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규 마이크로소프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유영규 마이크로소프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입사 2년차 디자이너가 담당하기엔 너무 큰 프로젝트였다. 당시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모토롤라 휴대폰을 이길 수 있는 삼성의 휴대폰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2년차 디자이너라면 보통은 휴대폰 버튼같은 디자인을 맡았다. 그런데 그는 휴대폰 프로젝트 전부를 맡게 됐다. 실력 때문이다. “운이 좋았다. 그 프로젝트는 다른 것과 달리 디자이너들이 모두 피티(PT, 프리젠테이션)를 했다.” 부장부터 신입까지, 자신이 만들고 싶은 휴대폰 디자인을 가지고 경쟁을 한 것. 그의 작품이 채택됐다. “사무실에서 엄청 눈치가 보였다. 처음부터 2년 차 디자이너가 맡을만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그는 삼성만의 ‘고급스러움’과 ‘심플함’을 내세웠다. 대다수 휴대폰 외관이 플라스틱이었을 당시, 그는 알루미늄 소재를 택했다. 외관도 다른 휴대폰과 달리 간결함을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에서 출시한 휴대폰과는 전혀 다른 외양과 소재였다.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기에, 신입 디자이너가 직접 해결해야만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직접 알루미늄 소재로 외관을 만들 수 있는 업체까지 알아보고 다녀야만 했다. 내부에서는 ‘될까’ ‘팔릴까’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디자이너와 힘을 합해 제품을 만드는 개발실과도 밀당이 심했다. “가능하다고 했던 것이 나중에 안된다고 엎어진 것이 수도 없이 많았다.”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실은 서울 중앙일보 건물에, 개발실은 경북 구미시에 있었다. 전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별로 없었다. 그는 개발실에 하루 출장으로 내려갔다가, 일을 해결하기 위해 1주일 넘게 머무른 적도 있었다. 심지어 프로젝트가 끝나가는 시점에 알루미늄 디자인을 적용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화장실에서 많이 울었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고 그는 회고했다.
“개인 프로젝트다 보니까 선배들의 서포트를 받지 못했다. 신입이 해결하기 벅찬 문제가 계속 터졌지만, 도움을 받기도 힘들었다. 그런 게 너무 힘들었다.” 신입 디자이너의 눈물을 쏙 빼게 만들었던 이 휴대폰은 1999년 삼성이 출시해 대박을 터트렸다. SCH-A100, 일명 ‘깍두기폰’으로 불린 애니콜 미니폴더였다. 배우 장혁과 안성기가 모델로 나온 광고로 유명한 휴대폰이다. “꽤 많이 팔렸다. 200만~300만대 정도 팔렸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이너로서 인정을 받았다. “이후 일을 정말 많이 했다. 인센티브도 많이 받았다. 아직까지 내 마음에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는 제품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정점에 있을 때 그만뒀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잘 나가던 디자이너는 모토로라 코리아를 거쳐 나이키본사 시니어디자이너, 아이리버 디자인 총괄 임원을 거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디자이너로 꼽히는 유영규(44)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로 성장한 이야기를 이메일과 전화통화로 들어봤다.
현재 유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홀로렌즈’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 제안을 받고 입사한 것도 홀로렌즈 때문이었다. “홀로렌즈 프로젝트를 소개받는 순간 내 생애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랑했다.
