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짓돈 어떻게 불릴까-기준금리 더 내릴까? - 초유의 1%대 기준금리 볼 듯
쌈짓돈 어떻게 불릴까-기준금리 더 내릴까? - 초유의 1%대 기준금리 볼 듯
한국은행은 2014년 12월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동결이었다. 한국은행은 8월과 10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려 2%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2009년과 같은 수치로, 역대 최저다. 국내외 경기 상황은 좋지 않지만 ‘1%대 기준금리 실험’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2015년에는 어떨까?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어도 한 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예금금리는 1%대가 대세로 자리잡을 관측이다. 경제 성장률은 2015년에도 별로 나아질 게 없어 보인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은 201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제시하고 있다. 2014년보다 0.4%포인트 정도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이는 국내외 경제 예측 기관들의 전망을 통틀어 상당히 높은 것이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춰 가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15년 하반기쯤 정책금리를 약간 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여기에 곧바로 반응해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과 달리 유럽과 일본은 제로금리를 지속할 것이고, 중국도 금융완화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급할 게 없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저금리를 촉발한 동시다발적 글로벌 경기 침체는 구조적인 문제라 쉽게 풀기 어렵다”며 “세계적 저금리 기조는 2015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대 초저금리 환경을 이끌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물가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2014년 2년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2015년에도 2% 선을 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노무라증권·BNP파리바 등은 2015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1.9% 수준으로 봤다. 이는 한은의 2013~2015년 물가안정목표치(2.5~3.5%)보다 훨씬 낮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고했듯이, 한국도 이제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나라다. 최근 원유값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도 뚝뚝 떨어지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연세대 교수)은 “원자재값이 수퍼사이클 상 안정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환율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면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내년에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오히려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일본식 장기 침체를 막고 경기를 어떻게든 회복 흐름으로 돌려놓기 위해선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전망의 틀이 경기순환에서 구조적인 논리로 전환됐다”며 “2%가 바닥이 아닐 가능성이 열렸으며, 2015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1.75%로 내려가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앙 툰토노 크레디트스위스 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해졌고 세계 경제 전망도 악화했다”며 “한은이 추가 통화 완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엔저 문제도 기준금리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출 시장에서 국내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은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이상 금리 인하를 통해 엔화 약세에 대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때문에 원·엔 환율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08~2012년 금통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2015년에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일 가능성은 100%”라며 “2015년 초에 기준금리를 최소한 한번은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은이 2%란 기준금리 마지노선을 깨기 주저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물가 안정이 조직 설립 목적인 한국은행에선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2% 아래로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격랑 속에서도 기준금리 2%선을 지켰다. 강명헌 교수는 “경제의 구조적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많은 한은맨이 2%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제 저성장·저물가라는 뉴노멀이 명확한 만큼 한은도 생각을 유연하게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5년 기준금리 변화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 종료’ 결정이다. 미 연준은 2015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 시장에서는 하반기 또는 늦어도 4분기 중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으로 자본 쏠림이 발생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통화당국으로서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의 금리정책에 보조를 맞출 요인이 생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아직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지 못한 만큼 자금 유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2015년 기준금리가 상반기에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하반기에 오르는 상‘ 저하고’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중 바로 따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4~2015년에 걸쳐 단행키로 한 41조원의 부양 효과는 1~2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리긴 어렵다. 경기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주범으로 몰릴 수 있어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기준금리를 2015년 중에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가 이에 보조를 맞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내려가면 국민들의 생활 구석구석에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여윳돈을 굴리기가 힘들어지면서 한 푼이라도 더 챙기기 위한 시중자금의 대이동이 야기될 전망이다. 2014년 삼성SDS·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처럼 자금 쏠림이 2015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위험자산 회피 심리 때문에 주식 등 투자형 자산이 당장 각광을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확실한 재료를 갖고 있는 투자형 자산의 가치는 곧바로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와 기업실적 등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 얼마든지 초저금리를 피해갈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란 얘기다. 초저금리 보상심리 때문에 전셋값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들 욕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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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어떨까?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어도 한 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예금금리는 1%대가 대세로 자리잡을 관측이다. 경제 성장률은 2015년에도 별로 나아질 게 없어 보인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은 201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제시하고 있다. 2014년보다 0.4%포인트 정도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이는 국내외 경제 예측 기관들의 전망을 통틀어 상당히 높은 것이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춰 가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15년 하반기쯤 정책금리를 약간 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여기에 곧바로 반응해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과 달리 유럽과 일본은 제로금리를 지속할 것이고, 중국도 금융완화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급할 게 없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저금리를 촉발한 동시다발적 글로벌 경기 침체는 구조적인 문제라 쉽게 풀기 어렵다”며 “세계적 저금리 기조는 2015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대 초저금리 환경을 이끌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물가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2014년 2년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2015년에도 2% 선을 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노무라증권·BNP파리바 등은 2015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1.9% 수준으로 봤다. 이는 한은의 2013~2015년 물가안정목표치(2.5~3.5%)보다 훨씬 낮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고했듯이, 한국도 이제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나라다. 최근 원유값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도 뚝뚝 떨어지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연세대 교수)은 “원자재값이 수퍼사이클 상 안정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환율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면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내년에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 저금리 장기화
엔저 문제도 기준금리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출 시장에서 국내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은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이상 금리 인하를 통해 엔화 약세에 대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때문에 원·엔 환율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08~2012년 금통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2015년에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일 가능성은 100%”라며 “2015년 초에 기준금리를 최소한 한번은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은이 2%란 기준금리 마지노선을 깨기 주저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물가 안정이 조직 설립 목적인 한국은행에선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2% 아래로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격랑 속에서도 기준금리 2%선을 지켰다. 강명헌 교수는 “경제의 구조적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많은 한은맨이 2%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제 저성장·저물가라는 뉴노멀이 명확한 만큼 한은도 생각을 유연하게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5년 기준금리 변화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 종료’ 결정이다. 미 연준은 2015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 시장에서는 하반기 또는 늦어도 4분기 중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으로 자본 쏠림이 발생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통화당국으로서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의 금리정책에 보조를 맞출 요인이 생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아직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지 못한 만큼 자금 유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2015년 기준금리가 상반기에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하반기에 오르는 상‘ 저하고’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중 바로 따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4~2015년에 걸쳐 단행키로 한 41조원의 부양 효과는 1~2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리긴 어렵다. 경기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주범으로 몰릴 수 있어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기준금리를 2015년 중에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가 이에 보조를 맞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금리 더 내리면 시중자금 대이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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