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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lifestyle - 싱글 인디를 얕보지 말라

culture lifestyle - 싱글 인디를 얕보지 말라

35세 이상의 성공한 미혼 독신여성 그룹, 막강한 경제력 갖고 있지만 광고계와 미디어에 외면 당해
미국 싱글 인디의 1년 지출액이 한 해 1조 달러 선에 달한다.



그런 일들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슈퍼볼 선데이(프로미식 축구 챔피언십 결정전이 열리는 2월 초 일요일)는 여성들의 작은 승리로 평가됐다. 어쨌든 광고에 관해서는 말이다. “성차별적 고정관념이 아니라 빅 아이디어를 위주로 짜여진” 광고가 찬사를 받았다. 미국 서해안과 동해안 광고대행사의 여성 제작 책임자 단체 ‘3 퍼센트 컨퍼런스(3 Percent Conference)’의 평가다.

맞는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명백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싱글 인디(Single Indies, 독립적 독신여성)에 고개라도 까딱한 광고대행사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싱글 인디는 35세 이상의 성공한 미혼 독신여성을 가리킨다. 그리고 광고업계의 관점에서 가장 중시하는 성공한 사람들이다. 무시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집단이다. 미국 싱글 인디의 1년 지출액이 한 해 1조 달러 선에 달한다. 그런 사람들이 2800만 명이나 된다. 광고와 미디어에선 이들 주머니 두둑한 실력자들의 존재가 어느 모로 봐도 느껴지지 않는다.

“광고에 여성은 보이지 않는다. 또는 남자가 주인공이고 여자는 들러리로 나온다. 아니면 엄마 역할로 묘사된다.” ‘3퍼센트 컨퍼런스’의 설립자이며 ‘머터널 인스팅트’ 광고대행사의 창업자 겸 제작책임자인 캐트 고든이 말했다. “독신여성이 대단히 이색적이고 모험적인 여행을 다니고, 직접 소득을 올리고, 돈을 모으며, 고등교육을 받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광고에선 여성이 아직 1950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광고계뿐이 아니다. TV 프로그램 특히 여성 채널들만 대강 훑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35세 이상 독신녀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있다 해도 외롭다고 우는 소리를 하거나 안쓰러운 올드미스들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중 과반수는 ‘배철러(The Bachelor, 독신남 짝찾기 리얼리티 쇼)’ 부류다. 여성들이 능력있는 독신 남성의 손을 잡으려 아귀다툼을 벌인다.

그리고 자신을 선택해 준다면 가족·친구·직장을 모두 버리고 어느 도시든 달려가 왕자님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한다는 스토리다. 또는 ‘브라이드질라(Bridezilla, 예비신부 리얼리티쇼)’나 ‘진짜주부들(Real Housewives)’ 시리즈(그리고 그 짝퉁 프로들)와 같은 과다. 결혼했거나, 하려는 참이거나,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아주 못되게 행동한다.

누구 책임일까? 미디어 측은 광고주들을 탓한다. 어느 케이블 방송국 대표가 최근 뉴스위크에 말했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데 광고주들이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 우리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그들이 댄다.” 광고업체는 그들대로 미디어 업체들이 질 낮은 제품을 내놓는다고 탓한다.

그러나 양쪽 모두 여성에 관한 시대착오적인 가정 위에서 일한다. 그리고 구시대적이고 동시 발표되는 ‘리서치’에 크게 의존한다(쉽게 말해 소비자 표적 집단 조사, 닐슨 시청률 조사, 그리고 업계를 이끄는 사람들의 직감 말이다. 이들 업계는 백인 남성들이 주류를 이룬다). 아무도 실제 통계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엿 같은 일이다.” ‘미디어&뉴스 여성’의 대표이자 ‘TV의 꺼림칙한 즐거움에 관한 불편한 진실(Reality Bites Back: The Troubling Truth About Guilty Pleasure TV)’의 저자인 제니퍼 L 포즈너가 말했다. “미디어 업체들은 광고주들을 떠받들고 광고주들은 미디어 업체들에 봉사한다. 하지만 모두 여성들은 우습게 여긴다.”