홀로렌즈는 홀로그래픽 컴퓨터를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동영상을 보면 헤드셋처럼 생긴 것을 머리에 쓰면 주변 현실 공간에 홀로그램이 뜨고, 홀로그램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이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일종으로 목소리와 손동작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을 만드는 기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내용 외에는 홀로렌즈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 극비리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비용이나 현재 진행상황 등은 밝힐 수 없다. 다만 윈도우 10이 출시될 때 홀로렌즈도 함께 나올 것”이라고 유 디렉터는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중요한 프로젝트를 그에게 맡긴 것을 보면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유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유명한 인사로 꼽힌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홈페이지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네명의 디자이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운영체제, 클라우딩 컴퓨팅 플랫폼 애저, 태블릿 PC 서피스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요 제품 디자인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유 디렉터도 이 중 한명으로 선정됐다. 10만여 명의 임직원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디자이너로 꼽힌 것이다. “회사 내에서 잠재성이 있거나 특출한 직원을 소개하는 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핵심디자인을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로 소개되어 영광스럽다.”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된 데는 끊임없는 도전과 ‘심플을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깍두기폰으로 인정받고 있을 때 그는 사표를 냈다. “머물러 있으면 또 다른 도전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그의 영입에 나섰다. 모토로라코리아를 거쳐 2004년에는 디자이너라면 모두 일해보고 싶은 나이키 본사에 시니어디자이너로 영입됐다. 2년 동안 나이키에서 일했던 경험은 그의 시각을 글로벌로 향하게 했다. “나이키 본사는 전 세계 디자이너가 모이는 곳이다. 마치 디자인 프로젝트 올림픽이 열리는 곳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해선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자신의 디자인을 선택받기 위해 세일즈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각국의 디자이너와 경쟁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유 디렉터는 말했다. 나이키의 베스트셀러 시계인 베이퍼(Vapor)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나이키 시계그룹에서 최초의 동양인 디자이너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6년 그의 자신감을 더욱 키워준 것은 미국 뉴욕에서 ‘How Things Are Made’라는 제목으로 열린 개인전시회였다. 한국에서 온 디자이너의 전시회에 건축가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찾아왔다. “당신 작품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함께 일해보자”라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 특히 필립 스탁과 같은 거장 디자이너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컬쳐앤커머스 대표는 그에게 “계약을 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나이키에서 안주하지 않았다. “일하기는 너무 편했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로웠고, 작품에 대한 압박도 적었다. 이러다가 나이키에서 은퇴할 것만 같았다”면서 유 디렉터는 웃었다. 나이키를 그만두고 LG전자 책임디자이너로 한국에 유턴했다. 1년 후 아이리버 디자인 총괄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2010년에는 클라우드앤코라는 디자인스튜디오를 한국에 설립했다.
클라우드앤코는 월트디즈니, 일본의 무인양품, 코카콜라, 아우디와 같은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 디자이너와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 클라우드앤코처럼 글로벌 기업과 함께 일하는 한국의 디자인스튜디오도 드물다. 그만큼 클라우드앤코가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유 디렉터는 “글로벌 기업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실력으로 인정받은 네트워크”라며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계속 보여주면서 신뢰감도 많이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영입된 후에도 클라우드앤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의 작은 스튜디오지만,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있는 디자인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자랑스럽다.”
클라우드앤코가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 파트너십은 요즘 한국의 스타트업에게 주목받고 있다.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디자인 역량이 약한 국내 기업을 위해 클라우드앤코는 디자인과 마케팅 등을 도와주고 있다. 디자인 파트너십을 통해 일레븐플러스가 뉴욕과 영국의 리테일샵에 입점하는 성과를 올렸다.
와이어드, 월페이퍼와 같은 해외의 유명잡지는 클라우드앤코의 디자인을 ‘아름다운 단순함’이라고 평가했다. 유 디렉터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다. 미국 뉴욕 모마미술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리버의 USB 메모리 도미노 오리지널, 일레븐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병 가습기 등은 유 디렉터가 자랑하는 자신의 디자인이다. “강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Emptiness’는 내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유 디렉터는 “10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제품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섬 출신의 디자이너. 그런 그가 한국을 넘어 세계 디자이너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그가 포브스코리아와 인터뷰를 한 이유는 “후배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상대했으면 한다”는 바람 때문이다. “실력이 좋은 한국의 디자이너도 많다. 그런데도 해외 진출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실력을 믿고 해외에 도전을 많이 했으면 한다.”
-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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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삼성만의 ‘고급스러움’과 ‘심플함’을 내세웠다. 대다수 휴대폰 외관이 플라스틱이었을 당시, 그는 알루미늄 소재를 택했다. 외관도 다른 휴대폰과 달리 간결함을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에서 출시한 휴대폰과는 전혀 다른 외양과 소재였다.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기에, 신입 디자이너가 직접 해결해야만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직접 알루미늄 소재로 외관을 만들 수 있는 업체까지 알아보고 다녀야만 했다. 내부에서는 ‘될까’ ‘팔릴까’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디자이너와 힘을 합해 제품을 만드는 개발실과도 밀당이 심했다. “가능하다고 했던 것이 나중에 안된다고 엎어진 것이 수도 없이 많았다.”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실은 서울 중앙일보 건물에, 개발실은 경북 구미시에 있었다. 전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별로 없었다. 그는 개발실에 하루 출장으로 내려갔다가, 일을 해결하기 위해 1주일 넘게 머무른 적도 있었다. 심지어 프로젝트가 끝나가는 시점에 알루미늄 디자인을 적용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화장실에서 많이 울었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고 그는 회고했다.
“개인 프로젝트다 보니까 선배들의 서포트를 받지 못했다. 신입이 해결하기 벅찬 문제가 계속 터졌지만, 도움을 받기도 힘들었다. 그런 게 너무 힘들었다.”
