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ers - 불행한 싱가포르인 행복한 인도인
workers - 불행한 싱가포르인 행복한 인도인
네덜란드의 인력파견업체 란스타드의 세계 노동보고서에서 인도 노동자들이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노동자인 반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나라 싱가포르의 노동자들은 가장 불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란스타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높은 소득과 사회 수준에도 불구하고 급등하는 소비자 물가와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인한 경쟁 탓에 불행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전문직 종사자는 적대적이거나 “부적절한” 기업문화와 대하기 힘든 상사, 과도한 업무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64%에 달하는 싱가포르 노동자들은 1년 내에 직업을 그만둘 계획이며 23%는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와 달리 인도에서는 노동자 70%가 “일할 의욕이 충만하며 직장 내에서 적절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인도 일간지 타임즈 오브 인디아의 독자들로부터 불신부터 자랑스러움까지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ID ‘아밋 쵸드하리’는 인도 노동자들이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행복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당연한 일이다. 시대에 맞지 않는 노동법 덕분에 노동자들은 근무를 태만히 하든 파업을 하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뭐든 다 할 수 있다. 기업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사고는 노동자의 잘못으로 발생하지만 늘 책임을 지는 쪽은 경영진이다.”
반면 ID ‘K. P. S. 필라이’는 그 연구 결과가 하반기 선거를 앞둔 집권여당 국민회의파의 앞날을 밝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인도인들은 행복하다. 국민회의파가 항상 승리하는 이유다. 다음 선거에서도 국민회의파가 정권을 잡을 것이다.” 기술집약도시 방갈로르 출신인 ID ‘태즈마니아’는 놀림조로 이렇게 썼다. “우리 주변에 가득한 부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하다.”
란스타드의 연구결과가 날조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그 결과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며 “인도인들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모스크바, 독일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가장 미움받고 가장 불행한 골칫덩이들이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노동자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불행하다. 2011년 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싱가포르인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할 뿐 아니라 가장 냉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빈곤에 시달리거나 전쟁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라크, 예멘,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같은 나라보다 행복 순위가 낮게 나타났다.
갤럽은 148개국의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언제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는지 물었는데, 싱가포르의 경우 절반도 되지 않는 46%가 지난 며칠 새 행복한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나타난 파나마에선 국민 90%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했다. 2012년 이어진 갤럽의 후속 설문조사에서는 싱가포르의 행복 지수가 약간 올랐다.
자기개발 전문가이자 공인 청년상담사인 대니얼 웡은 야후를 통해 싱가포르인들의 정신 상태에 대해 글을 남겼다. “이곳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싱가포르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안다. 생활비, 일자리, 교육, 대중교통, 이민정책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다. 불행한 싱가포르인들이 자신이 불행한 이유로 꼽는 항목들이다.” 웡은 싱가포르인들이 더 행복해지려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기대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얼싱가포르닷컴의 한 블로거는 왜 싱가포르인들이 높은 소득과 생활수준에도 불구하고 불행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낮은 행복 순위는 부가 곧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그 블로거는 적었다. “버스를 한 번 탈 때도 수억 달러를 벌면서 화려하게 사는 다른 싱가포르인들을 보게 되는데 어떻게 행복하겠는가? 싱가포르에는 버스를 타기조차 힘든 사람들도 있는 반면, 부자들의 ‘놀이터’라는 별명도 있다.” 그는 싱가포르인들이 세계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더 오랜 시간 일하며 많은 시민들이 숙면을 취하거나 제대로 된 휴식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명백히 사회 분위기와 업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싱가포르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은퇴 후 앞날이 막막하다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다. 우리 싱가포르인들은 은퇴할 때까지 일하면서 자녀의 건강보험비, 교육비, 생활비와 집값을 지불해야한다. 일하고 저축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는 싱가포르인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겨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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