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가 바꾸는 소비지도] 편의점·전자결제·뷰티산업 쑥쑥
[삼포세대가 바꾸는 소비지도] 편의점·전자결제·뷰티산업 쑥쑥
7월 셋째 주 핫 클릿 리포트로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삼포세대가 바꾸는 소비지도’를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7월 21~28일 조회수 1위(791회, 7월 14일 이후 작성 기준)를 기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이른바 ‘삼포세대’가 늘고 있다. 삼포세대란 경제 성장의 정체와 개인주의의 발달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다. 통계에 따르면 만 19~39세 성인 미혼 남녀 중 36%가 자신이 삼포세대에 속한다고 답했다. 삼포세대의 증가는 인구사회학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측면에서 산업구조와 증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포세대가 늘면 1인 가구가 증가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6.5% 수준이지만, 2035년에는 이 비중이 34.3%로 상승할 전망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지만, 그 다음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 삼포세대로 대표되는 젊은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다. 실제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대 이상 40대 미만의 미혼 여성인 ‘골드미스’가 증가 추세다. 여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연애와 결혼을 기피하고 자아실현을 인생의 주요 목표로 삼는 남성, 이른바 ‘바첼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엥겔지수가 높지 않은 게 특징이다.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대신 소득의 많은 부분을 자기개발, 미용·다이어트, 여가·취미활동 등에 투자한다.
한편, 2~3인 가구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비자발적 삼포세대 때문이다. 비자발적 삼포세대는 골드미스나 바첼러와는 달리 연애·결혼·출산의 의사가 있음에도 경제·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 현재 60세 이상 서울시민의 45%가 자녀와 동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동거 자녀의 대부분이 미성년 자녀였지만, 지금은 독립할 나이가 지난 성년이 취직·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 늘었다. 이들의 소득수준은 높지 않지만 부모와 함께 살기 때문에 주택 구입이나 식료품 소비 등의 부담이 적다. 그만큼 자기개발이나 자아실현 및 취미 등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투자한다.
전체 인구수는 줄지만 가구원수가 줄어 가구수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 전반적으로 1인용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인원수가 줄어도 가구 당 하나쯤은 구비하는 밥솥·정수기·세탁기 등은 크기는 작아지고 판매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에서는 1인용 식사를 전략적 상품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도시락은 최근 품질과 신선도 개선으로 소비자로부터 훌륭한 한 끼 식사로서 선택 받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근거리 소비패턴으로의 변화는 편의점산업에 호재다. 일본의 경우를 비춰봤을 때 PB상품 위주로 1인 가구를 공략중인 CU(BGF리테일)나 GS25(GS리테일)의 행보가 기대된다.
주택산업도 1인용 주거에 맞춰 변하고 있다. 건설 업체는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평형을 낮춰 시공하고 있다. 이는 가구당 평형수를 줄이고 세대주를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다. 평형수 감소에 따라 같은 용적률에 늘어나는 세대수는 단순 계산만으로도 대략 1.5배 이상이다. 세대수 증가에 따라 피에스텍 같은 전력량계 업체, 욕실과 부엌 시공 관련 건자재 업체의 매출 증가 기회가 늘어난다.
쇼핑의 판도도 바뀔 것이다. 여럿이서 하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혼자 하는 온라인 쇼핑의 형태를 선호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이 주로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던 생필품조차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결제 방식의 변화를 수반한다. 과거 가족 단위의 쇼핑은 많은 양을 한번에 결제했지만, 온라인 쇼핑으로 소량을 자주 주문하게 됨에 따라 결제건수가 현저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G이니시스 등 PG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경제력이 뒷받침된 골드미스의 경우,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자신에게 보상하려는 심리가 강해 뷰티산업의 든든한 원군이 될 전망이다. 기존 화장품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필러·보톡스 등 미용시술 시장, 피부관리·성형산업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관련주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벤더로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랜드, 미용렌즈로 제품을 확대해 국내 시장에 효과적으로 침투중인 인터로조 등이 있다.
- 정리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최근 인터넷에서 ‘하드캐리’라는 신조어가 떠돈다. 주로 게임상에서 쓰는 말로, 다른 팀원이 죽을 쒀 팀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특정 플레이어가 고군분투해 승리를 이끄는 걸 뜻한다. 산업에서도 이런 ‘하드캐리’가 종종 목격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월트 디즈니는 최근 영화 배급사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디즈니와 마블코믹스 등 자체 지적재산권에 기반한 5년간의 영화 개봉 계획을 세워놨는데, 이 중 투자를 집중한 주요 영화를 분기마다 개봉해 흥행시키면서 영화 부문의 이익을 늘리고 있다.