디자이너로 인정받게 만든 삼성 ‘깍두기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잘 나가던 디자이너는 모토로라 코리아를 거쳐 나이키본사 시니어디자이너, 아이리버 디자인 총괄 임원을 거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디자이너로 꼽히는 유영규(44)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로 성장한 이야기를 이메일과 전화통화로 들어봤다.
현재 유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홀로렌즈’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 제안을 받고 입사한 것도 홀로렌즈 때문이었다. “홀로렌즈 프로젝트를 소개받는 순간 내 생애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랑했다.
홀로렌즈는 홀로그래픽 컴퓨터를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동영상을 보면 헤드셋처럼 생긴 것을 머리에 쓰면 주변 현실 공간에 홀로그램이 뜨고, 홀로그램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이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일종으로 목소리와 손동작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을 만드는 기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내용 외에는 홀로렌즈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 극비리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비용이나 현재 진행상황 등은 밝힐 수 없다. 다만 윈도우 10이 출시될 때 홀로렌즈도 함께 나올 것”이라고 유 디렉터는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중요한 프로젝트를 그에게 맡긴 것을 보면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유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유명한 인사로 꼽힌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홈페이지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네명의 디자이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운영체제, 클라우딩 컴퓨팅 플랫폼 애저, 태블릿 PC 서피스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요 제품 디자인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유 디렉터도 이 중 한명으로 선정됐다. 10만여 명의 임직원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디자이너로 꼽힌 것이다. “회사 내에서 잠재성이 있거나 특출한 직원을 소개하는 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핵심디자인을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로 소개되어 영광스럽다.”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된 데는 끊임없는 도전과 ‘심플을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주목하는 클라우드앤코 ‘디자인 파트너십’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해선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자신의 디자인을 선택받기 위해 세일즈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각국의 디자이너와 경쟁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유 디렉터는 말했다. 나이키의 베스트셀러 시계인 베이퍼(Vapor)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나이키 시계그룹에서 최초의 동양인 디자이너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6년 그의 자신감을 더욱 키워준 것은 미국 뉴욕에서 ‘How Things Are Made’라는 제목으로 열린 개인전시회였다. 한국에서 온 디자이너의 전시회에 건축가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찾아왔다. “당신 작품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함께 일해보자”라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 특히 필립 스탁과 같은 거장 디자이너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컬쳐앤커머스 대표는 그에게 “계약을 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나이키에서 안주하지 않았다. “일하기는 너무 편했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로웠고, 작품에 대한 압박도 적었다. 이러다가 나이키에서 은퇴할 것만 같았다”면서 유 디렉터는 웃었다. 나이키를 그만두고 LG전자 책임디자이너로 한국에 유턴했다. 1년 후 아이리버 디자인 총괄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2010년에는 클라우드앤코라는 디자인스튜디오를 한국에 설립했다.
클라우드앤코는 월트디즈니, 일본의 무인양품, 코카콜라, 아우디와 같은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 디자이너와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 클라우드앤코처럼 글로벌 기업과 함께 일하는 한국의 디자인스튜디오도 드물다. 그만큼 클라우드앤코가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유 디렉터는 “글로벌 기업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실력으로 인정받은 네트워크”라며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계속 보여주면서 신뢰감도 많이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영입된 후에도 클라우드앤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의 작은 스튜디오지만,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있는 디자인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자랑스럽다.”
클라우드앤코가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 파트너십은 요즘 한국의 스타트업에게 주목받고 있다.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디자인 역량이 약한 국내 기업을 위해 클라우드앤코는 디자인과 마케팅 등을 도와주고 있다. 디자인 파트너십을 통해 일레븐플러스가 뉴욕과 영국의 리테일샵에 입점하는 성과를 올렸다.
와이어드, 월페이퍼와 같은 해외의 유명잡지는 클라우드앤코의 디자인을 ‘아름다운 단순함’이라고 평가했다. 유 디렉터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다. 미국 뉴욕 모마미술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리버의 USB 메모리 도미노 오리지널, 일레븐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병 가습기 등은 유 디렉터가 자랑하는 자신의 디자인이다. “강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Emptiness’는 내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유 디렉터는 “10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제품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섬 출신의 디자이너. 그런 그가 한국을 넘어 세계 디자이너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그가 포브스코리아와 인터뷰를 한 이유는 “후배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상대했으면 한다”는 바람 때문이다. “실력이 좋은 한국의 디자이너도 많다. 그런데도 해외 진출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실력을 믿고 해외에 도전을 많이 했으면 한다.”
-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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