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캐릭터가 익숙하다”
“불안한 캐릭터가 익숙하다”
‘디어 헌터’에서 베트남전 참전용사 역으로 주목 받은 크리스토퍼 워큰이 이번엔 괴짜 행위예술가로 변신 배우 크리스토퍼 워큰(73)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는가? 영화 ‘펄프 픽션’(1994)에서 갖은 고생을 무릅쓰고 죽은 전우의 아들에게 그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금시계를 전해주는 베트남전 참전용사 역할? ‘애니 홀’(1977)의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 청년? 아니면 팻보이 슬림의 ‘Weapon of Choice’(2001) 뮤직 비디오에서 현란한 춤 솜씨를 보여준 양복 입은 노신사?
워큰은 자신이 불안하고 고뇌에 찬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로 알려졌다는 걸 인정한다. 그가 최신작에서 맡은 역할 또한 예외가 아니다. 케빈 윌슨이 2011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소설 ‘펭씨네 가족’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국내 개봉 5월 12일)에서 워큰은 해체된 가정의 가장으로 나온다. 괴짜 행위예술가 칼렙 펭(워큰)은 ‘위대한 예술은 별나고 예측할 수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역시 행위예술가인 부인(메리앤 플런킷)과 함께 공연하면서 자녀(니콜 키드먼과 제이슨 베이트먼이 성인 역할로 나온다)들을 실험 대상 겸 소품으로 참여시켜 그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이 역할은 워큰에게 그의 어린 시절을 상기시켰다(워큰은 스타가 되고 싶었던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아역배우가 됐다). 뉴스위크가 워큰을 만나 그가 맡은 괴짜 역할과 컴퓨터를 소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들었다.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에서 아주 이상한 괴짜 캐릭터를 맡았는데 일부러 이런 역할을 찾아 다니나?
오랜 세월 일할 수 있을 만큼 운이 좋은 배우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배우 초창기 시절 영화 ‘애니 홀’을 찍을 때 누군가 내게 해준 말이다. 그 작품이 끝난 직후 ‘디어 헌터’(1978) 촬영에 들어갔다. ‘애니 홀’에서는 자살충동에 사로잡힌 젊은이 역할을 했고 ‘디어 헌터’에서는 전쟁의 트라우마로 러시안 룰렛(회전식 연발 권총의 약실 중 하나에만 총알을 넣고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각자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에 빠져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죽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나왔다. 그러니까 난 배우 생활 초창기부터 불안과 고뇌에 찬 역할로 알려졌다. 그래서 그런 이미지가 어느 정도 굳어졌다. 영화는 사업이다. 배우가 어떤 역할을 했을 때 효과가 있었다면 계속 비슷한 역할을 요청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나 주인공의 절친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특히 그렇다. 재미있는 캐릭터나 악당 역할도 마찬가지다. 난 불안한 캐릭터에 익숙해졌다.
컴퓨터 없이 지내는데 이유가 뭔가.
(컴퓨터를 알고 익숙해질) 기회를 놓쳤을 뿐이다. 우리 세대는 컴퓨터 없이도 살 수 있었다. 컴퓨터가 없으면 삶이 느긋하고 평화롭다. 난 시골에 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 않는다. 아내는 컴퓨터가 있다. 컴퓨터가 있으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볼 수도 있고 온갖 피학적인 일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일에 유혹을 느끼지 않는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워큰은 자신이 불안하고 고뇌에 찬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로 알려졌다는 걸 인정한다. 그가 최신작에서 맡은 역할 또한 예외가 아니다. 케빈 윌슨이 2011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소설 ‘펭씨네 가족’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국내 개봉 5월 12일)에서 워큰은 해체된 가정의 가장으로 나온다. 괴짜 행위예술가 칼렙 펭(워큰)은 ‘위대한 예술은 별나고 예측할 수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역시 행위예술가인 부인(메리앤 플런킷)과 함께 공연하면서 자녀(니콜 키드먼과 제이슨 베이트먼이 성인 역할로 나온다)들을 실험 대상 겸 소품으로 참여시켜 그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이 역할은 워큰에게 그의 어린 시절을 상기시켰다(워큰은 스타가 되고 싶었던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아역배우가 됐다). 뉴스위크가 워큰을 만나 그가 맡은 괴짜 역할과 컴퓨터를 소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들었다.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에서 아주 이상한 괴짜 캐릭터를 맡았는데 일부러 이런 역할을 찾아 다니나?
오랜 세월 일할 수 있을 만큼 운이 좋은 배우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배우 초창기 시절 영화 ‘애니 홀’을 찍을 때 누군가 내게 해준 말이다. 그 작품이 끝난 직후 ‘디어 헌터’(1978) 촬영에 들어갔다. ‘애니 홀’에서는 자살충동에 사로잡힌 젊은이 역할을 했고 ‘디어 헌터’에서는 전쟁의 트라우마로 러시안 룰렛(회전식 연발 권총의 약실 중 하나에만 총알을 넣고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각자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에 빠져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죽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나왔다. 그러니까 난 배우 생활 초창기부터 불안과 고뇌에 찬 역할로 알려졌다. 그래서 그런 이미지가 어느 정도 굳어졌다. 영화는 사업이다. 배우가 어떤 역할을 했을 때 효과가 있었다면 계속 비슷한 역할을 요청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나 주인공의 절친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특히 그렇다. 재미있는 캐릭터나 악당 역할도 마찬가지다. 난 불안한 캐릭터에 익숙해졌다.
컴퓨터 없이 지내는데 이유가 뭔가.
(컴퓨터를 알고 익숙해질) 기회를 놓쳤을 뿐이다. 우리 세대는 컴퓨터 없이도 살 수 있었다. 컴퓨터가 없으면 삶이 느긋하고 평화롭다. 난 시골에 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 않는다. 아내는 컴퓨터가 있다. 컴퓨터가 있으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볼 수도 있고 온갖 피학적인 일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일에 유혹을 느끼지 않는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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