월트디즈니의 전략은 최근 영화·방송 업계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텐트폴의 시대’라는 보고서에서 이 전략을 텐트의 핵심 지지대 역할을 하는 막대기 ‘텐트폴’에 비유해 설명했다. 영화사의 대표 영화,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 등 핵심 흥행 라인업이 텐트를 바로 세워주는 텐트폴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콘텐트 산업은 변수가 많고 성수기 및 비수기 등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연간 예산의 약 70%를 주요 라인업 1~2개에 집중 투자해 텐트폴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텐트폴 작품의 흥행 성과가 좋다면 다른 작품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텐트폴은 예측 불가능한 산업을 좀 더 예측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영화 배급사들도 조금씩 텐트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방송 산업에서도 편성의 구조를 만들 때 텐트폴의 원리가 활용된다. 국내에선 CJ E&M이 대표적이다. 먼저 금요일 예능을 텐트폴로 세우고, 요일·분기·채널별로 텐트폴을 만들어간다. 문 연구원은 “국내 영화·방송산업은 텐트폴 전략의 확대에 따라 예측 가능한 업종이자 투자가 가능한 섹터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하반기 국내의 주요 텐트폴 영화 개봉이 집중돼 있다”며 “국내 주요 영화방송 콘텐트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권 유통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점도 콘텐트의 수익률 향상에 긍정적이다. 해외 공동제작 콘텐트가 증가하고, 중국 등지에서는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현지화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유망주로 CJ E&M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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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세대가 늘면 1인 가구가 증가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6.5% 수준이지만, 2035년에는 이 비중이 34.3%로 상승할 전망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지만, 그 다음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 삼포세대로 대표되는 젊은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다. 실제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대 이상 40대 미만의 미혼 여성인 ‘골드미스’가 증가 추세다. 여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연애와 결혼을 기피하고 자아실현을 인생의 주요 목표로 삼는 남성, 이른바 ‘바첼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엥겔지수가 높지 않은 게 특징이다.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대신 소득의 많은 부분을 자기개발, 미용·다이어트, 여가·취미활동 등에 투자한다.
한편, 2~3인 가구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비자발적 삼포세대 때문이다. 비자발적 삼포세대는 골드미스나 바첼러와는 달리 연애·결혼·출산의 의사가 있음에도 경제·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 현재 60세 이상 서울시민의 45%가 자녀와 동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동거 자녀의 대부분이 미성년 자녀였지만, 지금은 독립할 나이가 지난 성년이 취직·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 늘었다. 이들의 소득수준은 높지 않지만 부모와 함께 살기 때문에 주택 구입이나 식료품 소비 등의 부담이 적다. 그만큼 자기개발이나 자아실현 및 취미 등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투자한다.
전체 인구수는 줄지만 가구원수가 줄어 가구수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 전반적으로 1인용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인원수가 줄어도 가구 당 하나쯤은 구비하는 밥솥·정수기·세탁기 등은 크기는 작아지고 판매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에서는 1인용 식사를 전략적 상품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도시락은 최근 품질과 신선도 개선으로 소비자로부터 훌륭한 한 끼 식사로서 선택 받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근거리 소비패턴으로의 변화는 편의점산업에 호재다. 일본의 경우를 비춰봤을 때 PB상품 위주로 1인 가구를 공략중인 CU(BGF리테일)나 GS25(GS리테일)의 행보가 기대된다.
주택산업도 1인용 주거에 맞춰 변하고 있다. 건설 업체는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평형을 낮춰 시공하고 있다. 이는 가구당 평형수를 줄이고 세대주를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다. 평형수 감소에 따라 같은 용적률에 늘어나는 세대수는 단순 계산만으로도 대략 1.5배 이상이다. 세대수 증가에 따라 피에스텍 같은 전력량계 업체, 욕실과 부엌 시공 관련 건자재 업체의 매출 증가 기회가 늘어난다.
쇼핑의 판도도 바뀔 것이다. 여럿이서 하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혼자 하는 온라인 쇼핑의 형태를 선호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이 주로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던 생필품조차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결제 방식의 변화를 수반한다. 과거 가족 단위의 쇼핑은 많은 양을 한번에 결제했지만, 온라인 쇼핑으로 소량을 자주 주문하게 됨에 따라 결제건수가 현저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G이니시스 등 PG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경제력이 뒷받침된 골드미스의 경우,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자신에게 보상하려는 심리가 강해 뷰티산업의 든든한 원군이 될 전망이다. 기존 화장품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필러·보톡스 등 미용시술 시장, 피부관리·성형산업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관련주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벤더로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랜드, 미용렌즈로 제품을 확대해 국내 시장에 효과적으로 침투중인 인터로조 등이 있다.
- 정리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박스기사] 화제의 리포트 ㅣ 텐트폴의 시대 - 핵심 콘텐트 1~2개가 실적 좌우
예를 들어, 미국의 월트 디즈니는 최근 영화 배급사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디즈니와 마블코믹스 등 자체 지적재산권에 기반한 5년간의 영화 개봉 계획을 세워놨는데, 이 중 투자를 집중한 주요 영화를 분기마다 개봉해 흥행시키면서 영화 부문의 이익을 늘리고 있다.
월트디즈니의 전략은 최근 영화·방송 업계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텐트폴의 시대’라는 보고서에서 이 전략을 텐트의 핵심 지지대 역할을 하는 막대기 ‘텐트폴’에 비유해 설명했다. 영화사의 대표 영화,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 등 핵심 흥행 라인업이 텐트를 바로 세워주는 텐트폴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콘텐트 산업은 변수가 많고 성수기 및 비수기 등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연간 예산의 약 70%를 주요 라인업 1~2개에 집중 투자해 텐트폴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텐트폴 작품의 흥행 성과가 좋다면 다른 작품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텐트폴은 예측 불가능한 산업을 좀 더 예측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영화 배급사들도 조금씩 텐트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방송 산업에서도 편성의 구조를 만들 때 텐트폴의 원리가 활용된다. 국내에선 CJ E&M이 대표적이다. 먼저 금요일 예능을 텐트폴로 세우고, 요일·분기·채널별로 텐트폴을 만들어간다. 문 연구원은 “국내 영화·방송산업은 텐트폴 전략의 확대에 따라 예측 가능한 업종이자 투자가 가능한 섹터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하반기 국내의 주요 텐트폴 영화 개봉이 집중돼 있다”며 “국내 주요 영화방송 콘텐트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권 유통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점도 콘텐트의 수익률 향상에 긍정적이다. 해외 공동제작 콘텐트가 증가하고, 중국 등지에서는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현지화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유망주로 CJ E&M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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