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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서 사라진 톈안먼 사태

기억에서 사라진 톈안먼 사태

평상시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수많은 시민이 희생된 톈안먼 사태가 지난 6월 4일 26주기를 맞이했음에도 톈안먼 광장은 언제나처럼 관광객으로 붐볐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엄격해진 보안이었다. 광장 곳곳에 평소보다 많은 경찰이 배치됐고, 입장 절차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장미꽃을 든 중년 여성이 광장에 진입하려다가 경찰에 끌려가는 소동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톈안먼 사태를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입장은 26년째 흔들림 없다. 중국 공안 당국은 톈안먼 관련 집회는 물론 학술행사까지 금지하면서 만일의 사태를 원천봉쇄했다.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선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해 있었던 센트럴 점령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주최측은 집회 참가자를 13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대만 타이페이에서도 추모 집회가 개최됐다. 2000여 명의 행사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톈안먼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톈안먼 사태 재조명을 거부하는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 이기준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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