘패션 아이콘’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업계는 소비자 특성과 선호도를 반영하여 중국 시장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개발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는 곧 ‘Made for China’의 개념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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