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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한·미·일 여자골프 상금왕 경쟁 - 어딜 가나 상금왕은 한국 낭자?

Golf | 한·미·일 여자골프 상금왕 경쟁 - 어딜 가나 상금왕은 한국 낭자?

한화금융클래식 우승으로 상금왕 독주 체제를 구축한 김효주.



한국에서는 김효주가 독보적인 상금왕 체제를 구축했고, 미국에서는 스테이시 루이스 뒤를 미셸 위, 리디아 고, 박인비가 뒤쫓고 있다. 일본에서는 안선주가 상금 선두를 달리고 근소한 차이로 이보미가 뒤쫓고 있다. 한국 여성에겐 상금에 강한 DNA라도 있는 것일까.

우선 한국 여자골프의 역사가 19살 김효주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끝난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시즌 최다 상금 기록(7억7017만원)을 쌓아 올렸다. 2008년 신지애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상금액 7억6500만원을 넘어섰다. 물론 최근 몇 년 새 국내 여자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대회 상금액이 꾸준히 오른 덕을 봤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김효주가 우승한 대회들은 모두 상금 액수가 컸다.

최대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은 총상금 7억원 중에 우승 상금이 2억원이었다. 이어 개최된 대회인 금호타이어여자오픈은 총상금 5억원에 우승 상금이 1억원이었고, 한 대회 건너 개최된 한화금융클래식은 총상금 12억원에 우승 상금만 3억원이었다. 그럼에도 시즌이 이제 절반을 지난 13개 대회 만에 벌써 역대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놀라운 성과다. 김효주의 3승 행진은 최근 두어 달 새 벌어진 일이다.

김효주는 “최근 고민하던 일이 모두 해결돼 너무 가뿐하게 대회에 나오고 있고, 컨디션도 매우 좋다”고 말한다. 투어 전문가들은 김효주의 골프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악천후 등 기후 조건에도 영향 받지 않고, 스윙이 안정돼 있으며, 멘탈까지 흠잡을 데가 없어서 올해 어떤 기록을 세울지 모른다’고 점치고 있다. 김효주는 프로 데뷔 1년9개월29일 만에 누적 상금 12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우승한 것을 빼면 프로 데뷔 2년 만에 벌써 4승이다. 이로써 신지애가 2년6개월17일만에 세운 최단 기간 통산 상금 기록인 12억원마저 돌파했다.

이밖에 올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가능성이 있다. 신지애는 2007년 총 18개 대회에 출전해 그중 절반인 9승을 거뒀다. 김효주가 이 기록과 타이를 이루려면 남은 대회에서 역시 절반 정도는 우승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스무살도 되지 않은 이 어린 선수를 견제할 강한 맞수도 베테랑도 현재로선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다승 부문에서는 백규정이 2승으로 뒤를 따르고 있을 뿐, 나머지는 1승씩만 거두고 있다. 이미 2위와의 상금 격차는 2배 이상난다. 상금 2위 허윤경은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하면서 3억4382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 밑으로 상금 3위 장하나에서 9위 이정민까지 상금액 2억원 대인 7명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김효주는 한화금융클래식 우승을 통해 세계 골프 랭킹도 22위에서 19위로 3계단 뛰어 올랐다. 배점이 높은 미국 대회를 뛰지 않았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다수 출전한 대회에서의 우승이어서 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아직까지는 해외 진출에 대한 입장을 숨기고 있지만 예상되는 수순이다. 세계 골프 랭킹은 여전히 미국 LPGA의 다승 선두 스테이시 루이스가 11.62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리디아 고가 10.27점으로 2위, 박인비가 9.29점으로 3위다. 역시 미국 LPGA에서 세계 랭킹이 결정되는 구조는 변함이 없다.



19살 소녀 김효주의 우승 행진올 시즌 총 33개 대회 중에 20개 대회가 끝난 LPGA투어에서는 척추에 철심을 박은 스테이시 루이스가 홀로 3승(월마트아칸소챔피언십, 숍라이트LPGA클래식, 노스텍사스LPGA슛아웃)을 올리면서 상금도 194만4434달러(약 20억원)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3~4위와는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루이스는 올해 대회마다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런 기세면 지난해 박인비의 240만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뒤로 LPGA롯데챔피언십에 이어 최대 메이저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미셸 위가 163만여 달러로 32만 달러 차이로 뒤쫓고 있다. 3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윙잉스커츠와 7월 마라톤클래식을 우승한 뉴질랜드 교포인 수퍼 루키 리디아 고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인비가 상금 4위다. 아직은 94만 달러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 3승을 비롯해 6승을 휩쓸던 기세는 많이 꺾였지만, 6월에 매뉴라이프LPGA 파이낸셜클래식에서 우승해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시즌 1승을 올리고 있다. 그밖에 상금 10위 안에는 유소연이 71만여 달러로 7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첼라 최(상금 12위), 이미나(18위), 양희영(22위), 최나연(23위), 지은희(26위)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회 수로는 세계 어느 투어보다도 많다. 3월 7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를 시작으로 11월 30일 LPGA투어챔피언십까지 총 37개 대회가 치러진다. 16개의 대회가 남아 있는 현재 안선주가 누적 상금액 8572만8250엔(약 8억7000만원)으로 선두에 올라 있다. 4월 야마하레이디스오픈을 시작으로 5월 말 주쿄TV브리지스톤레이디스오픈, 6월 산토리레이디스오픈까지 3승을 쌓았다. 2010년 일본에 진출한 해와 이듬해까지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던 안선주는 올해도 상금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일본으로 옮긴 신지애, 오랜만에 우승 신고우승은 한 번이지만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둔 이보미가 상금 2위(7847만6500엔)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대회 전장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미국 LPGA 투어 생활을 접고 올해부터 일본으로 무대로 옮긴 신지애는 오랜만에 1승을 신고하며 상금 6위에 올라 있다.

이밖에 일본 투어 진출 8년 만에 첫 승을 거둔 이에스더(이지현)가 상금 9위, 역시 첫 승을 올린 정연주는 상금 25위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치러진 일본투어 21개 대회 중 7승을 거뒀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꾸준한 성적을 보이는 일본 통산 22승의 전미정이 3216만6000엔으로 11위, 통산 17승의 이지희가 2765만3486엔으로 15위에 랭크돼 있다.

한·미·일 세 나라의 여자 투어를 비교해보면 시즌 중반을 조금 넘긴 현재 김효주가 가장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으니 그의 상금 기록 경신이 관전 포인트다. 미국에서는 스테이시 루이스와 미셸 위의 선두 쟁탈전이 흥미진진하고 루키 리디아 고의 스퍼트가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안선주와 이보미 등 한국 선수와 그 뒤를 따르는 일본 선수들의 격차는 크지 않으니 어느 나라 선수가 상금왕에 오를지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어쨌거나 세계 여자투어에서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세계에 여자골프 선수는 차고 넘치지만 상금을 챙기는 건 대개 한국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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