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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大 상장사 미저리 지수 8위 _ 락앤락 - 중국발 악재에 ‘밀폐’된 락앤락

200大 상장사 미저리 지수 8위 _ 락앤락 - 중국발 악재에 ‘밀폐’된 락앤락

“락앤락에 대한 대응전략은 따로 없습니다.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싸울 필요가 없죠.”

경쟁사 CEO로부터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 심정은 어떨까. 물론 실제 경쟁상대가 아니면 그런 말을 들어도 그다지 기분 나쁠 게 없다. 하지만 그 대상이 소재 친환경성, 허위·과장 광고 여부, 상표권 등으로 끊임없이 분쟁을 벌이던 회사라면 얘기가 다르다.

“락앤락은 경쟁사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인물은 이도행 삼광글라스 신임 대표다. 삼광글라스는 락앤락과 지속적으로 분쟁하던 기업. 물론 이도행 대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있다. “락앤락이 유통과 리테일 비즈니스가 주력이라면, 삼광글라스는 제조업 기반 회사”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설명 역시 락앤락에는 뼈아픈 언급이다. 락앤락은 이번 미저리 지수 조사에서 마이너스 44.6점이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통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추진하다가 매출이 급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락앤락은 그간 중국 시장에서 플라스틱 밀폐용기 유통에 주력했다. 중국 대형마트 등과 1대 1로 계약하고 직접 물품을 납품해 유통망을 넓혔다. 또한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유통했는데, 이 역시 수수료가 높아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락앤락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은 1913억원으로 2013년 대비 30.3% 급감했다.

락앤락이 주로 생산하는 플라스틱 제품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원재료를 정유회사에서 사온 뒤 찍어내는 사출과정이 다소 간단한 편이다. 짝퉁 제품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락앤락은 “짝퉁 때문에 실적이 감소했다기보다는, 영업 채널을 구조조정 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반박한다.

락앤락이 저가 정책으로 선회했다는 말도 나온다.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락앤락은 저장용품과 아웃도어용품 가격을 크게 낮췄다. 유리제품 라인업인 ‘락앤락글라스’는 개당 5499원(2013년 기준)에서 2955원으로 46.3% 하락했다. 일반 플라스틱제품인 ‘락앤락클래식’도 2013년 2267원에서 2014년 1984원으로 12.5% 단가가 하락했다. 아웃도어용품 라인업도 마찬가지다. 실적이 악화되자 할인판매 등으로 재고 털기에 치중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재 업체는 재고가 쌓이면 캐시 플로우가 묶이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일단 재고부터 털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부담을 떠안고서라도 락앤락이 홈쇼핑 등을 통해 밀어내기를 한 이유도 바로 재고 이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락앤락은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고물품을 처리하기 위해 판매단가를 낮춘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신제품의 경우 오히려 시중에서 다소 비싸게 팔린다는 점에서 저가 전략이 아니라 일시적 단가 하락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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