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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시장의 최신 4대 키워드 - DIY·품앗이·쇼핑·표준화

전원주택 시장의 최신 4대 키워드 - DIY·품앗이·쇼핑·표준화

1. 강원도 영월에서 DIY 방식으로 목조주택을 조립하고 있다. 2. 김성용씨가 경기도 양평에서 인터넷 동호회 ‘집짓기 두레’ 도움으로 귀틀집을 짓고 있다. 3. 집 공장에서 제작한 미니 목조주택을 현장에 반입해 조립하고 있는 모습. 4. 조립이 완료된 이동식 미니 목조주택.



집을 혼자서 직접 짓거나 품앗이로 짓거나, 아니면 집을 사서 쓰거나 찍어내거나…. 최근 전원주택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풍속도다. 요즘 전원주택 수요자들은 본인이 사용할 집을 DIY(Do It Yourself) 방식으로 직접 짓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여럿이 힘을 합쳐 두레 방식으로 짓는다. 아니면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골라 홈쇼핑처럼 집을 주문한다. 그러면 업체가 집을 트럭에 실어 배달해 준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수요자의 취향 때문일 수도 있고, 장기 침체의 그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주택의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실용성과 편의성을 먼저 찾는 데 따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전원주택 시장에 크기나 겉모습보다는 질과 가치를 중시하는 ‘똑똑한 소비’가 늘면서 나타나는 소비트렌드라는 얘기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아파트와는 달리 전원주택은 소비자의 수요 변화가 그때그때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레고 블록 쌓듯 이틀이면 뚝딱뚝딱요즘 전원주택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소비 트렌드는 바로 DIY형이다. DIY형은 본인이 사용할 집을 손수 짓는 형태다. 어린이들이 레고 블록을 쌓거나 비행기·자동차 등의 완구를 조립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시·컨벤션 전문업체인 홈덱스 이승훈 사장은 “DIY는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 정도에 이르렀을 때 활발해지는 분야”라고 말했다.

DIY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가 쉽다는 점이다. DIY 주택은 미리 공장에서 가공한 자재를 묶음 단위로 판매한다. 이를 구입해 매뉴얼에 따라 조립하면 근사한 주말 별장을 한 채를 뚝딱 지을 수 있다. 연면적 33㎡ 짜리 목조주택의 경우 2~3명이 반나절이면 짓는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은 불과 이틀 정도면 한채를 짓는다.

일반 전원주택에 비해 가격 부담도 덜한 편이다. 연면적 36.4㎡ 짜리 미니 통나무주택의 경우 시중에서 한 동당 1600만∼2000만원 선에 공급되고 있다. 자재를 여러 사람과 공동구매하면 비용을 10% 이상 더 줄일 수 있다. 작지만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시설(주방·화장실 등)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필요한 경우 다락방을 들여 미니 2층 구조로 만들 수 있다. DIY형 미니 목조주택은 집을 직접 지어 보는 재미 때문에 주로 30~40대 연령층이 많이 찾는다.

건축비 절감을 위해 주택 건축을 전문 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힘을 합쳐 직접 집을 짓는 두레 건축도 인기다. 두레 방식의 전원주택 건축이 각광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건축비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03년 경기도 양평에 귀틀집을 지은 김성용(56)씨는 “집짓기 두레는 건축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자신의 품으로 되갚으면 되기 때문에 인건비 지출이 거의 없고 건축 자재 값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건축 두레는 3.3㎡당 150만~200만원 정도만 들이면 웬만한 집은 대부분 지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전문업자에 의뢰해 지으려면 3.3㎡당 350만∼400만원 정도인 점과 비교하면 두레 건축은 건축비 절감 효과가 큰 편이다.

전원주택을 두레 방식으로 지으려는 사람은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그러면 동호회에서는 심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때 펜션·카페 등 상업용 건축은 제외한다. 대상자가 선정되면 건축 현장에 건축 학교를 열고 전문가 회원의 지도 아래 교육과 건축이 동시에 진행된다. 품(인력)을 저축한다는 매력 때문에 참가자들은 전업주부에서부터 의사·교사 등으로 다양하다.

집 공장에서 생산된 집을 가전제품처럼 골라 구매하는 이동식 미니주택도 인기다. 이동식 미니주택 역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미니주택 전문업체인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사장은 “소셜커머스(공동구매)를 전제로 한 자재 대량 구입, 공장 일괄 생산방식을 적용해 단가를 기존보다 20∼30% 정도 확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마트하우스는 바닥면적 20∼70㎡짜리 소형 목조주택 9개 모델을 개발해 3.3㎡당 27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경량철골조와 목구조 혼합형인 아치하우스를 생산하는 그루라는 업체도 바닥면적 14㎡에서 33㎡까지 수십 가지 모델의 미니 주택을 3.3㎡당 200만원 선에 내놨다. 이는 일반 전원주택 건축비(3.3㎡당 350만∼400만원)에 비해 최대 절반 가까이 싼 가격이다.



이동식 주택 공장에서 주문이들 이동식 미니주택은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홈쇼핑처럼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골라 주문하면 업체가 공장에서 집을 제작해 배달해 준다. 사용 도중에 쓰던 집을 중고로 싼값에 사고 팔 수 있다. 모바일하우스 형태라 이동과 재설치가 편하다. 공장에서 미리 거실·방 등의 공간을 제작하는 모듈러 방식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면 현장 설치가 가능하다. 모델별로 10~20명이 일정 모집기간에 공동구매를 신청하면 판매가를 깎아준다.

표준 설계도를 개발해 평면을 표준화시키고 건축비를 낮추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설계도를 표준화하면 건축자재와 시공방법 등의 규격화와 매뉴얼화가 가능해 건축비를 15%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설계도를 표준화하면 또 3.3㎡당 10만~15만원 안팎인 설계비 절약도 가능하다.

전원주택 전문 시공업체인 풍산우드홈은 최근 바닥면적 84㎡에서 123㎡까지 4가지 모델의 패시브하우스 표준 설계도면를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풍산우드홈 김창근 대표는 “특별히 자신만의 취향을 강조하겠다는 사람이 아니면 표준 설계도를 이용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DIY 주택이나 두레 주택, 공장 제작식 미니주택, 표준 설계도면 등의 장점은 비용 절감에 있다. 하지만 같은 자재를 사용해 같은 크기·구조의 전원주택을 짓는데 비용만 줄이는 방식인 만큼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우선 DIY 주택은 자재를 선택할 때 여러 업체에 문의해 가격이나 품질 등을 비교해본 뒤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목재는 원산지와 등급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 다르다.

두레 방식의 전원주택은 집 짓기 과정 전반에 대해 도움과 조언을 받을 만한 멘토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으려는 전원주택의 기본 구조에 대해 건축주 본인의 철저한 공부가 앞서야 한다는 게 경험자들의 설명이다.

이동식 미니 주택의 경우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면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계약금을 치르기 전 허가가 가능한 땅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설치 예정 부지가 대형 트럭 진입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표준 설계도면의 경우 도면 중도 변경이 어렵다. 때문에 사전에 집을 지으려는 부지의 형태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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