“모든 소비제품 항목 전반에 걸쳐 여성의 구입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여성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소셜미디어 이용을 선도하며, 사상 유례 없이 많은 돈을 저축한다”고 고든이 덧붙였다.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살며 벤처기업이나 중견기업들과 함께 일한다. 모두 작은 이익을 짜내려고 애를 쓴다. 이 같은 막대한 기회를 아무도 보지 못한다.”

이는 1990년대 후반의 상황을 연상케한다. 동성애자 남성들이 좋은 고객임을 광고주들이 깨닫게 됐다. 결혼하지 않고(할 수 없었다), 자녀가 없고, 그리고 하나의 인구집단으로서 나이가 들수록 많은 돈을 모았다. 더 중요한 사실은 명품과 고급서비스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핑크빛 달러를 겨냥한 초기의 시도는 코미디에 가까웠다. 바이어컴은 ‘게이’ 방송인 로고(Logo)를 설립했다. 한 1년간은 동성애 영화 ‘프리실라(Priscilla Queen of the Desert)’가 무한 반복되는 듯했다.

거의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동성애자들이 결혼할 권리를 (서서히) 얻고, 아이를 입양하는 커플도 많다. 그들의 재량소득은 쌓여간다. 그리고 이제 광고주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으로 싱글 인디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실마리를 잡지 못한다. 싱글 인디는 틈새시장이 아니다.

“그들이 얼마나 큰 인구집단인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브랜딩 및 마케팅 회사브랜드와이즈 사장이자 자칭 ‘깨달음을 얻은 광고인’ 제이미 던햄이 말했다. “이들은 소규모 집단이 아니다. 싱글 인디는 전체 성인여성의 3분의 1에 가깝다. 가처분소득을 갖고 있다. 여행을 다니고, 가사용품을 구입하고, 가족에 들어가는 지출이 없기 때문에 고급 차를 들여놓는다.” 하지만 대다수 광고는 핵가족에 맞춰져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오늘날 핵가족의 비율은 22%에 지나지 않는다. 1960년대에는 44%였다.

“설득하기 어려운 집단은 남성 소비자 그룹이라는 이론이 있지만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BBH 뉴욕의 전 회장이며 MakeLoveNotPorn 과 IfWeRanTheWorld.com의 설립자인 신디 갤럽이 말했다. “여성은 소비하고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서로 공유한다. 남성용 브랜드까지 포함해 어떤 브랜드든 여성을 겨냥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여성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2013년 NBC유니버설의 인티그레이티드 미디어 그룹이 조사를 실시했다. 싱글 인디들은 사회적인 성공에 그치지 않았다(석사학위 소지자 중 59%를 차지한다). 자동차에 220억 달러(독립적인 남성의 5배), 엔터테인먼트에 200억 달러, 음식에 500억 달러를 지출했다.

어쩌면 싱글 인디에 생긴 변화의 최대 원인은 소셜미디어, 그리고 그것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데 있을지 모른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이용자 중 여성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이들 사이트에서 보내는 시간이 남성들보다 30% 많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정보검색과 사회적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예전에는 기분 나쁜 광고를 보면 ‘에이, 저 제품은 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궁시렁거리는 게 전부였다”고 고든이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 집단 안의 모든 구성원에게 알리는 메커니즘이 있다. 제품 브랜드들도 그 점을 인식한다. 소비자들을 무시했다가 그들에게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브랜드가 되면 정말 망신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경고 사이렌이었다. #notbuyingit(사지 않겠다) 같은 해시태그(주제어 분류 태그)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모으는지 광고주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견제와 균형 기능이 생겼다. 이젠 숨을 데가 없다. 소비자들이 큰 소리로 불러낸다.”

그러나 의문은 남는다. 요즘은 게리 베이너처크가 말하는 이른바 ‘생큐 경제(Thank You Economy)’다. 기업들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고객들을 인정하고 보상하고 맞다, 감사를 표시함으로써 성장한다. 그런 경제에서 누가 싱글 인디에게 감사 표시를 하는가? 그리고 그들이 기꺼이 지출하고자 하는 수조 달러 중 일부를 누가 받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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