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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그들만의 운영체제

중국, 그들만의 운영체제

중국 정부가 데스크톱·태블릿·휴대전화 플랫폼용의 독자 운영체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외국기술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 시리즈 최신판이다. 그 운영체제는 10월 중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운영체제의 개발은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손꼽히는 니광난이 그 작업에 참여한다.


미국 첨단기술 대기업들이 그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나온 발표다. 지난 5월 베이징 당국은 보안 우려를 들어 관용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 8의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8월 초 애플 10개 제품의 구입에 정부예산 사용을 금지했다. 거기에는 맥북 에어 노트북 같은 인기 품목도 포함됐다.

중국은 외국의 일류 브랜드와 경쟁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우리가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중이다.” 니광난이 관영 신화통신사에 말했다.

중국이 운영체제 투자의사를 표명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한국·일본과 함께 리눅스 기반 범아시아 시스템의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에도 첨단기술 업체 캐노니컬이 자사 우분투 소프트웨어 기반의 운영체제를 개발하기로 중국 정부와 계약을 맺었다. 중국 정부는 2년 이내에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외산 운영체제를 제거하고자 한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최근의 이 같은 긴박한 노력은 미국 첨단기술 업체들이 공모해 중국을 정탐한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실상을 반영한다.


중국의 입장에서 그런 논리는 명확하다. 그러나 새 운영체제가 성공할까?

중국은 근년 들어 독자적인 글로벌 인터넷을 개발했다. 토종 대안 제품으로 성공적인 외국 브랜드들을 모방했다. 페이스북은 2009년 이후 중국에서 금지됐지만 중국 토종 서비스인 카이신왕은 변함 없는 인기를 누린다. 트위터도 불법이지만 유사한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 시나 웨이보는 이용자가 5억 명을 웃돈다. 구글의 맞수로는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가 있다. 그리고 한때 애플이 지배했던 시장을 샤오미 휴대전화 제품들이 잠식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을 피한다는 표면상의 목적 아래 중국이 검열을 강화하면서 이 같은 기업들이 부상했다.

그러나 외국산 운영체제의 대체는 그와 다르다. 중국 내 데스크톱 컴퓨터 중 어림잡아 92%에 윈도가 장착됐다. 그중 70%는 윈도XP로 운영된다.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여 지금은 지원을 중단한 운영체제다. 또한 샤오미를 포함해 중국 스마트폰의 85%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그런 시장 지배력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기가 어려울 듯하다. 게임 포털 ‘아시아의 게임’에 기고하는 중국 기술 전문가 찰리 커스터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관용 컴퓨터에 그 운영체제의 사용을 의무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해외에선 그에 관한 보안 우려가 대단히 많을 것”이라고 그가 말했다. “해외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 제품과 호환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해외 개발자들이 필시 애써 그 운영체제를 지원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아가 중국 내에서도 인기를 끌지 못하리라는 의미가 된다. 윈도 같은 외산 운영체제만큼의 기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간첩 활동과 대외경쟁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선 그만한 가치가 있는 희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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